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보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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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1.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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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사생활 마치고 원불교학과 입학하는 이혜진 교우
지난 1년간을 돌아보니 현재 나의 모습은 인과보응의 진리에 근거한 너무도 당연한 결과였다. 특히, 내가 원불교학과에 낙방을 했다가 재수를 해 합격한 일은 잊을 수 없는 사은님의 크신 은혜였다. 고3때 친구들은 죽기 살기로 공부를 할 때 나는 “대충해서 들어가지”하는 생각으로 일관했다. 그 결과 원불교학과에 낙방하였던 것이다. 그래서 방황도 하고 여기저기 혼자 돌아다니다가 문득, ‘내가 이러면 안 되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어 권도갑 교무님께 전화로 대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도봉교당에서 간사생활을 하고 싶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흔쾌히 승낙하셨다.
처음에 교무님은 나에게 과거정리를 하라고 하셨다. 그래서 먼저 원불교학과에 낙방했던 것을 정리하여 보니, 그 일은 나에게 잘못된 일이 아니었다. 내가 만약에 자신감도 없이 원불교에 대한 소중함을 모르고 합격을 했었더라면 나는 나 자신을 모르고 남을 가르치는 위험한 삶을 살았을지도 모른다. 그걸 아시고 사은님이 나에게 마음공부를 하라고 이렇게 도봉교당에 보내 주신 것 같다.
교당에 살면서 부모님과의 갈등을 많이 해결했다. 부모님은 “왜 이래라 저래라 간섭을 하실까, 왜 나를 못 믿어 주실까” 하는 분별 속에서 원망하고 있었다. 이번 여름에 부모님이랑 금강산 여행을 다녀왔다. 그때 교무님은 부모님이 하자는 대로 하라고 숙제를 내주셨다. 하지만 내 등산장비가 없다고 부모님이 시내에 나가 신발과 옷을 고르면서 말다툼이 있었다. 가격이 전부 10만원에서 30만원이었던 것이다. 나는 내 생각에 빠져서 이렇게 비싼 것을 왜 사느냐고 부모님께 항의하였다. 다녀와서 다시 돌이켜보니, 내가 큰 착각 속에 살고 있었음을 발견했다. 우선 금강산 가자고 하셨을 때 나의 분별은 처음부터 어른들이 가는 곳에 젊은 내가 왜 가나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나는 부모님의 사랑을 모르고 그저 거부만 하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 내 앞에 일어난 일은 인과의 진리에 의해 일어났어야만 하는 결과들인데, 그 상황들을 나는 거부해 왔다. 그러다 보니 괴롭고 고통스러운 삶을 살았다. 지금 내 앞이 은혜인지도 모르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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