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는 왜 핵정책 전환과 핵폐기장 백지화를 촉구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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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는 왜 핵정책 전환과 핵폐기장 백지화를 촉구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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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3.07.1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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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1일 산자부와 한수원의 지원을 받고 영광군에 핵폐기장을 유치하려는 6백여명의 영광군 핵폐기장 유치위원이 폭력적으로 원불교 영산성지에 불법침입하여 화분과 유리창을 부수며, 각목을 들고 난동을 부리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이러한 사태앞에 참여정부를 내세우며 대화와 협력으로 모든 것을 풀어가겠다던 노무현 정부에 대한 신뢰가 무너짐은 물론이요, 더욱이 정부 산업자원부와 그 기관인 수력원자력(주)이 돈으로 지역민과 수력원자력 직원을 동원하여 이와같은 일을 벌였다는데에는 놀라움과 실망, 분노를 금할 수 없다.
법과 질서로 국민의 화합과 안녕을 이끌어야할 정부가 오히려, 금품을 이용하여 지역민의 갈등을 부추기고 불법침입과 난동으로 종교성지를 유린한 이번 사태는 노무현 정권의 무능력과 산자부와 한수원의 부도덕성을 만천하에 공개한 것과 다를 바 없다.
원불교의 창시자인 소태산 대종사는 모든 사람이 부처이며 모든 일이 불공임을 선포하며, 물질의 노예로 고통받는 모든 생령을 낙원세계로 인도하고자 원불교를 창시하였다. 이런한 바에 영산성지만 성지가 아니며, 사람이 사는 어느 곳 어디라도 성지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우리가 분노하고 안타깝게 여기는 것은 영산성지는 한 가정을 비유할 때, 그 조상의 묘처럼 원불교 전교도가 원불교 창시자의 정신을 체받고 수행과 신앙을 기르는 곳이다. 그런 영산성지를 유린한 것은 한가정의 정신적인 근원인 조상의 묘를 파헤친 것과 같은 중대한 범죄행위다.

핵정책 전환을 위한 노력
원불교는 작년 11월 ‘핵폐기물 처분장 설치 반대 원불교 성지수호 대책위원회’를 발족하고 12월 영광군 남천로에서 7천여명이 모여 영광 핵폐기물장 설치 반대 궐기대회를 가졌다. 2월3일부터 서울에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건물 앞에서 환경단체와 연대하여 핵폐기장 설치 백지화와 핵발전소 건설 반대시위를 시작으로 2월5일 영광핵폐기장 후보지 선정 백지화 기도회(세종문화회관 앞, 250명 교역자참석), 2월13일 핵폐기장 백지화 및 핵발전시설 반대 출가교역자 비상총회(사직공원, 1,200명 교역자 참석), 3월21일 원불교 성직자 1백일 단식기도시작, 3월27일 대학로 집회 2천여명 참석, 전국 각지 1만명 집회, 3월28일 김성근 교무 36일간 청와대 앞 단식기도, 4월29일 3일간 1천여명이 참석하는 촛불기도, 6월30일 원불교 성직자 100일 단식기도 회향 및 촉구, 7월3일 허종화 교무 무기한 단식 및 영광군청에서 홍농원전까지 사은헌배 수행 시작을 시작했다.

