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종교 엿보기-천주교 성장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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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종교 엿보기-천주교 성장의 비밀
  • 한울안신문
  • 승인 2006.08.26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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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통계청의 종교인구 조사발표에서 가장 관심을 끈 것은 단연 천주교다.
당시 결과에 따르면, 가톨릭 신자 수는 515만으로 전체 종교인구의 10.9% 지만, 1995년 290만에 비해 74.4%의 증가율을 보였다. 불교 신자가 3.9%, 개신교 신자가 -1.6%의 성장률을 기록한데 비해 가톨릭 신자 수의 성장은 가히 폭발적이라고 평가된다. 더욱 주목할 점은 종교인구의 개종 경험 조사 결과다. 가톨릭 신자로의 개종 경험은 28.1%로, 개신교 14.5%, 불교 13.2%(한국갤럽, 2004년)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가톨릭에 대한 이와 같은 선호도는 어디서 기인하는 것일까.?

사회참여에서 영성종교로??
선호도의 주된 원인은 60-80년대 가톨릭이 펼쳐왔던 사회활동에서 찾을 수 있다. 60년대 빈민구제, 70년대 민주화와 인권보호에 앞장서온 가톨릭은 ‘정의사제구현단', ‘천주교 정의평화위원회'등의 이름으로 당대 역사의식과 국가관이 투철한 젊은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 때 가톨릭을 신앙하거나 호감을 갖게 된 젊은이들이 현대 사회를 이끌어가는 주역들이 되어 가톨릭의 지위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러나 가톨릭은 90년대에 접어들면서 특정한 정치적 사회적 이슈에 개입하지 않고 중도적이며 안정된 이미지를 띈다. ‘사회 복지', ‘사회 참여' 등 기존의 성격을 ‘사회 영성’으로 우회한 것이다. 실제로 2004년 한국인의 67,9%가 ‘마음의 평안을 얻기 위해' 종교를 믿는다고 답했으며(한국갤럽), 이는 유구한 역사와 고전적인 예식을 지켜오고 있는 가톨릭에 대한 관심을 증대시켰다고 평가된다. 이러한 영성적인 분위기는 가톨릭이 추구해온 청렴한 성직자의 이미지, 활발한 사회봉사와 결부, 호감도를 높였다.?

스타 메이커로 이미지 높여
또한, 종단을 떠나 ‘큰 어른’으로 평가받는 김수환·정진석 추기경을 비롯, 이문희 대주교, 장우일·지학순 주교, 또 시인으로 활동하는 이해인 수녀같은 성직자들의 리더십은 한국 사회에서 가톨릭의 위상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다. 또한 소록도에서 평생을 헌신했던 오스트리아 수녀의 이야기라든가 마더 테레사의 헌신 봉사 이야기는 가톨릭의 영성적인 분위기와 결부, 호감도를 높였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사회봉사에 대한 많은 투자로 신앙의 순수성과 경건함을 유지하여 종단과 성직자에 대한 신뢰를 높여온 점도 손에 꼽힌다.

사회 이슈 선도
안정감과 결속력, 중도적 이미지를 추구하는 가톨릭은 현재, 비정치적인 활동들로 종교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1989년 임수경, 문규현 신부의 방북사건 변론을 시작으로 출범한 ‘천주교 인권위원회(KNCC)’는 국내외 인권침해 사례 소개 활동들로 UN, 각종 해외 NGO 등과 교류하며 매주 무료 인권법률상담으로 국내 인권 분야에서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환경분야의 활동도 활발한데, ‘창조보전(전 천주교 환경연대)’은 새만금 살리기 운동, 천성산 도롱뇽 100만인 서명운동, 한미 FTA협상 반대 운동, 살레시오 환경축제 등 대외적으로 유명한 환경문제에 앞장서 사회전반의 공감을 끌어내고 있다. 또한, 과거 산아제한, 배아줄기세포 연구, 낙태 등의 이슈에 반대, 일관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어 종교로서의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구나, 2000년 과거의 잘못에 대해 포괄적으로 반성하는 ‘쇄신과 화해’라는 문서를 발표했는데 이 문서에는 ‘박해시대에 교회 안녕을 보장받고자 민족독립에 앞장서는 신자들을 제재하기도 했다’는 내용도 실려있다. 이는 1962년 바티칸공의회 개혁을 통해 동양의 조상제사를 우상숭배가 아니라 사회적 미풍양속으로 인정한 결정과 더불어 가톨릭의 관용적인 측면을 보여준다. 이러한 자제력과 사회에 대한 책임의식이 가톨릭 인구를 성장하게 한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것이다.?

체계적이며 탄탄한 조직력?
현재 가톨릭이 군대 조직에 비견될 정도의 조직력을 가진 것은 다종교가 인정되는 한국사회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김종서 서울대 종교학과 교수는 “가톨릭은 교황청과 각 교구의 지휘를 받는 일사불란한 조직력을 갖춰 대사회적으로 집중된 힘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실제로 ‘소공동체 운동'(1992년)은 신자 수에 비해 성당과 사제가 부족한 상황을 극복하고자 시작되었지만 이전부터 있어왔던‘Legio Mariae(레지오 마리애)'라는 평신도 모임과 결부되어 신앙활동에 큰 축을 담당해왔다. 2004년 기준으로 3만 500여개의 모임과 27만명의 행동단원이 조직되어 신부들로부터 사목 권한을 이양받아 실질적인 사목, 친교 활동을 하고 있다.??
가톨릭에 대한 현대사회의 호감도를 보여주는 인구주택총조사의 시점도 흥미롭다. 2005년, 조사에 앞서 4월의 바오로 2세의 서거와 현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취임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또 세계적으로 댄 브라운의 소설 ‘다빈치 코드’ 열풍이 분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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