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개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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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개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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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3.02.2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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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변호사


현재 핵문제는 우리나라와 일본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핵은 점점 없어지는 추세에 있습니다. 핵은 스웨덴이나 노르웨이, 북유럽 등은 이미 사라졌고 독일의 경우에도 핵발전소 가동 중지를 결정한지 오래되었습니다. 핵발전소는 위험해서 사고가 나면 엄청난 재앙을 초래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정부는 그것을 은폐하려고 노력하는 것을 다 알고 계실 것입니다.
그리고 원자력이 없이도 얼마든지 대안적 에너지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 북유럽의 사례를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원자력 발전을 포함해서 인류의 평화와 생명을 위협하는 문제가 많습니다. 북한산 터널 공사만 해도 굳이 그렇게 산을 뚫지 않아도 외곽으로 길을 내면 되는데 말이죠. 일단 뚫으면 막을 수 없는 것입니다. 새만금 사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랜 세월동안 이루어진 자연환경을 편의시설을 만들기 위해서 파괴하고 어부들의 생활터전을 빼앗아 가는 것을 우리는 반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환경을 파괴하는가? 그 밑바탕에 이익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환경을 파괴해서 지역의 발전과 이익을 남기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실은 환경을 보존함으로써 잠재적으로 더 경제적인 가치가 있다는 것을 사람들은 모르는 것 같습니다.
저는 검찰개혁을 주장하면서 ‘대한민국 검찰이 바뀌면 환경도 바뀐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만약에 서울 지방 검찰청에서 한강에 오염물을 버린 사람을 끝까지 추적해서 법정 최고형을 내린다면 한강물은 맑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기업하는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당연히 오염원을 뿌리게 되어있습니다. 그 이유는 오염방지 시설을 설치하고 관리하려면 큰 돈이 들기 때문에 홍수가 나면 그 때 몰래 폐기물을 버립니다. 또는 평소에 환경부처나 검찰청 경찰에 로비를 잘하면 걸리지 않습니다.
제가 시민운동을 하면서 너무나 많은 문제가 발견됩니다. 환경문제는 하나의 부분일 뿐입니다. 예를 들어서 정치개혁을 이야기 해보면 2002년 한해에 건전한 정당 발전을 위해서 국고에 보조해 준 돈이 1천1백 억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돈을 각 정당에서 어떻게 쓰였는지 조사를 해보았습니다. 각 선거 관리 위원회에 가서 일일이 체크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전체 쓴 돈 중에 절반이상이 영수증이 없습니다. 공적 자금 165조원. 자금이 부실한 대기업에 국가가 기업에 빌려준 돈입니다. 한보철강과 대우가 망하면서 국민 개인에게 55만원의 부채가 짊어지게 되었는데 어느 누구 하나 열 받아 하는 사람들이 없는 것입니다.
1975년에 감옥에 있을 때 성경책을 읽으면서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수없이 많은 교회와 크리스찬들이 많은데 왜 이렇게 정치, 경제, 사회의 부패 속에 살아가는지 이해 할 수 없습니다. 불교도 마찬가지입니다. 왜 이런 부패된 사회를 제도하려고 노력하지 않습니까? 원불교는 어떻습니까? 여러분의 모토는 개벽이지 않습니까? 정신개벽이라는 것을 잘 모르지만 자신을 비롯한 모든 사회 개혁을 말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은 이 추운 날씨에 이 땅의 생명, 평화, 환경이라는 화두를 가지고 개혁을 이루고자 앉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우리 사회에 여러 가지 문제가 많지만 이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주체가 없습니다. 정치개혁만 하더라도 정말 힘듭니다. 정치인들 스스로의 개혁이 힘듭니다. 국민들의 강요가 아니면 안 됩니다. 재벌개혁도 마찬가지입니다. 재벌들 스스로의 투명성이 없으면 안 되는 것입니다. 언론은 어떻습니까? 신문이 가판대에 나오면 즉시 각 정당이나 기업홍보과로 들어가 자신들에게 불리한 기사를 보면서 축소하거나 삭제해달고 로비를 합니다. 그러면 다음날 신문에 그 내용이 바뀌거나 삭제되는 것입니다. 정치, 경제, 종교, 언론이 이렇게 부패해서 도대체 누가 이 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됩니다. 현재 여러분들이 인수위원회 앞에서 1인 시위를 하시죠. 제가 한 때 국세청이 한 기업의 세금을 눈감아 준 사실을 알고 국세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결국, 한달이 지나서 세금을 부과하게 만든 경험이 있습니다.
시민운동을 하다보니 잠시만 한눈을 팔면 부패가 파고드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정말 시지프스의 신화처럼 문제 하나를 해결하면 자꾸 또 다른 문제가 생깁니다. 마치 파도가 계속 밀려오듯이 그런 심정으로 시민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간사 60명과 회원 만 명으로 엄청난 사회 문제 앞에서 시민운동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원불교 교무님들과 교도님들은 우리 참여연대보다 훨씬 더 많은 숫자로 이 사회에 빛과 소금이 되고자 하는 서원으로 일하고 계시지 않습니까. 삐뚫어지고 부패한 우리 사회를 바로 잡으려는 개벽을 하시고 계시는 것입니다. 이런 운동을 하면서 저는 세상을 바꾸는 일은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되고 행동과 실천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여기 교무님들께서도 이 운동에 동참하고 앞으로도 열심히 해주시길 부탁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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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3 #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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