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뇌 밖으로의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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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뇌 밖으로의 여행
  • 한울안신문
  • 승인 2014.12.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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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한울안칼럼 / 신상도 교도(소태산의 마음학교 홈페이지 운영자)

우리의 두뇌는 삶에서 부딪치고 일어나는 모든 현상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 두뇌 안에 갇혀 있으면 내가 느끼는 세상은 고통스럽기만 합니다. 상처로 얼룩진 과거의 기억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그 고통을 벗어나기 위하여도 또 다른 꿈을 꾸게 되지요.


욕망이라는 꿈이 또 고통을 불러옵니다. 늘 누군가와 비교를 통해 자기를 인지할 수밖에 없는 우리의 삶과 그로 인한 욕망이 현실화되지 못할 때의 좌절감은 마음을 늘 우울하게 만듭니다. 과거의 기억과 욕망이라는 미래 사이에서 두뇌는 갈피를 잡지 못합니다. 현실에 뿌리하지 못하고 그 사이를 오락가락하다가 결국은 두뇌 안에 갇혀 일생을 허비하고 마는 것이지요.


지속적으로 과거를 기억하고 늘 미래를 꿈꾸는 것은 오직 우리뿐입니다. 다른 생명들은 오직 현실만 인지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먹고 사는 일에만 집중하지요. 그들의 두뇌는 생존과 번식에 맞추어 진화해왔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과정에서 기억장치의 용량을 극대화하고 사고하고 사유하는 체계를 훈련하고 전습함으로써 영적 생명으로 다시 창조될 수 있었습니다.


세계를 폭넓게 이해하고 생명의 기원과 근원성을 탐구할 수 있었습니다. 먹고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다 더 중요한 삶의 질과 가치를 추구할 수 있었던 것이지요. 죽음이 주는 불안함과 두려움을 벗어나 세계를 또 다른 차원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을 개발해나갔습니다.


바로 두뇌 밖으로의 여행! 그것이지요. 두뇌 밖으로의 여행은 과거의 기억들과 미래의 욕망 사이에 갇혀 있는 두뇌 속 세상을 벗어나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뚫고 우주 그 자체로서 세계와 우주를 한 몸으로, 한 마음으로 수용하고 품어주는 것입니다.


우물 안에 갇혀 있으면 결코 우물 밖의 세상을 알 수 없습니다. 그 세계가 삶의 전체인양 살아가는 것이지요. 하지만 우물 안을 벗어난 이들은 넓고 또 다른 신비로 가득 찬 세계가 있음을 알게 됩니다. 그때서야 알게 되지요.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나를 구속하고 억압하던 삶의 실체가 무엇이었는지, 고통이 언제 어디에서 일어나 나에게 다가오는지를 스스로 깨닫게 됩니다.


우주란 포태 안에서 그 누구에겐가 의지하고 의존하면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몸 안에 거주하고 있기에 그 몸과 그 몸 안에 갇혀 있는 마음이 나의 실체라고 생각하지만 그 몸은 무수한 원소들의 일순간의 조합에 지나지 않습니다.


조금의 시간이 흐르면 우리의 몸은 우주로 원소로 해체되어 다른 생명으로 전이되며 자기란 존재가 사라지고 사라져가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마음에는 고통이 밀려옵니다.


두뇌 밖으로 여행을 떠나보세요! 몸 밖을 벗어나 몸 그 자체를 한 번 바라보세요! 마치 지구 밖에서 지구를 바라보듯이 여유 있고 느긋하게 관찰자로서 몸 밖에 서서 몸에서 일어나는 흐름과 현상을 바라볼 수 있다면 몸 안에 거주하면서 자신을 잃어버리고 살아가는 것과는 전혀 다른 ‘나’를 깨닫게 될 것입니다.


마음이 두뇌 밖에 거주할 수 있다면 그 안에서 보고 느낄 수 없었던 사실들이 눈에 들어올 것입니다. 몸 안에 갇혀 사는 동안은 나를 중심으로 세계와 분리된 상대적인 세계 속에서 거주해야만 합니다. 그에 따라 두뇌는 상대적인 세계 속에서 나를 지키고 보호하고 확장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지요. 고통은 필연적입니다. 세계는 그러한 ‘나’들로 가득 차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두뇌 밖에 거주할 수 있다면 상대적인 중력안에 갇혀 있는 몸을 벗어나 있기에 모든 구속과 억압으로부터 자유롭습니다.


시간과 공간 속에 존재하는 물질의 지배력을 벗어나 있으므로 마음은 평온하고 평화롭습니다. 두뇌 속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그저 바라볼 뿐 그에 묶여있지 않음으로 마음은 늘 여유롭지요.


두뇌의 영향력을 벗어난 가슴은 늘 고요하며 충만합니다. 가슴은 한없이 열려 우주와 세상을 품어주고 품어냅니다. 비로소 생물학적 인간에서 영적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게 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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