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에서 원불교의 위치와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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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에서 원불교의 위치와 미래
  • 민소연
  • 승인 2005.08.27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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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벽학교 1강 최준식 교수
원불교는 창시자가 우리나라 사람인 종교 중에 규모가 제일 크다. 또한 최초로 대학을 설립했으며, 방송국을 가진 유일한 민족종교다. 한국 사회의 전체적인 흐름을 보면, 경제사정이 나아지면서 점차 우리의 것을 찾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예술까지는 왔지만 종교까지는 오지 못한 상태다. 향후 20-30년, 국민소득 2만-3만 달러의 시대에는 원불교가 분명히 주목받게 된다. 사람들이 원불교를 찾을 그 때, 무엇을 보여줄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

민족종교 한계 극복

여타의 한국민족 종교들을 살펴보면, 사실 동학은 이미 그 종교적인 힘을 잃어버렸다고 볼 수 있으며, 세계적으로 발전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또한 증산교에는 전체적으로 주술적인 개념이 더 많다. 증산교도들을 보고 있자면, 주술적인 면과 현실세계를 혼동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민족종교가 가진 이러한 한계를 극복한 것이 바로 원불교다.
원불교는 교리자체에 ‘모든 종교는 하나다’는 관용을 갖고 있는 세계에서도 거의 유일한 종교다. 개신교가 비판받는 큰 이유 중 하나는 발생 이후 2000년이라는 긴 시간을 지나오면서도 배타적이고 보수적인 종교관을 전혀 수정하지 않은 점이다. 원불교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며, 특히 교리가 인간중심의 사상으로 되어있다는 것이 큰 매력이다. 또한 실지불공은 원불교를 내세울 수 있는 가장 큰 트레이드마크 중 하나다. 원불교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강점들을 교화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본다.
현재 종교계에서 개신교의 행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얼마전 갤럽조사에서 각 종교신자의 학력수준을 조사한 적이 있다. 불교신자 40%가 국졸인데 반해, 개신교는 대졸 학력이 40%였다. 또한 개신교는 전 국토를 교회화하고 있으며 큰 교회에서 브랜드 밸류를 높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순복음교회는 영상예배를 통해 주변의 작은 교회들의 신자들을 모으고 있다. 또한 교회에서는 힙합으로 찬송을 한다. 극보수의 가사지만, 힙합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젊은 층에게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이다. 원불교는 이와 같은 종교문화에 대해 잘 알고, 자극을 받을 필요가 있다.

브랜드가치 높여야

현대사회는 물질의 외양 등, 가시적인 느낌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전통적인 것과 현대적인 것이 조화된 일본 신종교의 건물처럼, 원불교도 교당의 외양이 브랜드의 가치에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특히 원불교의 얼굴로 발돋움 할 수 있는 서울교구의 건물은 가시적인 힘이 미미하다. 예를 들어, 전문가를 동원한 ‘표준교당 설계’는 어떨까. 원불교를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몇 개의 교당 모델을 만들어 택하게 하는 것이다. 이는 적은 비용으로도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원불교는 보다 세련된 종교문화로 브랜드 네임의 가치를 올릴 필요가 있다.

젊은이들이 찾는 종교로

원불교도 자체적으로 시대에 맞춰 변화하고 있지만, 그 속도가 너무 느리다. 이는 교단의 수뇌부가 적절한 비젼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불교의 상황은 한마디로 ‘충분한 능력, 불충분한 비젼’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점을 극복하기 위해 가능한한 많은 기관들이 서울로 이전하는 것도 고려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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