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기운’으로 엮여 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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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기운’으로 엮여 있기 때문
  • 한울안신문
  • 승인 2015.07.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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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우세관 교무 /강원교구 김화교당


천지는 앎이 없으되 안다 하니 그것이 무슨 뜻인가?


#1. 이공주 항복하자


의두요목 18조인데요, 변의품 1장을 가만히 들여다 봅니다.


대종사님께서 경강(經講) 시간에‘천지의 밝음’이라는 문제로 논쟁하는 제자들의 말씀을 가만히 들으십니다. 그리고“천지에 식(識)이 있을까 없을까?”하고 묻습니다.


그러자 구타원 이공주는“천지에는 분명한 식이 있습니다”하고 말하지요.



대종사님께서 다시 묻습니다. “식이있는 것을 어찌 알 수 있을까?”


구타원이 말하십니다. “사람이 선을 지으면 우연한 가운데 복이 돌아오고 악을 지으면 우연한 가운데 죄가 돌아와서, 그 감응이 조금도 틀리지 않사오니 만일 식이 없으면 어찌 그같이 죄복이 구분되겠습니까?”


그러자 대종사님께서 그 구분하는 증거를 하나 들어보라고 하자 구타원이 손을 들고 맙니다. 그렇게 될 것이라는 신념만 있지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는 겁니다.


#2. 자상하게 설하시고


그런데 대종사님께서는 자상하게 말씀해주십니다. 바로 의두요목 18번‘천지는 앎이 없으되 안다고 하니 그것이 무슨 뜻인가?’에 대한 답을 말씀해 주시는 겁니다.


“현묘한 지경은 알기도 어렵고 가령안다 할지라도 충분히 증명하여 보이기도 어려우나, 이제 쉬운 말로 증거의 일단을 들어 주겠다. 그러니까 여러분들은 잘 듣고 가히 증거하기 어려운 지경까지 통하여 보라”고 하시며 말입니다.


그 말씀의 대체를 살펴봅시다. 땅이라는게 말이지요, 말도 없고 움직이지도 않아서 세상 사람들이 다 무정지물로 알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땅에게도 소소 영령한 증거가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농사를 지을 때 씨를 뿌리면 땅이 반드시 그 씨앗이 자라는 것을 도와줍니다. 팥을 심은 자리에는 반드시 팥이 나게 하고, 콩을 심은 자리에는 반드시 콩이 나게 하지요. 또 정성을 많이 들인 자리에는 수확도 많이 나게 하고, 정성을 적게 들인 자리에는 수확도 적게 나게 합니다. 또 정성을 잘못 들인 자리에는 손실도 나게 합니다. 그래서 조금도 서로 혼란됨 없이 씨앗의 성질대로 나게하고, 정성을 들이느냐 아니냐에 따라 밝게 구분해 줍니다.


이걸보고 사람들이“씨앗은 스스로 생의 요소를 가지고 있어 사람이 공력을 들이므로 나는 것이요, 땅은 오직 바탕에 지나지 않는다”고 할지 모르겠다고 말합니다.


그런데요, 씨가 땅의 감응을 받지 아니하고도 자기 혼자 어찌 자랄 수 있을까? 그리고 땅의 감응을 받지 않는 곳. 예를 들면 물에 다가 혹은 유리상자 속에다가 심고 거름을 한들 무슨 효과가 있겠는가 하고 반문하십니다.


씨 뿐만 아니라, 땅에 의지한 일체 만물이 하나도 땅의 감응을 받지 않고 나타나는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땅은 일체 만물을 통해서 간섭하지 않는 바가없고, 나고 죽는 권능을 사용하지 않는바가 없습니다. 하물며 사람도 죽으면 흙이 되어 땅으로 돌아가지요.


땅 뿐만 아닙니다. 하늘도 땅과 둘이 아닙니다. 해와 달과 별, 그리고 바람과 구름과 비와 눈이 모두 한 기운, 한 이치라 하나도 영험하지 않은 바가 없습니다.


#3. 위력까지 얹다


그래서 사람이 짓는 바 모든 선악은 아무리 은밀한 일이라도 다 속이지 못 합니다. 또 그 인과도 분명하여 어찌 대들지도 못하지요.


대종사님은 이렇게 말씀하시면서“이것이 모두 천지의 식이며 천지의 밝은 위력”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천지의 식은 사람의 희·로·애·락과 같지 않은 식이니 곧 무념 가운데 행하는 식이며, 상 없는 가운데 나타나는 식이며, 공정하고 원만하여 사사가 없는 식”이라고 단정지어 말씀하십니다.


더 나아가서“이 이치를 아는 사람은 천지의 밝음을 두려워하여 어떠한 경계를 당할지라도 감히 양심을 속여 죄를 범하지 못한다. 한 걸음 나아가 천지의 식을 체받은 사람은 무량 청정한 식을 얻어 천지의 위력을 능히 임의로 시행하는 수도 있단다.”하고 말씀하십니다.


천지를 이용하면 이용한 만큼 인과가 분명하게 돌아오는 이치를 아시겠지요?


그런데‘천지의 식을 체받으면’천지의 위력을 얻는다고 하셨는데 천지의 식을 체받는 방법이 뭔가요? 천지은에 나오는‘천지8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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