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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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05.2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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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속에서 무아봉공 정신 다진 봉공회 첫나들이
어머니!
제가 아주 어렸을 적 기억속에 어머니는 유난히 희고 고운 피부에 연약하기만 했는데 세월이 지난 지금의 모습은 너무도 강하고 한없이 크신 거목같은 느낌입니다.
유별나신 할머니, 참 많이도 어머니를 힘들게 하셨는데. 밥이 질면 질어서, 되면 되다고 타박하시며, 밥 그릇까지 던지시던 할머니.
넉넉하지 않은 살림에 좁은집에서 할머니 모시고 어린 쌍둥이 조카들까지 맡아서 키우시던 어머니. 오직 우리 4남매 구김없이 바르게 키우시고자 애쓰신 어머니.
젊은시절 아버지의 잦은 부재에도 아무일도 없는듯 언제나 한결같이 집에서 혹은 일터에서 묵묵히 당신의 할 도리 다하신 어머니. 철없던 시절 “왜 그렇게 사냐고 나 같으면 그렇게 안 산다”고 짜증낼때 어머니께서는 “지는게 지는게 아니다. 엄마한테는 그 무엇보다 중요한게 있다. 그것들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하고 참는거다.” 라고 하신 말씀 이제사 그뜻을 헤아리고 이해할수 있습니다.
그렇게 어머니를 힘들게 하셨던 할머니께서 어머니 손을 잡고 용서를 구하며 화해를 하시고 편안한 마음으로 생을 마감하셨을때 어머니의 사랑과 인고의 세월이 너무 고맙고 자랑스러웠습니다.
거동이 불편하신 아버지를 걱정하는 자식들의 마음을 편하게 하고자 “너희 아버지 수발은 나밖에 못든다. 아버지는 엄마가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아라” 하시며 당신 몫으로 끌어 안으신 어머니.
지금 생각해보니 어머니는 우리들 앞에서 단 한번도 눈물을 보이지 않으셨습니다. 고통을 고통으로 생각지 않으시고 기도하시며 어머니 안에서 보듬으시고 항상 최고의 결론으로 승화시키시는 어머니. 어머니께 감사와 존경을 드립니다.

글 - 사직교당 법호수여식에서 박혜월 교도의 큰딸 공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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