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당, 어디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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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당, 어디 있어요?
  • 한울안신문
  • 승인 2015.11.01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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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조세웅 / 둔산교당 / KAIST 원불교 교우회


페이스북 원불교 홍보페이지 “원불교는 치킨 먹어도 됨”의 팔로워 수가 최근에 5만을 넘었다.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2년간 광고노출 1600만, 누적 클릭 수는 약 3백만을 달성할 수 있었다. 하루 평균 3만여 명의 청소년들에게 게시물이 도달하는데, 숫자가 많은 만큼 반응도 가지각색이다. 좋은 종교를 알게 되었다는 긍정적 반응이 많지만, 원불교는 이단이라는 악플부터 종교 홍보 자체에 대한 거부반응도 적지는 않다. 악플이 달리면 그 악플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또 나타나기 때문에 악플은 페이지를 늘 생동감 넘치게 만들어주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별도의 메시지로 교당을 다녀보고 싶다는 문의가 종종 들어온다. 사실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온라인 공간의 특성상 원불교의 이름을 알리기에는 효과적이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의 유대관계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가까운 친구들도 교당에 한 번 데려가려면 웬만한 불공으로는 되지않는데, 인터넷으로만 접하고 발심이 나다니 참 귀하고 특별한 인연이다.


하지만 반가운 마음이 전부는 아니다. 귀한 인연인 만큼 놓치기 싫은 마음에 걱정도 앞선다. 페이스북에 나타난 원불교의 모습은 정말 현대적이고 실천적이면서 기성종교들과는 차별화 되어있다. 내가 보기에도 참 좋은 종교 같아 보인다. 새 인연들이 원불교를 찾아온 것도 이런 모습에 대한 기대였을 것이다. 하지만 막상 교당을 찾아갔을 때 그 느낌을 이어갈 수 있을까? 우리교당과 동아리에 발걸음을 했다가 언젠가 부터 소리없이 사라진 지난 인연들이 떠올랐다. 마음이 나는 것도 쉽지 않지만 이를 이어가게 돕는 것은 정말 많은 불공이 필요한 것 같다.


페이스북에서 교당을 문의하는 인연들은 대부분 중고등학생 내지 20대 초반이다. 그래서 가까운 교당을 찾더라도 학생법회나 청년법회가 있는지, 시간은 언제인지도 확인을 해야 한다. 인터넷으로 검색을 하기도 하고, ‘수상한 마음공부’어플을 쓰거나 가까운 교무님 또는 친구들에게 직접 도움을 구하기도 한다. 서울에 거주하는 인연은 그나마 여러 선택지를 추천해 줄 수 있어서 다행이지만, 지방에 거주하는 경우 교당이 멀고 일반법회 밖에 없어 난감한 경우도 종종 생긴다. 갔다가 실망하면 어쩌지? 한 사람도 놓치고 싶지 않아 조마조마하다.


그래도 막상 교당까지 연결이 되고 나면 뿌듯하다. 교당마다 환경은 조금씩 다르지만 각지의 교무님이나 또래 친구들이 잘 끌어주고, 내가 어릴 때부터 보고 느낀 원불교를 새로운 친구들에게 또한 보여줄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나는 편하게 자리에 앉아서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손가락만 까딱거리면 끝이지만, 현장에서 직접 인연들을 챙겨서 쉬지않고 교화하시는 분들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인연들이 끝까지 잘 이어져서, 20년 뒤에도 교당에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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