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암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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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3.2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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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성 편집위원 칼럼-교화혁신의 소프트웨어를 찾아서
교당과 교무님에 대한 내 첫 기억은 사십년 전 어머니 손을 잡고 처음 가게 된 대구교당에서 출발한다. 통 넓은 회색 바지를 입으시고 단아하게 앉아 계시던 교무님 두 분, 넓은 법당 마루 저 편에 모셔져 있는 일원상, 그 일원상 주변에서 피어나고 있던 향내음, 그리고 둥그런 원이 그려진 저 벽 속에 부처님을 모셔놓은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 등은 교당에 처음 발을 디딘 여섯 살배기의 기억들이다. 유년회, 학생회, 청년회를 거치면서도 이 기억들은 선명했고, 다정하고 포근했던 교무님들에 대한 기억들 역시 인생의 중반을 넘어서는 지금까지도 내 마음 한 구석에 자리 잡고 있다. 아마 내 삶에 교단과 교당에 대한 어떤 근원적인 열정이 있다면 이는 어린 시절 접했던 이러한 기억에서 출발하지 않나 싶다.
지난 3월 11일자 원불교신문에는 ‘유아교육을 통한 교화 활성화 방안’이라는 주제의 두 번째 기사가 실렸다. 어린이집이 교당의 동네교화에 매우 중요하다고 평소에 생각해 왔던 필자로서는 정말 눈이 번쩍 뜨이는 기사였다. 어린이집 운영은 교당이 지역사회에 다가갈 수 있는 좋은 길이기 때문이다.
실제 어린이집이 있는 교당은 지역 사회에 원불교를 인식하게 만드는 데에 좀 더 쉽고, 이는 교화에 있어 하나의 활로가 된다. 주변을 돌아보면 상당수의 신입교도들은 대개 어린이집을 통해 원불교에 접한 교도들이고, 30, 40대 젊은 교도가 없어서 고민하고 있는 대도시 교당의 대부분은 어린이집을 운영하지 않고 있는 교당들이다.
이제는 내 아이, 남의 아이 가리지 않고 국가와 교단의 동량으로 길러내야 하는 시대가 왔다. 이런 현실에서 우리 어린이집을 교화 공동체, 교육 공동체, 육아 공동체로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30-40대 젊은 재가교역자들이 어린이집에 보육교사로 참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무엇보다도 시급한 것은 다른 종교처럼 전국 대도시 지역에 보육교사 양성기관을 교단 차원에서 설립해서 지원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곳에서 보육교사 자격을 받고, 원무 서원을 세운 30, 40대의 재가 교역자들이 지역사회의 유아들을 맡아 기르는 날 우리가 숙원으로 여기는 동네교화도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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