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평 없는 30만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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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평 없는 30만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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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1.29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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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조경원 교무 /대위, 육군사관학교 화랑대교당


시간이 걸리더라도 모든 사람들이 좋다고 하는 곳에 지었으면



육사에 부임한 지 7개월. 그동안 교당 부지 확정에 관한 학교의 통보와 번복이 7차례나 되었다. 희사자인 모 교도님의“교당은 사람이 짓는 것이니, 시간이 걸리더라도 모든 사람들이 좋다고 하는 곳에 지었으면 한다”는 말씀을 떠올리며 순리대로 되기를 기다렸다.


그로부터 얼마 후 교당 부지 선정을 위한 8번째 최종 심의위원회가 열렸다. 교단이 원하는 부지와 학교에서 제안한 부지, 그리고 절충 부지를 두고 타당성과 제한사항 등의 말들이 오고 갔다.


당사자인 나는 투표권이 없었으나 발언권을 얻어 이야기할 수 있었다. 하지만 교단의 입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절충 부지로 결정됐다.


회의를 마치기 전 감사의 인사와 함께“육사를 소개할 때 30만 평의 부지라고 자랑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원불교 교당 부지 300평이 없어서 몇 차례 회의를 거친 것은 유감입니다”라고 말했다.


나름 갑(甲)을 향한 을(乙)의 항변이랄까. 물론 정중하게 감사의 인사를 한 뒤의 말이었다.


육사 발령 이전부터 교구와 학교 간 조건부 교당 건축에 대한 약속이 있었지만 그 약점으로 인해 언제까지나 을의 입장만을 견지할 수는 없지 않은가.


앞으로 봉불식까지 예상치 못할 어려움이 있겠지만 지금껏 그래왔듯이 지혜롭게 극복할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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