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짐없이 조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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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짐없이 조였는가!
  • 한울안신문
  • 승인 2014.11.1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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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현문우답 / 정원도 교무(부평교당)

요즘 우리 국민들은 각종 사건사고로 많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이런 일들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20년 전 성수대교 붕괴와 95년 삼풍백화점 붕괴부터 가까이는 지난 4월 세월호참사와 10월 판교 테크노밸리 환풍구 추락사고까지 계속 이어지는 사고로 국민정서가 심히 불안하다.


특히 성수대교는 그 원인이 부실공사고, 환풍구 추락사고도 볼트를 빠뜨리고 대충 시공한 부실시공이 원인이었다.


지난 23일, 분당지구 주관으로 이번 환풍구 사고로 목숨을 잃은 영가들을 위한 천도재가 진행되었다. 시민들은 ‘언제 사고가 있었는가?’하는 듯 평안히 사고현장 주위를 다니고 있었다.


현장에는 국화꽃이 시들어있고 ‘접근 금지’라고 적힌 힘없이 늘어진 줄이 사고현장을 휘감고 있었는데, 이것이 생기잃은 마음을 대변하는 듯 했다.


환풍구는 바로 옆 작은 잔디밭과 붙어 있었는데, 그곳에는 소나무가 두 그루 있었다. 그 나무들이 바람에 가볍게 떨리는 듯 보였는데, 마치 환풍구 아래를 내려다보며 그 참혹했던 일을 떠올리고 있는 듯했다.


초재 참석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이러한 사고들로 얼룩진 우리의 현실 속에서 나는 수행자로서, 교화자로서 내 마음을 단단히 잡고 사는지 공부를 점검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어찌 보면 빨리 시공하고, 대충하고, 시공자들 잇속만 챙기는 일들이 그 근본은 모두 한 마음에서 나왔는데, 그 마음들이 이기심으로 변화되어 곳곳에서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는 단서가 된 것이다. 그리고 이는 나 역시 한 시대를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 함께 지은 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종사님께서 ‘노는 시간이 있고 보면 경전 법규 연습하기를 주의’하라고 하셨는데, 혹 나의 일과가 허술하게 진행되어 마음의 누수현상이 생기고 있지 않는가? 그리고 경계를 당해 온전한 생각으로 취사하고 있는가? 교화자로서 서로 소통하며 교화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반성하는 시간이 되었다.


‘내 마음의 나사는 빠짐없이 조였는가?’ ‘내 마음의 볼트는흔들림 없이 조였는가?’ 희생자들의 완전한 해탈천도를 기원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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