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에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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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에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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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2.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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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손덕인 교무 / 수원교당


어린 시절 친구들이 다 하니까 피아노학원에 갔고 중학교 땐 겉멋으로 플룻을 배웠다. 그러니 처음에는 흥미롭다가 나중엔 억지로 했고 체르니30을 떼었어도, 더 이상 발전은 없었고 그저 해봤다”정도, 공들여 볼 청년 회원이 플룻을 전공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얼굴이나 자주 봐서 이끌어보려 레슨을 부탁하니 흔쾌히 해주겠다고 해서 15년 만에 다시 플릇을 들었다.


기초부터 다시 시작. 전에는 악보도 바르게 이해하지 못하고 그저 선생님 치시는 대로 친구들 부는 대로 따라 불다가 선생님의 지도로 메트로놈 쓰는 법, 박자 세는 법, 강여림 등을 이해하며 배우니 시간마다 새롭고 더 재미가 있다. 그러면서 내 취약한 마음공부가 드러난다.


정박에 들어가기 어렵고 긴장하면 빠르게 불고 높은음을 낼수록 어깨가 하늘로 경직된다. “교무님, 제가 교무님 피아노 치는 것도 들어보고 플룻수업도 해보니 교무님은 잘하시는데 옆에서 카운트 하면 떨려서 시작이 어그러지시네요. 제가 카운트 안하고 시작하는 게 훨씬 소리가 좋아요. 혼자 시작해보세요.”당황하면 잘하던 일도 잘 안 되는 내가 플룻에도 나온다.


“교무님, 높은음을 낼수록 몸을 더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이완해야 더 예쁜 소리가 나요. 고수일수록 더 자연스러워져요” 잘하려고 애쓸수록 나는 자꾸 작아지고 경직된다. 애쓰지 말고 자연스럽게,


“투투투, 충분히 호흡하고 정해진 데서 숨 쉬는 연습 더 하세요”정확한 텅잉으로, 호흡을 더 깊게, 그리고 고르게 상체에 힘이 들어갔을 땐 오토바이자세로 연습하면 숨이 아래로 내려가는 걸 배우면서 청년교도를 한 번이라도 더 만나려고, 교화를 위해 시작한다고 했던 수업을 통해 우리 공부를 더 많이 이해하게 된다.


교무님이 좋아보여서 시작하고 도반들과 일하고 놀고 공부하는 일이 재미있다가 어느덧 타성에 젖어 억지로 하는 듯한 날들이었는데 옆에 스승님이 아무리 도와주신다 해도 결국엔 내가 하는 일, 나 혼자가 아닌 많은 사람들이 함께할 때를 대비해서 무던히도 연습하고 어떤 경계에서도 당황하지 않는 철석 같은 수양력의 정도를 확인하고 얻는 공부시간.


악보를 보며 악기를 불며 마음챙김, 유무념, 선, 호흡, 무위, 진퇴의 도와 정해진 규칙에서 오는 아름다움들을 느끼니 저절로 공부심이 솟고 재미있다. 대종 경요훈품1장말씀,“ 마음작용하는 공부를 하여 놓으면 일분일각도 끊임이 없이 활용되나니, 그러므로 마음공부는 모든 공부의 근본이 되나니라”를 경험하는 시간 !


그 많은 사람들 중에 나를 낳아주시고 내가 원하는 것에 대해 해보라고 모두 믿고 밀어주신 부모님과 흔쾌하게 시간을 할애하고 가르쳐주신 선생님, 이바탕이 되어주신 사은님과 교단에 감사하게 된다. 배울 수 있음에 감사 올린다. 보은으로 잘 가르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감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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