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일 거울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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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일 거울삼아’
  • 한울안신문
  • 승인 2015.08.1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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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조담현(성호)교도 / 마포교당 / 원불교인권위원회 운영위원, 변호사


교헌개정의 큰 틀이 결정되었다. 교헌개정특별위원회가 만든 중앙교의회 교단입법권 보장, 수위단회 재가 9인·출가 남·녀 각 9인 구성, 교정·감찰 양원장의 중앙교의회 선출 등의 개정안 대신에,‘ 수위단회결의론권고안’에따라 현행 교헌의 뼈대를 유지하되 일부 내용을 고치는 선에서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교헌개정특별위원회가 제시한 개정안은 공화제와 평등이라는 원불교 정신의 실천을 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개정안은 그 뜻은 좋지만 교단의 현실과 맞지 않고 오히려 시행과정에서 교단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문제점 때문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교정원 서울이전을 위해 모든 힘을 집중해야하는 지도부입장에서는 지도체제의 전면개편이라는 위험을 감수하기 어려운 사정도 있을 것이다.


교헌개정특별위원회가 보여준 개정안은 지도체제의 틀 자체를 바꾸는 것으로 원불교 100년을 맞이하여‘오늘을 새롭게’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반해 현행 교헌의 틀을 유지할 것을 결정한 지도부의 뜻은 교단의 현실을 고려한 것으로‘지난 일을 거울삼은’것이다. 그러나 교헌개정특별위원회의 개정안은 새롭기는 하지만 지난 일을 거울삼지 못했고, 지도부의 결정은 지난 일을 거울삼기는 했지만 새로울 것이 없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올해 종법사 법문휘호는‘지난일 거울 삼아 오늘을 새롭게 내일을 희망차게’다. 이중에 제일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나는‘내일을 희망차게’라고 본다. 100년 전 대종사님은 깨달음을 얻으시고 대중은 그 속에서 희망을 보았다. 그러한 희망을 통해 우리 원불교는 100년 동안 성장해 올 수 있었다.


현재 대한민국의 가장 큰 문제점은 사람들에게‘희망’이 없다는 것이다. 노력을 해도 나아질 것을 기대할 수 없는 세상, 이 때문에 대한민국은 점점 그 동력을 잃고 있다. 물질문명에 빠져 인생의 좌표를 잃고 흔들리는 우리 국민들에게 정신개벽을 통해 희망을 안겨줄 수 있는 이가 바로 우리 원불교다.


교단은 우리 국민들에게 희망을 안겨주기 전에 교도들에게 먼저 희망을 보여 주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 교도들 스스로가 희망을 가져야 한다. 이번 교헌개정논의 과정 중에 각 분과별로 활발한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었던 것도, 그리고 전국에서 공개토론회가 관심 속에서 이루어진 것도 모두 그 안에서 희망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지도부 자체도 이러한 대중 참여를 통해 교도들이 우리 원불교에서 희망을 찾기를 원했을 것이다.


이제 그 희망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때다. 그냥 교헌개정이 끝났으니 관계자들과 교도들은 원래대로 돌아가라고 할 것은 아니다.


그동안의 고민과 노력을 담아낼 그릇이 필요하고 그 그릇 속에서 새 100년에 대한 희망의 싹이 자라나 꽃피우게 하여야 한다. 그것이 100년을 맞이하는 법문휘호‘지난일 거울삼아 오늘을 새롭게 내일을 희망차게’의 실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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