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환경을 생각하자 - 이원조 교무(구산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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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환경을 생각하자 - 이원조 교무(구산교당)
  • 한울안신문
  • 승인 2006.01.0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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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환경시찰을 마치고


2005년 국제환경 NGO 유럽연수가 12월10일부터 17일까지 7박 8일간의 일정으로 진행됐다. 영국과 독일의 환경시찰을 위해 (재)한국환경민간단체진흥회 후원으로 이뤄진 이번 연수는 환경운동을 하는 종교단체와 민간단체 중 몇 단체 대표가 선정돼 원불교천지보은회를 비롯한 기독교 천도교 대표와 녹색미래 등 8개의 민간단체 대표, 환경부 관련 몇 사람으로 구성, 총 14명이 참가했다.
9시간을 거슬러 12시간가량의 비행 끝에 도착한 세계 제일의 히드로공항. 겨울 낮이 유독 짧아 5시가 채 안되어도 이미 어둑한 초저녁이었다. 런던에서 맞이한 첫 뉴스는 밤사이 오일 저장고 폭발사고였다. 20여개의 탱크 중 5개가 터졌다는데, 우리는 일단 우리 자신의 안전(?)함과 우리 방문지역과 방향이 다름을 확인하고 안심했다.

런던의 자연습지 조성

첫 방문지는 영국의 런던에 조성된 거대한 습지. 산업화의 선봉장으로 무수한 공산품을 쏟아내던 공장지대를 비워내 땅을 분양하고 자연습지를 조성함으로써 각종 조류가 서식하게 되면서 습지는 새로운 생태공간으로 태어났다. 이제는 150여종의 조류가 삶의 터전으로 삼고, 조류를 관찰하는 매니아들은 1년 중 단 한번 성탄기간의 휴일을 제외한 매일 이곳 습지를 찾아온다니, 이제 차츰 조류 뿐 아니라 런던시민들의 일상생활과 건강한 환경을 위해서도 허브공간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또한 아름드리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는 280만평의 하이드 파크가 왕실에서 시민의 휴식공간으로 제공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도심 복판에 확보되어 있는 휴식공간이 우리의 서울을 생각하게 한다.
전날 새벽의 오일 저장고 폭발 여운으로 다음날 런던 전역에 교통지체현상이 나타났다. 현재 지구 곳곳에 나타나는 재해들을 자신이 겪는 상황이 아니면 또 하나의 뉴스에 불과한 듯 무감각해져가고 있지만, 저 지구 반대쪽에서 일어난 현상도 나비효과로 파급될 결과를 생각하면 우리는 얼마나 어리석은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그래도 인명피해가 거의 없다는 보도에 안심(?)하고, 기후변화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연구하는 ‘지구의 벗’을 방문했다. 이미 오래전부터 환경을 지키고 보존하는데 있어 기후변화로 인해 빚어지는 각 분야의 변화 혹은 문제를 파악하고 이에 대비한 정책반영을 모색하고 있는 지구의 벗에서는 주로 핵 연료와 대기오염에 대해 논의가 이뤄졌다.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원인들을 생각할 때 지형의 변화를 첫 번째로 꼽아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새만금사업과 핵에너지 정책

안타까운 것은 최근 67년만의 폭설로 재해를 입은 호남지역이 새만금사업과 관련되어 비롯되는 기후변화와 그로 인한 천재지변일 수 있다는 점이다. 환경을 생각하는 세계의 석학들과 국내 환경 관련인들이 그토록 반대하고 미래의 환경을 걱정해도 현상적인 농토 확보와 눈앞의 경제가치 위주로 평가, 집행하는 정책을 볼 때, 아직도 얼마만큼의 시행착오를 거듭해야 할지 걱정이 앞선다. 지형을 단순한 땅덩이로 보기엔 이미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천재지변이 지구의 미래를 예측하게 하고 있음을 묵과하는 현실이 마치 웅덩이가 점점 말라가는 줄 모르고 헤엄치는 올챙이의 미래와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또 이미 에너지의 25%만을 핵연료에 의지하며 2035년이면 핵발전소 가동을 완전히 끝내는 한편 대체 에너지 개발과 보급에 전력하면서도 아직 핵폐기물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그 매립의 결과를 예측할 수 없어 연구 중이라는 영국의 에너지 정책에 비해 근시안적인 판단으로 충분한 검토가 부족한 한국의 핵에너지 정책은 또 어떻게 수용해야 할까.
독일에서는 프랑크푸르트 지역의 작은 하천들을 돌아보는 것으로 시작됐다. 도시미관을 생각하며 반듯하게 물길을 냈던 동네 자락의 실개천들이 자연의 생태를 유지할 때보다 많은 환경적 유해환경으로 확인되면서 본래 자연의 생태로 되돌려 놓는 일에 앞장서 활동하는 84세의 할아버지는 건강하고 아름다웠다. 실개천을 살리는 할아버지의 맑고 형형한 눈빛은 건강한 자연의 기운을 느끼게 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대지와 우리 육신의 구조는 같은 것이 아닐까.

프라이부르그의 대체에너지 개발

흑림 지대를 지나 태양열 에너지에 대해 세미나가 열린 프라이부르그는 독일에서 가장 일조량이 많은 따뜻한 지역이었다. 동네 입구에 들어서면서 눈에 띄는 것은 마을 전체를 돌아 흐르는 작은 도랑들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가정에서 나오는 생활하수를 정화하여 도랑을 통해 흐르게 하는데 청소년들이 학교에 다녀오다 길가로 흐르는 도랑에서 세수를 하고 손을 씻어도 될 정도며 여름의 경우 온도를 3-4도 정도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하니 이 얼마나 부럽고 부러울 일인가. 프라이부르그의 태양열에너지 생산은 핵발전소 건립가동에 반대하면서 시작된 대체에너지 개발에 의한 것으로 가정의 지붕이나 대형운동장의 지붕을 이용해 태양열을 집약하고 있으며 가정별로 생산된 태양에너지를 판매하는 수익이 비교적 높은 편으로 권장할만한 투자 사업이 되고 있었다.
이제 우리는 개발우선논리나 눈앞의 이익보다 좀 더 길고 폭넓게 우리의 환경을 돌아보아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기후의 변화로 인한 인간 삶의 터전의 위험초래와 한정된 핵에너지의 뒤처리에 대한 위험부담이 한국 땅이라 해서 비켜간다는 보장이 없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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