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울안 칼럼)미움 받을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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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안 칼럼)미움 받을 용기
  • 한울안
  • 승인 2015.09.23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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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담현(성효)교도-마포교당,변호사,원불교인권위원회 운영위원

‘미움 받을 용기’, 이번 주까지 29주 연속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이다. 플라톤의 대화록과 유사하게 청년과 철학자가 대화하는 형태로 저술되었고, 플라톤 대화록의 철학자는 소크라테스인 반면 이 책의 철학자는 알프레드 아들러라는 오스트리아 출신 심리학자를 대변한다.



일본의 아들러 심리학자이자 철학자인 기시미 이치로와 프리랜서 작자인 고가후미타케가 공동저자다. 책의 주제는‘어떻게 인생을 살아야 하는가?’로, 철학자는 청년에게‘타자공헌’이라는 별을 길잡이로 삼고 살다보면 결국 행복하고 자유로운 인생을 살 수 있다는 가르침을 준다.



‘타자공헌’, 다른 말로‘공익심 없는사람을 공익심 있는 사람으로 돌리자’이다. 책을 읽는 중간에 청년이 철학자의 말에 반발하면서 당신이 하는 말은 어디 신흥종교에서나 들을 법한 말이라고 소
리 지르는 장면이 나온다. 그때 나는 피식 웃음이 절로 나왔다.



신흥종교, 원불교에 그대로 나오는 말이니까. 책을 읽으면서 나는 내내 알프레드 아들러가 원불교 교도인지 착각할 정도였다.



이렇게 같은 가르침을 주는 미움 받을용기가 뜨는 동안 우리 원불교는 회자되지 못하고 있다. 알프레드 아들러 역시 100년 전의 심리학자이고 우리 원불교 역시 100년 전에 개교되었다.



이 땅에서 생소한 오스트리아 심리학자 아들러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는 것이 대종사님의 가르침에 대해 대중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보다 쉬울 리 없다.



그런데 벌어지고 있는 현실은 어떠한가? 독일 심리학자의 견해를 적은 일본작가의 미움받을 용기는 29주간 우리나라 출판계를 장악했고 앞으로도 당분간 그럴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 대중들이 고민하고 있는 바를 대중의 시각에서 대중의 입장에서 서술하여 대중들로 하여금 스스로 납득되도록 한 것이 주요하였다고 본다.



여기에서 우리 원불교의 나아가야 할 방향이 보인다. 현실이 어떻게 변하고 있고 또 대중들이 현재 어떤 상태인지 구체적으로 고민하고 이를 대종사님 말씀과 연결하고자 하는 노력이 적극적으로 시도되어야 한다. 우리 원불교가 이런 노력을 안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100년전 개교 당시 대종사님은 현실과 민심을 정확히 보시고 이에 따른 진리의 방향을 제시하셨다. 누구보다 현실에 기반하고 있었던 것이 우리 원불교다. 그래서 그저 가르침을 전파하기만 해도 충분히 교화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100년이 지났다. 그리고 100년 전과 지금은 너무나 다르다. 간단하게 100년 전에는 책과 정보가 귀했지만 지금은 책과 정보가 넘쳐난다. 10대 청소년이 이슬람 극우단체 IS(Islamic State)까지 알아서 찾아가 가입할 수 있는 세상이다.



이런 정보의 홍수 속에서 대종사님의 가르침이 아무리 보석과 같다고 하여도 이를 전달하는 방식도 보석과 같아야만 대중들이 대종사님 말씀에 귀기울 수밖에 없다.



이제 우리는 세상의 유행에 눈을 떠야한다.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면 우리도 가보고, 사람들이 많이 읽으면 우리도 읽고, 사람들이 많이 들으면 우리도 들으면 된다. 그저 동참하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자연히 우리의 말과 행동이 유행에 맞게 되고 대중들을 대할 때도 자연스럽게 유행을 따르니, 대중들은 자신들의 관심과 취향을 알아주는 우리 원불교에 솔깃할 것이다. 마지막으로‘미움 받을 용기’를 한번 읽어 볼 것을 권하면서 이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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