원광대 원불교학과 폐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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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대 원불교학과 폐과?
  • 한울안신문
  • 승인 2014.09.29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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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한울안칼럼 / 김주영 교무(금천교당)

원광대학교는 원불교가 설립한 세상에서 유일(唯一)한 종립 종합대학이며 이 대학의 핵심인 유일한 학과가 “원불교학과”이다. 원기31년(1946) 5월1일 총부 대각전 개학식에서 정산 종법사 훈시
하시기를 “유일학림은 대종사 재세 당시에 직접 뜻을 두시고 유일이라는 교명까지 정하셨으나 시국 관계로 그 뜻을 다 펴지 못하셨던 바를 해방을 맞아 이제 개학하게 된 것이니, 그대들은 먼저 유일의 참뜻을 알아 유일한 목적과 유일한 행동과 유일한 성과를 얻으라. 유일한 목적이란 곧 제생의세요, 유일한 행동이란 곧 무아봉공이요, 유일한 성과란 곧 일원세계건설이니, 지금은 비록 좁고 교실에 학인의 수효도 많지 못하나 장차 수없는 도인들이 여기에서 쏟아져 나와 넉넉히 세계를 제도하게 되리라.(정산종사법어 경륜편4장)”
원불교학과의 유일한 목적, 행동, 성과는‘원불교학’의 정체성 정립과 확립으로 세워야 한다. 학문적으로 당당하게 인문학 학술지에 넘나들지 못하면서 40~50년 결실이라는 이야기는 빈 껍질에 불과할 뿐 아니라 4~5백년 결복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학술자료(온라인)를 들춰보면 인문학계에 불교학, 기독교신학, 카톨릭신학, 유학이라는 학문은 엄연히 상존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4대 종단인 원불교의 ‘원불교학’은 찾을 수가 없다. 그래서 그 이유를 찾아 본 결과가 이런 것이 아닌가 싶기에 서술해 본다.
종립학교인 동국대·연세대·카톨릭대(서강대)·성균관대의 인문학부에는 불교학, 신학, 유학의 제종교학과와 더불어 각각의 대학원이 있는데 반해 원불교의 종립학교인 원광대에는 원불교학과는 있으면서도 ‘원불교학 대학원’이 지금 존재치 않는 것으로 보아 ‘원불교학’이 아직은 미성숙 단계에서 정체성의 정립과 확립이 미완 상태로 보이고 있다.
아마 이러한 것이 원광대 위기와 교화침체의 저변 원인 중 핵심적 요인으로 직시해야 함에도 노대종단에 편승해서 안이하게 지내다가 이제 다급하다고 쉽게 원광대 원불교학과 폐과를 운운함은 어불성설이요 언어도단이다.
교단 지도층은 상업적 교화로 기성종단에 업혀서 이삭줍기를 탈피하고 원광대에 원불교학 대학원(원불교학 전문대학원)과 원불교학대학을 설립하는 용단으로 원불교학의 정체성 정립과 확립에
집약적으로 매진하는 것이 위기와 정체를 극복하는 유일한 길임을 직시하고 각성해야 한다.
요즘 선진국, 선진기업, 선진대학 등은 인문학(철학, 윤리, 종교 등)과의 융합으로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적극적인 모습이 시대적 상황이다. 그런데‘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
벽하자’는 교단의 대학에서 인문학의 핵심학과를 폐과한다는 발상은 너무나도 안이하고 패배의식에 절어서 시대상황을 오판하고 있음을 자성해야 한다. 그리고 일설에는 원광대에서 원불교학과
를 폐과해서 영산선학대학교로 합병한다는 설이 있는데 이는 시대화, 대중화, 생활화라는 혁신의 축과 더불어 원불교학의 확립에 역행하는 것이다.


과거의 선원체제는 학력이 부족한 사람들도 살려 쓰는 훈련체제로 미흡했으나 교단 초창기의 역할은 인정되지만 현시대의 교화자 양성기관으로는 적지가 아니고 오히려 수도원이나 훈련도량의 설립이 성지 순례객들에게도 유익한 것이라 보고 또한 원불교학의 정체성을 위해서도 불립문자(不立文字)의 선학(禪學)으로 이분화는 지양하고 이름을 변경하든지 폐교해야 교학 확립에 일관성과 더불어 매우 효율적이라고 본다.
그리고 대부분의 종립대학이 서울·수도권에 위치해 있으므로 2013년도 대학종합평가를 살펴보면 전국 190개 대학중 연세대 4위(기독교) 이화여대 10위(기독교), 서강대 6위(천주교) 카톨릭대 31위, 동국대 19위(불교), 성균관대 7위(유교) 등을 보면 기성종단은 수도권에서 상위권에 위치해 있으나 지방의 원광대는 67위로 대도심지나 국립대에 견주면 선전한 편인데 영산선학대는 185위로
한참 하위권 대학으로의 합병은 퇴행과 더불어 하향평준화 식의 결정일 수 있기에 적극 반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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