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독신獨身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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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독신獨身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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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1.27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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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윤광일 교도 / 중곡교당, 한양대 명예교수


22. 신부(神父)는 어떤 사람인가? 왜 독신(獨身)인가? 수녀(修女)는 어떤 사람인가? 왜 독신인가?


신부와 수녀에 대해 차동엽 신부는 “신부는 예수님을 대리해 양떼를 돌보는 사람이다. 1965년(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전에는 교회 안에 있는 사람만 양떼였다. 65년 이후에는 지구상의 모든 사람이 양떼다. 수도원 소속인 수녀와 수사는 다 수도사다. 그들은 자신을 전적으로 투신해 영혼의 갈무리를 하는 사람이다. 신부와 수녀의 독신은‘나는 여기에만 헌신합니다’라는 서원이다. 기혼과 독신이 섞여 있다가 13세기부터 사제는 독신이 됐다. 수도사는 그 이전부터 독신수도 생활을 했다”고 한다.


같은 기독교 구교 계통인 그리스 정교회는 신부의 결혼을 허락한다. 그러나 다만 결혼한 신부는 주교가 될 수 없다. 천주교에서 독신주의를 주장하는 이유는 최근에 우리 개신교 종단에서 일어나는 문제점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성직자도 인간이기 때문에 결혼을 통해서 온전해질 수 있다. 그러나 그 온전함 뒤에는 가족이라는 함정이 있다. 최근에 개신교 일각에서 일고 있는 교회 세습의 문제가 있다. 손이 안으로 굽는다고 후계자의 선정에서 평정성을 잃을 염려가 있다. 그래서 아마도 천주교는 독신이 최선은 아니지만 차악 개념으로 고육책으로 선택했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성직자의 성추행 문제가 또 다른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불교의 허정 스님은“불교의 독신 출가자 전통은 2,600년이 넘었다. 수행을함에 있어 감각적 쾌락에 대한 욕망은 많은 번뇌들 중에서 가장 첫 번째로 나타나는 번뇌이다”라고 말한다. 그래서 불교는 독신을 주장하는 비구니승의 종단인 조계종이나 천태종이 있고 결혼을 해도 되는 대처승단인 태고종이 있다. 어떻게 보면 출가자의 독신 문제는 종교계의 영원한 숙제가 되고 있다.


혼인 문제에 대해서도 가장 자유로운 종교가 우리 원불교이다. 우리 원불교는 교조이신 대종사님이나 2대 종법사였던 정산종사, 3대 종법사였던 대산종사님 모두 기혼자이시다. 그러나 또 4대 종법사였던 좌산상사나 현 5대 종법사인 경산 종법사는 모두 독신이다. 이와 같이 우리 원불교는 결혼에 대해서 관대할 뿐 아니라 재가출가의 구분을 탈피하려고 노력하는 종교이다. 특히 천주교와 같이 신부와 수녀를 차별하는 법이 없다.


성직자로서 여성 차별이 가장 없는 종교로서도 유명하다. 여성차별 철폐에서 우리 대종사의 선견지명을 볼 수 있다. 원불교 초창기인 1920년대(1916년 창시)에는 최고지도자인 종법사를 남녀공동 대표제로 하자고 할 정도로 여성의 권리를 적극 옹호했다. 가부장제 탈피와 여성인력의 양성을 중요한 실천과제로 삼고 출발한 것이 오늘날 원불교 남녀교무의 동등한 지위로 모습을 드러낸 셈이다. 다른 종교의 여성 성직자, 수도자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원불교의 경우 전국 2천여 명의 교무 중 여성교무가 1300여 명으로 남성교무의 숫자를 능가한다.


게다가 주요직책에 여성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원불교는 가장 중요한 교리에 남녀의 권리가 동일함을 구체적으로 못 박고 있다는 걸 주목할 필요가 있다. 원불교는 최고 의결기관인 수위단을 남녀동수로 구성하고 최고지도자인종법사 역시 남녀가 모두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해외 5개 교구를 포함한 20개 교구의 교구장 가운데 절반 이상이 여성 교구장이다.


원불교에는 교무는 있지만 비구와 비구니와 같은 구분이 없고 신부와 수녀와 같은 구분이 없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또한 재가와 출가의 구분도 없다. 다만 지자(智者)가 우선하는 지자본위가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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