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사무소를 시민교화의 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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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사무소를 시민교화의 장으로
  • 한울안신문
  • 승인 2001.10.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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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현 교무의 요가문화센타


김계현 교무"남서울교당


요가로 여는 아침
10월9일 서울시 동작구 흑석동에 자리한 흑석 1동 문화센터에는 이른 아침부터 요가를 하기 위해 모인 주민들로 명상음악과 숨 고르는 소리가 문화센터를 잔잔하게 메우고 있다.
“숨들이 쉬시고 내 쉬고 호흡과 의념을 함께 하여 동작을 하나 하나 옮기십시오”
김계현 교무의 지도에 따라 15명의 요가교실 회원들이 몸과 마음과 정신을 하나로 모으고 있다.
3개월 동안 요가를 해온 이의정 주부는 “등산과 에어로빅을 해 본 적이 있는데 요가는 다른 운동과는 달리 몸이 가볍고 기운이 생기며 생활에도 활력을 불어넣는다”며 요가의 효과에 대해 말하고 “단전호흡을 배우려고 갔더니 수강료가 제법 비쌌다”며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문화센터 개관
서울교구 남서울 교당의 김계현 교무는 작년 8월 문화센터 개관을 앞두고 시민교화를 목적으로 요가 교실을 열었다.
“요가교실을 시작하게 된 것은 ‘동네교화로 낙원동네 이루자’는 교구교화의 방침에 따른 아이디어였습니다. 어떻게 하면 동네교화를 활성화 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우선 현장조사를 해야 된다고 생각해서 각 동의 동장님들을 찾아 뵙게 되었습니다. 흑석1동 동장님과 대화를 나누다 보니 2001년부터 동회가 주민자치 센터로 변할 것이라는 말씀을 듣게 됐고 특히 이 지역을 위해서는 건강문화에 관련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작년 6월경이었다. 김계현 교무는 원불교 교학과 시절은 물론, 대학원 시절 논문준비를 위해 정신세계원에서 배웠던 선, 요가, 명상, 기공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하나씩 검토하면서 흑석동 주민들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준비해 나갔다.
“8월1일 개강을 했는데 30명 모집에 50여명이 왔어요. 너무도 좋은 점은 회원을 따로 모집하지 않아도 동작구 차원에서 모든 홍보와 회원모집, 시설을 제공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처음 시작한 것은 선(禪)에 있어서는 단전주법을 주로 하고 요가는 하타요가, 그리고 10상 서원선을 지역주민들에게 맞게 활불서원선으로 바꾸어서 기공을 했습니다. 10상서원선을 할 경우, 종교적인 반감을 갖게 될 것을 염려해 10상서원선이 대종사의 깨달음을 닮아간다면, 활불서원선은 내 스스로의 수행을 통해 깨달음을 얻어 가는 것을 목표로하는 것이었습니다”
과연 현대인들에게 선요가라는 것이 해볼만한 것일까? 반응은 의외로 빨랐다.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대부분 시작합니다. 그러나 조금 하다보면 확실히 마음과 몸이 변하는 것을 누가 말하지 않아도 스스로 느끼게 됩니다. 처음 회원을 모집할 때, 원서에 신체중 안 좋은 부분과 가장 변하길 바라는 부분에 대해 기록하게 했는데, 짧은 요가를 통해서도 곧바로 몸의 변화가 일기 시작한 거죠. 누구나 느끼게 되는 것은 우선 살이 빠진다는 겁니다. 그리고 신체중 무릎이나 허리, 등 결리던 통증이 말끔히 사라집니다.”
소문은 입에서 입으로 금새 퍼졌다. 특히 중앙대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새벽반은 인기가 좋아서 그해 11월 13명의 중앙대생들로 [중앙대 원불교학생회]를 만들게 된다. 그러나 겨울이 되자 난방문제로 잠시 휴식기간을 갖게 되고 올해 3월부터 동작구 동회가 정식으로 주민자치센터로 개설하게 됐다. 그 사이 동작구는 서울시로부터 우수복지문화시설 운영상을 받게 되고 김계현 교무는 구청장으로부터 특별공로상을 수상한다. 3월에 첫 개강을 시작해 1기, 2기, 3기, 현재 4기가 요가를 하고 있으며, 동작구 지역주민들의 요청으로 흑석동 1동에 이어 동작구 본동, 흑석2동에서도 요가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이제 회원들이 얼마나 잘 하는지 모릅니다. 기본요가의 경우는 수강생들이 돌아가면서 직접 지도하도록 하고, 본요가와 선요가를 지도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살이 찌기 쉬운 부분에 집중하는 ‘다이어트 요가’를 하고 있는데 반응이 좋습니다”

몸 공부 마음공부
본래 요가가 단순한 운동이 아닌, 마음과 정신을 같이 단련하는 것인 만큼, 김계현 교무는 24시간 요가를 강조한다.
“요가를 마칠 쯤에서 원불교 교전의 좋은 법문을 하나씩 낭독해 드립니다. 그런데 주민들이 이 시간을 아주 좋아하고 그 법문을 생활에서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발견합니다.”
한 주부는 부부생활에 권태를 느끼고 남편을 원망하다가 이혼까지 결심한 경우가 있었으나, 김계현 교무는 원불교 교전을 인거해 원망이 어디에서 오는지 그 마음을 잘 관찰하게 하고 남편을 이해하도록 도왔다고 한다.
“그렇게 하니 남편이 변하더라는 겁니다. 아니 그 전에 그 주부님이 변하셔서 생긴 일이겠지만요. 그러면서 그 가정이 단란해지자, 그 주부님이 항상 앓고 있던 신경성 위장병도 저절로 없어지더랍니다.”
역시 마음과 몸은 둘이 아니었다.

34명의 입교원서
김계현 교무가 고민하다가 지난달 시작한 것이 또 하나 있다. 그것은 ‘기도’다.
“제가 원불교 교무인 것은 다들 아니까. 가정을 위해서, 혹은 자기 자신이나 특정인, 돌아가신 분을 위해서 기도 드리고 싶은 분들이 계시면 함께 기도하자는 제안을 했어요.”
김계현 교무는 이렇게 해서 몇 일전 34명의 입교원서를 교구에 제출했다. 요즘 그의 가장 큰 행복은 무엇일까.
“요가문화센타를 개설해서 회원들과 함께 선요가 할 때입니다. 요가를 마치고 합장한 체로 고요히 회원들과 읊조리는 기원은 ‘어떻게 이렇게 평안하고 행복하고 따뜻한 기운이 맴돌 수 있을까’ 섬뜩 놀라면서 이것이 공부고 교화고 수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김계현 교무가 바라는 것은 이런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센타의 적극적인 활용이다.
“먼저 지역상황을 조사하는 것이 중요하겠죠.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도 생각해봐야 하겠습니다. 그러나 의지만 있다면 각 지역의 문화센타는 너무도 좋은 여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회원모집, 회원관리, 장소제공, 거의 모든 것을 지원해줍니다. 지역 문화센타가 잘 활용이 된다면 동네교화를 위해서도 좋은 방안이 된다고 생각합니다.”<취재: 전재만 기자><요가문화센타 운영시간>
△ 흑석1동 동사무소 화·목 9시∼10시
△ 본동 동사무소 금 2시∼4시
△ 흑석2동 동사무소 수·금 9시∼10시
△ 남서울교당 814-4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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