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이선종 서울교구장 취임식 축시
미륵을 염원하여 오랜 기다림으로 오신 우리 스승님 영산에서 변산에서 오만 년 경륜을 갈고 닦았거니 1924년 봄, 하산 길에 한 소식 전하고자 남산 조선신궁이 내려다보는 경성역에 첫발 내딛고, 당주동, 창신동 혹은 돈암동에서 어찌 겨우 북악과 한강만 찜하였으랴.
지구촌 밝힐 ‘동방의 등불’ 우리이거니 서울은 세계로 세계는 서울로, 구호도 장하건만 정도 6백년 이 서울바닥에서 왜 우리들 이리도 작게 사는가? 동서남북 좌우상하 잘도 쪼개서 쪽박 살림에 징하게도 속을 태우는가?
마침내 보신각 쇠북이 운다. 낳으라고 낳으라고 낳으라고 해 닮은 알을 품고 만삭이 되어?? 알자리를 보느라 알자리를 보느라 견디며 기다리던 알을 이제 낳아보라고 대박 살림 엮을 빛을 낳아보라고 우레인 양 오늘 새벽 쇠북이 운다.
열두 폭 치마폭에 서울을 안고 지구를 안고 어디 한번 미리내 같은 꿈을 펼쳐 보이시라. 검은 암소〔玄牝〕의 꽃철을 피워 보이시라.
※ 이 글은 이경식 교도가 종타원 이선종 서울교구장 취임을 축하하는 뜻으로 발표한 축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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