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피우자 하나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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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피우자 하나의 세계
  • 한울안신문
  • 승인 2015.07.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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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강수근 교도 / 목동교당


지난 6월 21일에 세종문화 회관에서‘꽃피우자 하나의 세계’라는 주제로 서울 원음합창단 연례 정기연주회가 열렸다. 연주회를 앞두고 메르스로 온 나라가 두려움에 휩싸여 행사가 제대로 열린 것인가 하는 우려가 없지 않았다. 사회에서는 각종 모임이나 행사가 취소되고 학교는 휴교를 하고, 교단에서도 훈련 등 각종 행사가 취소되거나 연기되고 법회도 휴회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에서 합창단 연주회는 제대로 개최 될 것인가 하는 걱정 속에 개인적으로도 관람을 해야 할 것인지를 망설이게 되었으니, 연주회를 개최하는 당사자들이야 오죽했겠는가. 연주회는 장소를 미리 대관해 놓은 상태라서 취소할 수 없기 때문에 예정대로 개최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런 우려 속에서도 예정대로 공연은 성대히 마쳤고 많은 사람들이 하나 되는 감동을 맛볼 수있어 다행이었다.


합창은 각기 서로 다른 사람들이 약속된 음색으로 한목소리를 내며 조화를 이루지 않으면 하나된 합창이 이루어질 수 없을 것이다. 서로 다른 목소리를 가진 단원들이 지휘자의 지휘에 맞춰 한목소리로 조화를 이룰 때 환상적인 하모니가 이루어질 것이고 청중들과 하나가 될것이다. 그날 합창 단원들의 열연은 많은 청중에게 진한 감동을 주었고 메르스의 공포에서 잠시라도 벗어나게 해주는 청량제였다. 특히「대종경」법문과 대종사님 비명(碑銘)에 곡을 붙인 합창은 색다른 감동이었고. 법문 그대로도 훌륭한 노래가 되고 그것을 대중화 시켜 유행가처럼 익혀 노래하면, 법문도 새기고 수행에도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연 중 우연히 무대 앞 한쪽 구석에 있는 악사를 본 후 공연이 끝날 때까지 나는 그 악사의 행동을유심히 보았다. 피아노와 한두 번등장하는 기타 외에 다른 악기가 없는 무대에서 이 악사는 혼자서 여러 가지 악기를 번갈아 가면서 연주하고 있었다. 유심히 보지 않으면 연주를 하고 있는지도 모를 역할이었다.


그저 조용히 있다가 가끔씩 심벌을 두드리거나 다시 손으로 심벌을 잡아 소리를 끊어주고 드럼을 두드리기도 하고 쇠 줄 같은 악기를 손으로 흩트리기도 하며 연주를 하는데 노래에 따라 두세 번 하는 정도라서 나 같은 문외한이 보기에는 악사가 없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미미한 역할 같았다.


곡에 따라 드럼 채를 바꾸기도 하고 경쾌한 노래에는 템버린이나 이름 모를 악기를 번갈아가며 흔들기도 하고 손으로 북을 신나게 두드리기도 하는 연주가 신기해 보였고, 귀기울여 들어보니 그의 연주는 합창과 피아소리와 함께 조화를 이뤄 묘한 감동을 주는 중요한 역할이었다.



요즘 우리나라는 메르스로 공포로 사회가 매우 불안하고 뒤숭숭하다. 작년 세월호의 슬픔에서 겨우 헤어날 즈음에 뜻하지 않은 메르스 사태는 다시 나라를 두려움과 혼란으로 몰아갔다. 대중들 앞에서 함부로 기침도 할 수 없고 아파도 마음 놓고 병원에도 갈수 없다. 금방이라도 메르스에 감염될 것 같은 두려움에 온 국민이 불안해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여·야가 서로 정쟁으로 들썩이고 정부와 국회가 서로 불신하고, 서로 책임 공방으로 온통 시끄러운 불협화음만 자아내고 있다. 이런 사태는 생활의 기반인 경제 불안으로 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세월호사건의 원인으로 선박제원에 대한 규정을 무시하여 개조하고 해양관련 종사자들의 임무 소홀과 월권으로 일어난 일이었고, 이번 메르스 사태도 국가의 신속하지 못한 대응과 병원당국의 철저한 대처 부족과 당사들의 임무 소홀로 인해 일어난 일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이런 사태가 재발하지 않기 위해서는 국가 지도자나 사회 각 분야의 구성원들이 매사에 원칙을 지키고 맡은 바 책임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온 나라가 뒤숭숭한 혼란 속에서도 용감하게 공연을 해낸 합창단에게 박수를 보내며, 각기 다른 구성원들이 한 목소리로 화음을 이루고 악사가 자기의 책임을 묵묵히 수행함으로써 합창단원들과 악사와 청중들이 하나가되는 기쁨을 누렸듯이, 국가의 지도자와 각 사회 구성원들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맡은 임무에 최선을 다 함으로써 환상적인 하모니가 이루어져 하나의 세계가 꽃필 날을 간절히 염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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