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제로(○)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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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제로(○) 화
  • 한울안신문
  • 승인 2015.06.0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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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박근영 교무 / 동수원교당


좀 전까지만 해도 정상적으로 작업을 했던 컴퓨터 모니터가 켜지지 않는다. 깜깜한 채 여러 번 시도를 해도 움직임이 없다. 왜 이러는 걸까? 모니터가 캄캄하니 작업해야 할 일들이 눈앞에 스쳐가면서 눈앞도 캄캄해진다.


조급한 마음으로 잘 아는 지인에게 전화를 했다. 상대방은 아무런 동요도 없이 차분하게 요령을 가르쳐준다. 그럴 때는 “전원을 다 뽑고 나서 10여분을 기다린 뒤 다시 전원을 꼽고 나서 부팅을 하라”는 것이다. 가르쳐준 방법으로 하니 신기할 정도로 화면이 바로 밝아져 온다.


이 방법으로 그렇게 해야 되는 이유는 전원코드를 다 뽑고 나서 10여 분을 기다려 컴퓨터에 남아있는 전기의 잔류까지도 없앤 후 다시 켜면 제로상태에서 인식하기 때문에 오류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이분은 원래 연구력이 뛰어난데다가 오랜 경험에서 오는 노하우가 있기에 책에서도 배울 수 없는 방법을 터득한 것이리라. 이젠 됐다. 이렇게 쉬운 것을 몰랐으면 얼마나 헤매었을까? 고장 신고를 해서 고친다 하더라도 시간이 걸리고 그동안 컴퓨터로 처리해야 되는 일들을 미루고 있을 것을 생각하니 후유 하고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그런데 그분은 전화로 끝을 맺으면서“사람도 캄캄할 때가 있어요”라며 웃는다. 나도 따라 웃으면서“캄캄한 사람을 대할 땐 어떻게 하지요?”라고 물으니“갑갑할 일이지요”한다.


기계도 아닌 사람이 깜깜할때 그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환하게 돌아오게 할까? 아닌 게 아니라 그 사람만 보면 왠지 답답하고 깜깜한 사람이 있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사는지 왜 그 모양인지 물론 사람을 상대하다보면 속 터지게 깜깜한 사람이 있다.


그렇지만 그 사람의 눈높이에 내려와서 생각해보면 이해되지 않을 일은 없는 것 같다. 각자의 기준이 있고 눈높이가 다르기 때문에 오는 현상일 것이다.


상대에 대한 선입견이나 고정관념으로 인해 생긴 틀로 상대방을 바라보게 되는 일이 허다하다. 상대방은 아무렇지도 않은데 괜히 내가 답답하다. 세상의 일들이 내가 있어서 괴로움이 존재하고 힘들어 한다.


나를 내려놓고 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내가 답답하고 캄캄해 할 일은 없을 것이다. 주의할 일은 상대방을 제로화시키기 보다는 내가 먼저 내 마음을 제로화 하는 일이 우선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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