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려한 말솜씨, 번뜩이는 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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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려한 말솜씨, 번뜩이는 재치"
  • 한울안신문
  • 승인 2005.11.04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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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s "오늘 같은 밤 고영수입니다"


소란스럽고 과장된 슬랩스틱 코미디를 종식시키며 ‘개그’라는 개념을 창조한 전설적인 개그맨이자 ‘밤의 다이얼’, ‘즐거운 오후 2시’, ‘별이 빛나는 밤에’ 등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익숙한 입담꾼 고영수. 이제 그는 원음방송을 통해 우리 곁에 한 걸음 더 가까이 왔다.
저녁 8시부터 한시간동안 그의 편안하고 구수한 목소리를 FM 89.7Mhz 에서 들을 수 있다. ‘오늘 같은 밤 고영수입니다’는 방송계 최초로 준비된 60년대 음악 프로그램으로, 시대상을 반영한 격동적·희망적인 음악을 선곡해 5,60년대 청취자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귀갓길, 혹은 집에서 휴식을 취하며 듣다보면 어느새 일과에 지친 이들은 힘을 얻고, 쉬던 이들은 피로가 풀린다. 수려한 말솜씨, 번뜩이는 재치에 빠져 있다보면, 누구라도 자신이 그의 마법에 걸렸다는 것을 깨닫는다. 어, 한시간이 이렇게 짧았나??
“100% 창작이에요. 끊임없이 연구해야만 황당무계하지 않은, 논리와 당위성이 있는 개그가 나와요. 그게 사람들을 웃기는 거죠.” 그는 특히 어휘 선택과 순발력이 뛰어난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특히 가요의 가사를 패러디하는 ‘바꿔! 바꿔!’ 코너는 그의 장점들이 잘 발휘돼 애착이 간다고. 정치, 시사 등의 세태를 집어내 풍자하는 솜씨는 71년 라디오 DJ 데뷔 후 30여년 동안 모든 이들의 귀와 입이 되어온 그의 경험과 연륜이 아니면 불가능할 정도다.
사실 그는 故 이만희 감독의 유작 등 네 편의 영화에 출연한 영화배우이자, ‘한마음(78년 대학가요제 수상곡)’, ‘둘이서 부르는 노래’ 등의 작사·작곡가다. CF 모델이었으며 그룹 어니언스와 함께 앨범을 내기도 했고, 여전히 많은 스타들의 콘서트 진행자 섭외 0순위다. 하지만 ‘라디오 DJ가 제일 잘 맞는 것 같다’는 그는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게 있느냐’는 질문에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시간이 흘러 연륜이 더 쌓이게 되면, 개그계의 후배 뿐 아니라 인생의 후배에게도 존중받는 책을 꼭 한권 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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