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와 여백이 있는 카툰 한편-이도하의 마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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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표와 여백이 있는 카툰 한편-이도하의 마음편지
  • 한울안신문
  • 승인 2006.09.1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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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새벽 산행에서 모티브 찾죠
숨 돌릴 틈도 없이 쏟아지는 정보와 업무들. 복잡한 세상에 지칠대로 지쳐버린 우리의 눈과 귀는 자칫 마음의 여유까지도 빼앗곤 한다. 좌선과 염불, 기도들로 위안을 찾지만, 종종 그 마저도 허락지 않는 숨가쁜 삶. 이럴 때, 한편의 짧은 카툰으로 마음을 비워내는 것은 어떨까. 생각할 거리가 있는 일상의 쉼표로 우리들에게 잔잔한 여유와 감동을 주는 ‘이도하의 마음편지’. 원기 89년 여름부터 만나온 카툰의 작가이자, 한국예술종합학교의 애니메이션학과 교수인 이도하 교무를 만나보았다.

# 한국 애니메이션 기술 1세대
“교학과 4학년 때, 대종사님께서 미래의 종교에 대해 하신 말씀에 대해 화두를 가졌어요. 미래의 종교인은 출가자의 정진하는 삶과 병행할 수 있는 전문적인 직업인이 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죠. 내가 가진 일상의 잡다한 취미나 취향들을 버리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고교 재학시절 전무출신을 서원하자마자 바로 짐을 싸 교당에서 생활하기 시작했을 정도로 확신을 가진 구도자의 길. 하지만 이 교무는 만화에 대한 자신의 열정과 현실에 접목된 교화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선진님들과의 대화, 많은 고민들을 통해 결정한 것이 공주전문대(현 공주대) 만화예술과에 입학하는 것. 1990년 국내 최초로 만화관련학과가 생긴지 2년만이었다.
“1학년때부터 컴퓨터 애니메이션과 제작의 프로세스에 관심을 가졌어요. 지금은 디지털 방식이 보편적인 제작방식이 되었지만 , 당시는 디지털 방식으로 애니메이션을 만든다는 것이 처음 시도되는 때이기도 하고 특히 2D 디지털 같은 경우는 손맛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거의 외면받는 상태였거든요. 교수님, 선후배들과 공부하면서 2학년 여름방학 때 함께 회사를 차렸어요. 그땐 정말 밤낮없이 연구와 작업에 매달렸죠.”
93년 창업한 (주)데이터그램의 멀티미디어 파트는 ‘카툰파크’-(현)넥스툰의 전신으로, 국내 디지털 애니메이션의 초창기에 2D 프로세스를 만들고 활발하게 작품활동을 해 온 선구적인 업체였다. 현장활동에 치중하다가 컴퓨터 애니메이션 전공이 처음 생긴 상명대 정보통신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밟는 동안에도 회사를 공동운영했으며, 1998~2000년에는 대표이사 겸 제작감독을 맡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색동이’를 개발하고 3D 애니메이션과 실사를 접목한 세이프티데모, 교육용 애니메이션-멀티미디어, 인터렉티브 애니메이션 등을 만들었다. 최근에는 아이치 세계 엑스포 한국관이나 서울국제만화페스티벌과 같은 이벤트의 스팟 영상이나 특수영상을 주로 만들었다. 웹에서 구현되는 3차원 기술의 인증서를 획득하기도 했다.

# 원불교의 진면목을 쉽고 편안하게
“한국예술종합학교는 일반대학에 비해 실무적인 교육을 강조합니다. 전공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교수진은 물론이고, 학생들까지도 현장에서 뛰는 메인 인력들이 많아요. 교수와 학생이 서로 많은 자극을 주고 받으며 실무경험을 함께 쌓아가는 거죠. 삼라만상에 스승이 있다는 말씀처럼, 오히려 학생들의 놀라운 창의력과 아이디어에서 배우는 게 많아요.”
처음 강단에 선 1993년 이후로 전북대, 세종대, 서울산업대, 청강문화산업대 등에서 강의해온 이 교무는 현재 한국종합예술학교 영상원 애니메이션학과장으로 재직중이다. 학생들에게 다가올 유비쿼터스 시대에 맞는 전문적이면서 유연한 사고를 일깨우고 싶다는 이 교무에게 국내와 원불교의 애니메이션에 대해 물었다.
“한국 애니메이션의 역사는 이제 50년입니다. 그동안 세계유수의 애니메이션들이 우리나라의 기술진들에 의해 제작됐어요. 특히, 미니어쳐와 2D, 3D의 믹싱 기술은 가히 세계적이라고 볼 수 있죠. 하지만 뛰어난 기술력에 비해 국내 제작 시스템이 미비한 실정이에요. 더구나 일방적으로 만들어서 보여주는 시대는 지나갔으니, 쌍방 의사소통이 자유로운 국내의 뛰어난 인터넷 환경을 적극 이용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미래의 원불교 애니메이션도 마찬가지에요. 우리가 가지고 있는 훌륭한 점들을 바탕으로, 앞으로 다가올 환경에 유연하게 적응하고, 나아가 잘 활용해야 해요.”
또한 이 교무는 서서히 기지개를 펼 원불교 애니메이션에 대해 특히 ‘비교도들에게 원불교의 진면목을 쉽고 편안하게 전할 수 있는 훌륭한 매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산에서 찾는 마음의 여유
본지에 매주 싣는 카툰의 모티브를 산에서 찾는다는 이교무. 외국에 나가야하는 상황이 아니면 일주일에 서너번은 새벽산행을 나선다. 정신없이 바쁜 삶과 많은 경계들을 놓아버리는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나면, 원래의 성품자리와 함께 시류를 읽는 눈도 맑아지는 것 같다고.
해당분야의 전문성 확보를 위한 파견교무이자 열정과 노력을 아끼지 않는 교수로서의 삶, 하지만 이러한 바쁜 일상에서도 살뜰히 마음을 챙기는 이 교무의 모습이 바로, 매주 한울안을 통해 삶의 쉼표를 던져주는 ‘이도하의 마음편지’의 따뜻한 여백이 아닐까.??
민소연 기자 minso@ wo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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