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치료’와‘종교’의 경계는?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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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치료’와‘종교’의 경계는? ①
  • 한울안신문
  • 승인 2015.05.2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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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우혜란 교수 /가톨릭대학교 외래교수/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연구이사


현대사회에서 종교는 하나의 자율적 영역으로 자신의 경계를 유지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러한 경계의 와해는 이미 포스트모던 담론에서 언급된 것으로‘탈분화’(dedifferentiation)로 개념화할 수 있으며, 이는 아이러니컬하게도 모더니티의 주요 특징인 (기능적, 제도적) 분화가 극대화 혹은‘극분화’(hyperdifferentiation) 되면서 오히려 자율적 문화영역들 간의 구분이 의미를 잃게 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종교 영역의‘탈규제화’(deregulation)와도 연결된다. 즉 개인들은 자유와 선택을 강조하는 문화적 분위기에서 더 이상 전통에 의한 규제에 구속되지 않고 현 문화 안에 발견되는 상이한 제 종교적 그리고 비종교적 의미구조나 상징들을 결합시켜 자신들의 자율성과 정체성을 구축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동시에‘탈전통화’(detradition alisation)를 의미하며, 권위적인‘진리’를 제시하는 제도종교 대신“나에게 효과 있는 것”이‘진리’로 인식되면서 종교는 실용주의와 상대주의의 모습을 띠게 된다.


이러한 변화는 후기 산업사회의 문화소비주의와 밀접한 연관을 가지면서 개인들은 종교적 소속이나의무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해당 사회의 문화적 저장소에서 구할 수 있는 종교적 아이템들을 필요에 따라 선택 혹은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된다. 뉴에이지를‘포스트 모던 종교’라고 부르는 것은 이러한 제 특징들을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뉴에이지라고 불리는 대안적 종교흐름은 종교적 그리고 비종교적(세속적/과학적) 영역을 넘나들며 그 내용에 다양한 요소들을 포함시키고 결합시켜 일종의 혼성물(pastiche)을 구성하여, 개인들의 다양한 선택과 실험을 유도하여 개인들이 보다 넓은 선택의 폭을 가지고 자신들의 정체성 혹은 라이프 스타일을 자율적으로 구축하게 한다는 것이다.


뉴에이지에서 특히 주목할 것은 잠재력 개발이나 영적 성장을 목적으로 전통 동양종교의 수련방법과 현대 과학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는 심리학 내지 심리치료요법을 결합시킨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제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심리치료요법은 전통적인 정신의학/심리학의 치료법이 아니라 이를 토대로 하되 내적 치유, 의식(意識) 성장, 잠재력/영성 개발에 초점을 맞춘 대안적 심리요법을 말한다.


뉴에이지라는 문화적 흐름이 대안적 심리치료요법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변형하며 상당 부분 흡수한 것이 사실이지만, 서구에서 기성 심리학/심리치료에 대한 반발로 이에 대한 대안이 추구되고 연구된 것은 뉴에이지 보다 시간적으로 앞서 간다. 따라서 대안적 심리치료의 발전을 서구 심리학의 역사적 전개 속에서 간략하게나마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서구 심리학의 전개는 흔히 네 흐름(세력)을 통해 기술된다. 첫 번째 흐름은 인간의 마음을 정신병리학 연구를 기반으로 접근하며 심리작용을 기본 본능의 측면에서 설명하고자 한 프로이트(Sigmund Freud)의 정신분석학이며, 두 번째 흐름은 측정·관찰 가능한 인간의 외형적 활동을 연구대상으로 삼는 스키너(Burrhus Frederic Skinner)의 행동주의 심리학이다.


이 두 흐름은 20세기 전후 시작되어 50년대까지 심리학의 주류를 형성한다. 그러나 60년대 들어 기존 심리학의 -인간을 (정신분석학) 무의식적인 동기나 (행동주의) 환경적 자극에 의해 움직여지는 존재라고 하는- 기계론적 시각을 비판하면서 세 번째 흐름인‘인본주의 심리학’(Humanist psychology)이 등장한다.


후자는 건강한 대중에 초점을 맞추며 심리학은 실질적인 인간의 욕구에 민감해야 하며 인간사회의 발전에도 부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무엇보다 후자는 인간은 기본적으로 자유의지와 자아실현의 욕구가 있으며, 자신의 태도와 행동을 창조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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