원불교 교단이 핵정책 전환과 핵폐기장 건설 중단을 촉구하는 까닭
이런 모든 시위와 집회, 또 계속된 기도회를 거쳐 단 하루도 쉬임없이 전국 곳곳에서 기도회와 1인시위를 계속 이어 갔다.
원불교 출가재가 교도들은 왜 종교 본연의 임무와 책임을 뒤로 하고 단식과 삭발, 철야기도회 등을 계속하며, 정부와 언론에 항의하고 반대해 왔던가?
그것은 진실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핵발전소를 지으면서도 이미 엄청단 거짓과 속임수를 써왔다. 핵발전소는 안전하고 값싼 전기를 만들며, 우리 나라의 여건상 핵발전 만이 유일한 대체 에너지 정책인양 선전해 왔다.
그러나 영광에서는 달랐다. 핵발전소가 들어서고 무뇌아가 태어나는가 하면, 여러 기형아가 출산되기도 하고, 핵발전소가 들어선 지역의 주민들은 점차 떠나고 폐허로 변해갔다. 주변의 농산물과 해산물은 점차 뜨거워진 바닷물에 생산량이 줄고 핵발전소 주변의 농산물이라는 이유로 판매가격이 떨어졌다. 관광산업에서도 다른 지역처럼 활발한 개발계획이 수립될 수 없었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문제는 핵발전소와 핵폐기장에 대한 진실이 하나 둘 밝혀지면서다. 방사능은 선전처럼 안전하지 않다. 세계 어느 곳에서도 아직 고준위 폐기물 관리시설이 없다. 플루토튬-239는 단 1그램만으로 1백만명이 폐암을 일으킬 수 있으며, 세슘-137은 관객으로 가득찬 극장에 단 한 방울만 떨어져도 그중 절반이 15분안에 사망할 만큼, 상상을 초월한 독성을 지니고 있다. 또한 그 독성이 절반으로 주는데 플루토늄-239는 2만4천년이 걸리고 테크네슘-99는 21만년이 지나야 한다. 콘크리트 폐기장의 수명이 2~3백년에 불과한 것을 염두에 둔다면, 핵폐기장의 안전성은 현재의 과학기술로는 도저히 안전을 유지할 수 없는 것이다. 거기다가 핵발전소는 겨우 30년의 수명인데, 단 30년 동안 전기를 사용하고자 거의 영구적으로 그 땅을 지구상에서 격리시키고 관리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원불교 교단이 정부의 핵정책과 핵폐기 시설 설치에 대해 모든 교단의 힘을 모아 끝까지 저지하고자 하는 이유는 이와같은 상상을 초월한 진실 때문이다. 최희공 교수(고려대 기계공학)는 핵의 위험성이 갖는 진실에 대해 안다면, 오늘날 벌어지고 있는 핵폐기장 건설이 우리 민족의 역사상 가장 크고 중대한 사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만년의 역사를 가졌다고 자랑하는 우리 민족이 잠시 잠깐 사용할 전기를 위해 수만년, 아니 영원히 계속될 민족의 앞날을 기형아와 각종 질병과 죽음의 공포로 몰아 넣어서야 되겠는가!
오죽했으면, 정부와 한편이 되어야할 영광군 군수와 군의회, 국회의원은 물론, 영광군청 직장협의회 공무원들까지 성명서를 발표하여 핵폐기장 건설 시도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겠는가!
핵발전 정책과 핵폐기장 건설을 둘러싼 문제는 단순한 전력 정책이나, 지역의 문제가 아니다. 노무현 정부가 그 어떤 사안보다도 중대한 민족의 생존과 관련된 문제임을 하루 빨리 인식하고 대책에 나서야 한다.

힘과 정성을 모으자
1919년 소태산 대종사는 따르는 9인제자들에게 물질의 노예가 되어 한없는 고통 가운데 살아갈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하늘에 기도 올리게 하였다. 9인 선진은 목숨과 맞바꾸어서라도 창생을 구원하겠다고 진리 앞에 서약했다. 오늘 많은 출가 재가 교도는 핵발전 정책 전환과 핵폐기장 백지화를 위해 그날의 사무친 정성과 기도를 다하고 있다.
산자부와 한수원은 그동안 모든 정책과 결정을 비민주적으로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진행해 왔다. 반핵운동은 오늘날 원불교 교단의 가장 시급한 제도(濟度) 사업이다. 비민주적인 핵폐기장 설치 사업을 백지화시키고 우리 나라 전력 정책을 공개적이고 민주적으로 해결해 나갈 때까지 힘과 정성을 모으자. 사필귀정(事必歸正)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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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0 #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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