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설교문화의 오늘과 내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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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 설교문화의 오늘과 내일(2)
  • 한울안신문
  • 승인 2005.06.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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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 사상연구원 특별 좌담
사회(김도공 교무, 사상연구원) : 사상연구원에서는 개교 100주년을 맞아 교단을 총체적으로 점검하는 시간을 마련하고 있다. 사회적으로 원불교의 가장 큰 특징은?
이종원(잠실교당, 경희대 교수) : 가장 큰 특징은 시대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는 점이다. 교단 초기에는 혁신적인 종교로, 70-80년대에는 산업화와 정의 구현의 시대상황을 이끄는 계몽운동으로 앞장서 왔다. 하지만 전반적인 이미지는 긍정적임에도 불구하고 90년대 들어 침체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조휴정(강남교당, KBS 3Radio PD) : 입교 전에 총부홈페이지에서 설법동영상을 많이 접했는데 젊고 활기차다고 느꼈었다. 그런데 막상 교당에 가게 되니 새로운 교도들에게 우호적이지 않는 등 교화에 적극적이지 못한 느낌이 들었다. 특히 원불교 행사의 형식이 많이 낙후 되어있다. 요즘은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감각적이지 못하면 의미가 없는데 그런 의미에서 원불교 행사는 현대적이지 못하다. 또, 원불교도들의 특징 중 하나는 감사를 생활신조로 하기 때문에 불평불만이 없다는 것이다. 체제 순응적인 마인드가 적극성을 떨어지게 하는 듯하다.
박혜훈(교화훈련부) : 원불교의 인상은 정녀와 합리적이고 훌륭한 교법의 이미지로 대표된다. 정통적인 한국인, 포용적인 인간상의 느낌과 매치된다.
사회 : 법회에 있어 설교의 비중은?
조경철(전북교구 청소년 전담 교무) : 설교는 교법을 전하는 수단 중 하나이다.
박혜훈 : 아무리 이미지적인 교화가 중요한 시대라지만, 여전히 의식위주의 비중이 크다. 교도들이 법회를 통해 가질 수 있는 감동은 설교에 담는 메시지이며, 비중이 가장 크다고 본다.
조휴정 : 입교한지 오래되지 않아 설법의 비중이 매우 크다. 교법이라는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므로 교무의 설교법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솔직하고 현실적이어야 하며 유머도 있어야 한다. 또한 현대의 트렌드에 맞춰 쌍방향의 대화가 가능한 설교가 되어야 한다. 현실에 부대끼는 사람들에게 어려운 이야기를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100년 전의 교법은 시대를 앞서가는 세련되고 놀라운 생각들인데, 반대로 설교는 고루하고 지루한 경우가 많다.
조경철 : 교무도 연예인이 되어야 하는 시대다. 교도들에게 인기가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교무는 어때야 한다’ 등의 교무에 대한 보수적인 시선을 탈피해야한다. 교도들의 입장을 배려한 파격적인 설교를 해왔는데, 설교 내내 세 번은 웃긴다는 생각으로 다가갔다. 교무도 실수를 하고, 교도들과 같은 고민을 하는 인간이다. 교도들은 교무의 실수나 부족한 점에 대한 예화를 좋아하고 인간다움에 매력을 느낀다.
박혜훈 : 설교시간만이 설교가 아니고 법회 전체를 이벤트화해서 그 속에 설법이 녹아들어야 한다. 법회 내내 설교와 관련해 연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이종원 : 나이든 교도는 어떤 설교든 잘 받아들이는 편이지만, 젊은 교도들은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설교를 원한다. 미래지향적인 설교는 합리성과 논리성을 내포해야 한다. 또, 성직자는 속세와 어느 정도의 거리를 두어야 하기 때문에 설교의 밀도가 두터워져야 한다. 교도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설교법을 전문가와 함께 기획하고 개발하는 기관이 필요하다고 본다.
사회 :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마케팅의 개념을 설교에 도입한다면?
조휴정 : 지금 방송에서는 오락과 교양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재미있지 않으면 보지도 않는다. 젊은 사람들이 교회에 가는 이유는 참여가능한 축제가 매우 다양하기 때문이다. 젊은 교무들이 주도해 젊은 트렌드에 맞는 원불교 행사를 개발해야 한다. 교무들이 법공부만 해서는 세상의 변화에 발맞추기 힘들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의 강의를 많이 듣고 새로운 기획을 주도하는 적극성이 필요하다.
사회 : 예전에 비해 설교의 지적 수준이 다소 낮아졌다는 분위기다. 지식인에게 효과적인 설교는?
