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갯벌 파괴 중단을 위한 원불교 선언문
상태바
새만금 갯벌 파괴 중단을 위한 원불교 선언문
  • 전재만
  • 승인 2001.05.26 01: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 세상 모든 만물은 서로 없어서는 살 수 없는 은혜의 관계로 되어 있으며, 어느 것 하나
그 존재 의미가 없는 것이 없다. 천혜의 축복받은 터, 새만금은 우리들에게 풍부한 수산자원
을 제공해주고 오염된 강물들을 깨끗하게 정화해 주며, 수많은 철새들의 보금자리로 한없는
은혜를 베풀어 왔다.
우리나라에서 한해 동안 없어지고 있는 만큼의 농지를 만들어 내는 일이 십 수년의 세월과
수 조원의 돈과 수백 수천만의 생명과 맞바꿀 만큼 정녕 중요한 것인가. 그 넓은 간척지를
메우기 위해 인근 산이란 산은 모두 깎아내어 없애버리겠다는 발상이 정녕 그 큰 은혜에 대
한 보은인가.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을 너무 쉽게 잊고 있다. 이미 썩을대로 썩어서 더 이상 대책이
없어 결국 방조제를 허물어 버리고만 시화호의 교훈을 우리는 너무나 쉽게 잊어버렸다. 그
곳에 유람선을 띄우고 관광단지를 개발하겠다고 한 정부 당국자들은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환경부는 새만금에 생길 호수의 수질 악화를 감당할 수 없다고 한다. 바다와 갯벌을 담당하
는 해양수산부도 새만금 간척사업은 불가하다고 한다. 각 종단마다 교단 차원에서 새만금의
생명을 지키겠다고 하고 있고 시민사회단체 및 환경단체들마다 새만금 개발만은 반드시 막
아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제 더 이상 새만금 개발을 통해 나의 이익을 챙겨보겠다는 이기주의는 버려야 한다. 나
의 이익은 공중(公衆)과 천지자연 모두를 위한 이익이 되어야 한다는 대종사님의 자리이타
(自利利他)의 정신을 본답아 이제는 더 이상 인간의 경제논리에 천지의 생명을 희생시켜서
는 안된다.
우리는 개발을 통해 이권을 챙기려는 소수의 이익집단이나,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도
민의 의사를 호도하는 정치로 인하여 이 아름다운 갯벌이 훼손되는 것을 결코 원치 않는다.
우리는 흐르는 강을 막아 죽음의 호수를 만들고 아름다운 산을 깎아 바다를 메우려는 어리
석은 인간들에게 분명히 천지배은의 결과가 있으리라는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
정의는 죽기로써 실행하고, 불의는 죽기로써 하지 말자는 우리의 결의를 이 시점에서 다시
확인하고 더 이상의 파괴를 중단할 것을 우리 원불교인들은 엄중히 선언하는 바이다.

원기 86년 5월 14일 원불교 천지보은회 공동대표
이선종, 이성택, 황인철, 김혜전, 김덕전, 한지성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