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연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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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3.05.01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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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율스님
저도 단식을 해본 사람으로서 김성근 교무님의 단식농성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어집니다. 단식을 하면 많은 공포와 불안이 엄습해 옵니다. 그러나 이런 불안과 공포보다는 들어주는 사람 없고 같이 메아리쳐 주는 사람들이 옆에 오지 않는 것이 가장 불안하고 떨리고 힘든 부분입니다. 그래도 이렇게 많은 분들이 오신걸 보니까 저도 마음이 많이 놓이고 아마 김성근 교무님도 많은 힘이 나실거라 생각합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단식을 하면서 몇 가지 느낀 것이 있습니다. 저희는 고속철도 문제를 가지고 백지화 공약을 했지만 사실은 대통령이 아니면 행정당국인 건교부가 이 문제를 결코 풀 수가 없습니다. 우리 마음이 밝아져서 변하고 우리가 바꿔야만 윗사람들도 변하고 바뀐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원망과 실망을 높은 곳에 있는 분들에게 저희 책임까지 떠맡기고 우리는 어떻게 살아왔는지, 우리는 생명에 대해 어떻게 느꼈고, 어떻게 우리 땅에서 생명들을 잃었는지를 되돌아보는 일이 적었다는 생각을 하면서 늘 참회와 반성과 이런 만남이 어떻게 하면 많은 사람들과 같이 아름다운 공유를 할 수 있을지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 새만금 사업 때문에 수경 스님과 문규현 신부님, 김경일 교무님, 이희운 목사님이 삼보일배를 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여기서 김성근 교무님은 단식을 하고 있고 또 다른 곳에서는 들리지 않고 보이지 않게 싸우고 계시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얼마 전에 20년 동안 도로공사를 하시던 분이 저를 찾아와서 하시는 말씀이 “20년 동안 공사를 하다보니까 자기가 한 것이 공사가 아니라 온 국토를 난도질하는 일이였다”고 말하면서 “하지만 지금 와서 일을 중단하자니 먹고 살 일이 걱정되니 이제부터라도 일요일마다 산에 나무 한그루를 심으며 참회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이것이 바로 참회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이 모이셔서 생명과 환경을 위해 참회하고 싶으시면 돌아가시는 길에 마음의 나무를 심고 잘 키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의 이 뜻이 저 하늘에까지 메아리치고 저 땅속 미물에게까지 미칠 수 있도록 저 역시 기도하고 함께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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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2 #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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