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평 극장에서 세상을 껴안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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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평 극장에서 세상을 껴안다’(3)
  • 한울안신문
  • 승인 2015.08.27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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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한울안이 만난 사람┃심철종(법광) 극단 씨어터 제로 대표



(지난주에 이어)


박대성 편집장(이하 박) : 문화예술 방면은 어떻게 관심을 갖게 되셨지요?


심철종 대표(이하 심) : 저는 학벌이 없어요. 아버지가 군인 출신이다 보니 이사를 많이 다니게 되었지요. 중학교 때 성격이 내성적이고 그림만 그리다 보니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아이가 아닌가 했었대요. 요즘 관점이면 감성지수(E.Q)가 높았던 것 같아요.


그러다 대학진학 때를 놓치게 되었지요. 대학에 연극하는 친구들이 있어서 연극 한번 해보라고 권했는데 저는 내성적이어서 무대에 선다는 자체가 너무 떨렸어요. 그래도 하도 권해서 81년에 신촌에 있었던‘현대극단’에 들어갔지요. 그 당시는 뮤지컬 하는 극단이라서 저랑 안 맞더라고요.


그러다가 국립극장에 들어가서 많은것을 배우게 되었어요. 한국무용, 국악기, 발레, 창(唱)도 배우게 되었습니다. 국립극단 무용단과 발레단에 출연하는 의무가 있어서 출연료를 받아 공부도 했습니다. 그 이후에 연극과 무대예술을 많이 접하게 되었죠.


그러다가 87년 박종철 열사가 죽은 다음날에 명동에서 야외극을 하게 되었지요. 박종철의 고통을 춤으로 그렸는데 그게 KBS에서 방송되어 당국의 조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영화와 연극을 접목시킨다는 것은 상상도 못 했는데 제가 16mm 영화를 연극과 접목 시키게 되었습니다. 벙어리 청소부가 청소하는 것을 카메라로 찍어서 실제 인물이 나오도록 시도하고 그랬지요. 당시에는 파격적인 실험이라서 방송에서 다루고 그랬죠.



그때 일본에서 관계자들이이 연극을 보고 초청받게 되었습니다. 89년도에 일본 전국을 다니면서 연극을 하게된 거죠. 일본에 가니 전 세계의 실험예술이 다 소개되어 있는 겁니다. 문화충격을 받게 되었지요. 그러면서 눈이 좀 떠졌죠.


이후에는 홍대에 미술 하는 친구들이 많으니깐. ‘곰팡이’라고 하는 카페를 만들었어요. 거기에서‘황신혜밴드’나‘어어부밴드’같은 인디밴드도 공연을 하고, 홍대 친구들하고 어울려가면서 나이는 들어가지만 문화적 다양성을 확장시켰지요. 그래서 이후에 야외극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98년도에는 아방가르드의 산실을 표방하면서‘씨어터 제로’를 홍대에 열게 되었어요. 이후에 재건축에 몰리면서 어쩔 수 없이 문을 닫게 되는 일도 있었지요. 다시 한 평 극장에서 혼자 있게 되니까 연극인들의 아픔도 알게 되고 본지도 그 아픔과 고통을 연극에 녹아내야겠다하는 생각이 든 거죠.


꿈이 있다면 야외극으로 우리나라의 모범지역을 만들어 놓는 것이 제 꿈이고, 또 하나는 정말 진정성 있는 연극인으로 살면서 주변의 연극인들과 함께 이 장르가 정말 괜찮은 장르라고 알리고 싶은 거죠.


박 : 고대부터 종교와 무대 예술은 둘이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종교에 대한 평소의 생각이 있다면?


심 : 젊었을 때는 제 스스로 종교라고 생각하고 살았어요. 이후에 많은 종교를 둘러보기도 했어요. 그러다가 이제는 하나의 종교를 신앙해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이경민 교도님(한국연극인복지재단 사무국장)을 만나서 입교를 하게 되었어요. 이 국장님이 원불교는 ‘원’이라고 설명을 하는데 제
가 운영하던 씨어터 제로의 마크도 바로‘원’이였지요.


법당에서 일원상을 바라보고 있으면 왠지 편안한데, 이 종교가 굉장히 나를 안심하게 하는구나, 아직 교리는 잘 모르지만 한은경 교무님(시민선방)의 설교를 듣다보니 에너지도 좋게 다가 왔어요. 원불교는 다가갈 수 밖에 없는 감정으로 저에게 온 거죠.


기회가 된다면 원불교를 홍보하는 데 일조하고 싶어요. 물론 제가 원불교 교도로서 좀 더 마음공부를 해야 될 것 같아요. 여기에서 오는 정신적 에너지를 작품을 통해서 승화시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박 : 야외극은 원불교 성지에서도 작품으로 나오게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대표님 같은 전문가가 이런 데에 큰 도움을 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심 : 원불교의 좋은 이미지를 외부에 알리고 지역을 찾는 관광객에게 홍보하면 참 좋은 기회겠죠. 원불교 문화를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다면 더할 나위없는 영광이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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