이종원 : 이제는 모든 사람들이 지식인이다. 과학적 지식과 논리적인 이해법이 완벽해야 한다. 젊은이들을 위해서는 문화가 중요하지만, 현대는 종교외의 문화만으로도 풍요로울 수 있다. 문제는 현대인들이 가지는 공허감이며, 종교는 그러한 부분을 채워주어야 한다.
조경철 : 설교에 대해 교무들이 부담을 가지는 것은 법회가 일관성을 가지지 않아서이다. 설교가 그 날의 법회를 결정하는 정도에 머물러 있다. 교리가 바탕이 된다면, 교도들의 집중력을 위해 파격적인 시도를 해야 한다.
박혜훈 : 완전히 알면 그 하나는 온전히 전달할 수 있다. 교리에 대한 교무들의 철저한 연구가 우선되어야 한다.
이종원 : 지쳐있는 현대인들을 위해 정신무장을 해주어야 한다. 생존문제를 해결하면서 정신적인 안위를 주는 방법을 연구해야한다.
사회 : 교무의 삶이 현실과 유리되어 있어 현대인의 고민을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박혜훈 : 교단의 역사가 길지 않아 성장지향적이 되어왔다고 본다. 교무가 많이 노출되어 있으므로 오히려 영적인 부분을 강조해야 한다. 절실한 것은 교무가 스스로의 신앙심을 고취시키고 종교적인 내실을 다지는 시간들이다.
조경철 : 교무들의 경험은 결혼생활 등 현실과는 다소 동떨어져 한계가 있으므로 현실적인 대안의 연구보다는 종교생활을 통한 존재 자체의 자신감이 중요하다.
이종원 : 교도들은 현실을 통해 많은 경험을 하면서 스스로 훈련한다. 그런데 교무는 교도의 생활을 얼마나 이해할 수 있는가? 교도를 관리하는 데 있어서의 교무의 역할이 극히 미비하다. 젊은 교도들은 교무의 자질과 노력, 모범 정도에 대해 의심을 가진다.
교단이 교무에 대해 안일하고 무비판적이라고 본다. 학생이 교수를 평가하듯, 교도들도 합리적인 항목에 기준해 교무를 평가해야할 필요가 있다.
조휴정 : 친구에게 교전을 선물했더니 “너무 쉽고 구체적이니 교당 갈 필요가 없겠다”고 하더라. 교전에 쉽게 밝혀져 있으니, 교도들에게 감동을 주려면 교무는 더 많은 연구를 해야한다.
이종원 : 교무의 설교가 현실적이라도 보편성을 잃으면 신입교도들에게 호응을 얻지 못한다. 교단내의 일을 신입교도가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는가?
조경철 : 단상에서만 하는 설교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설교의 실패원인 중 가장 큰 것이 ‘시장조사의 미비’라고 본다. 교도들에 대한 인적, 사회적 조사가 필요하다. 또한 교당교무는 교도들에 대해 평소에 설교가 끝나있어야 한다. 잦은 접촉으로 관심을 가지고 평소에 긴밀함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종원 : 교도들은 감동을 주고 납득이 되는 설교를 요구하고 있다. 또한 자신의 고민을 들어주고 해결해주길 바라고 있다.
조경철 : 기독교에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는 모든 고민을 맡길 수 있어서라고 본다. 설교를 통해 미래에 대한 비젼을 주어야 한다. 교도는 결국 자신이 원하는 것을 기원하고 바라기 마련이다. 요구할 것은 요구하는 분위기가 필요하다. 이제까지의 교단이 공급자 위주의 시스템이었다면, 이제는 교무에 대한 교도들의 역공급이 요구된다.
이종원 : 교무도 잘잘못을 가려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은 물어야 한다. 교무는 현대인으로서의 교도의 욕구를 생각해야한다.
박혜훈 : 시청각교재를 적극 활용하는 방법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이제까지 기본적인 설교에 대해 체계적으로 배우는 과정이 드물었다. 경험자를 중심으로 체계화된 교육 프로그램이 절실하다. 대상, 예화선정, 시기 등 설교를 결정하는 조건들에 대한 연구도 뒷받침 되어야 한다.
조경철 : 좋은 설교의 시작은 교역자의 삶과 모습을 오픈하는데 있다. 그래야 자유로운 사고와 창의적인 설교가 가능하다. 또한 교단측에서 고정관념을 깨고 다양한 삶에 대해 수용적인 분위기를 가져야 한다. 현실에서 살아가는 교도들이 교당에서 위로받고자 하는 마음을 보상할 수 있어야 한다. 교무들은 설교에 목숨을 걸어야한다. 후진들을 위해서라도 교무들이 자각하고 교도들에게 편안한 교당을 만들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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