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혜진의 ‘아이 윌 웨이트(I will wa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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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의 ‘아이 윌 웨이트(I will wait)
  • 한울안신문
  • 승인 2015.03.1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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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민아영의 ‘이 음악 한번 들어보실래요?’


설날이 지난 지 벌써 보름이 다 되어 갑니다. 설날은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날이기도 하죠. 새배를 하고, 덕담을 듣고, 제일 중요한 새뱃돈을 받아, 학교에 가서 누가 더 많이 받았는지 얘기도 하며 놀던 어린 시절이 생각납니다.


새뱃돈을 맡아준다는 엄마가 괜히 불안하고, 언니 것과 섞이지는 않았는지 한 번씩 새배를 올릴 때마다 엄마한테 쪼르르 달려가 확인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새뱃돈 받기가 민망하고, 쑥스러운 게 뭔가 진짜 어른이 되어가는 기분에 마음이 참 알 수 없는 느낌입니다.


평소에는 바쁜 일 때문에 못 보던 친척들을 설날이라는 핑계로 만날 수 있었던 것이 너무 좋았는데, 요즘은 설날에 해외로 놀러가는 가족들이 많다고 하더라구요. 학교에 가서 아이들이 친척들과 어떻게 지냈는지를 이야기하기보다, 어디를 놀러 갔다왔다고 자랑하는 아이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저는 이 말을 듣고 나니 마음이 조금 아팠어요. 개인위주로 세상이 돌아가고 있는 기분에 우리가 지켜오던 옛 문화, 전통들이 사라져 가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럴수록 더욱 주위를 둘러보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에게도 친척들과 만나고 즐겁게 놀았던 기억이 나중에 커서도 더 큰 추억이 될 거 라고 분명 생각하거든요.



오늘 곡은 가야금 연주자 한혜진의‘I will wait’이라는 곡 입니다. 한혜진 씨는 음원을 한곡씩 발표해서 듣는 사람들에게 설렘과 기대를 심어주는 연주자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곡을 들으며 제가 느꼈던 점은 말로 표현하기는 조금 어렵지만, ‘흘러가는 이 멜로디를 두 손으로 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은 유리관 속에 가야금하는 인형을 넣어두고 태엽을 감아, 빙글빙글 돌면서 이 음악이 흐른다면 참 예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멜로디 자체가 크게 터지는 곳은 없지만, 잔잔하게 계속 들어도 질리지 않을 곡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아이 윌 웨이트(I will wait)’,‘ 나는 기다릴 것’이라는 뜻인데, 처음엔 곡명을 들었을 때 참 슬픈 노래라고 생각했는데, 제 생각을 완전히 빗겨나갔습니다. 슬픈 기다림이 아닌, 아름다운 기다림이라고 표현해야 맞을 것 같네요.


이제 서서히 봄이 찾아오겠죠? 오늘 이 노래를 듣고 나면, 봄을 기다리는 새싹들과, 햇살이 느껴지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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