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가메들리 발표한 이원파 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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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가메들리 발표한 이원파 교도
  • 한울안신문
  • 승인 2007.06.2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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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일원주의를 담다.


대금이 초입을 짚어내면 단물 한모금처럼 간간히 흐르는 목탁소리, ‘우리 일찍 영산회상’이 이어지는 해금 현과 바이올린 음이 사람의 목소리 대신 텅 빈 마음을 채운다. 어린시절 할머니가 들려주시던 겨울밤 옛날이야기 같은 정겨움에서, 바이올린 선율 따라 몸이 절로 움직이는 웅장함, 현음 아래 살짜기 실개울처럼 흐른 오보에, 내 목소리던가, 아니면 내면의 목소리인가.


# ‘일원주의’를 담다


국악인가 하면 어느새 양악이고, 솔로인가 하면 어느새 협주인 음악들, 11곡의 성가와 5곡의 대종경 음악이 흐르는 40분이 지나면, 언제 끝났는지 모르게 마음은 이미 정에 들어있다. 좌산 상사가 내려준 이름 우주의 멜로디‘우멜앙상블’, 양악 6명, 국악 4명, 전자음악 2명의 멤버가 모여 만든 첫 번째 앨범 ‘원불교 성가 메들리’가 세상에 나왔다. 원불교 음악의 큰 뿌리 이원파 교도의 신심이 쌓아올린 탑이자 모두의 기원과 노력이 맺은 열매다.


성가 세 부분과 대종경 한 부분으로 꾸며진 이번 앨범은 일원의 진리를 음악적 코드를 풀어낸 ‘쉬우면서도 원불교의 독특함이 있는 음악’으로 원불교 음악의 대중화에도 큰 걸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차안에서나 집안에서 쉽게 듣고, 또 차분한 분위기의 배경음악으로 사용되며, 조석심고에도 적절하도록 컨셉을 맞췄다.


‘우멜앙상블’ 1집은 전체적으로 익숙한 성가와 대종경 음악의 멜로디가 흐르는 가운데 마디마디, 단락단락이 맵시있게 교차된다. 국악과 양악, 전자음악 악기들이 각기 다른 종류의 고운 꽃들로, 조화를 이뤄 커다란 정원을 이룬 느낌이다.


원불교를 알게 된 뒤, 대종경 음악을 작곡하기 전부터 그는 ‘누구든지 원불교를 느낄 수 있는 음악’을 추구해 왔다. 총부와 영산에 머무르고, 선진님들의 말씀에 매달리고 매달려 얻은 답이 ‘일원주의’. 또한 종교 음악은 종교성과 철학성, 거기에 당대에 맞는 시대성을 띠어야 했다.


“국악을 화두로 동서양과 제 3세계 음악을 합하는 형태를 추구했습니다. 그 어떤 음악적 배경이나 이론을 강조하는 것이 아닌, 우리 본래의 성품자리를 발견하듯 본래 진리적인 소리 근원을 발견하는 데 집중했지요. 만들어진 소리들이 한데 어우러져 음악의 형태를 갖추고, 이 과정에서 일원주의와 합치되느냐 하는 검증이 꼭 필요했습니다.”


# 때론 빛으로 때론 은하수로


이 교도의 꿈은 원불교 명상음악을 만드는 일. 원불교 명상음악의 기본은 음악을 오행으로 나누는 것이었다. 오행이 순환하면서 마음 속의 착을 놓고 성품자리를 찾게 하는 것.


“원불교에 대한 멤버들의 이해를 위해 함께 영산을 성지순례 했습니다. 모두들 그 기운을 느낀 것을 놀라워하셨죠. 조용히 기다리는 멤버들이 언젠가 입교한다면, 또다른 원불교 음악의 탄생만큼이나 기쁘겠지요.”


원기 100년까지 스무장의 명상음악 앨범을 만들고 싶다는 그는 교도가 아닌 대중을 대상으로 영산의 느낌과 풍경 등을 담은 ‘영산의 기운’을 준비하고 있다. 아무리 잘해도 교도 안에서, 아무리 못해도 교도 안에서 앨범을 만들고자 한다. 지루하고 어렵다고 느끼는 국악의 이미지를 무너뜨리면서 동시에 원불교를 통해 세련되고 감동적인 국악의 이미지를 재창조하려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태어나고 또한 소멸되는 우주의 별들, 각자의 색으로 반짝이다 때론 만나 은하수를 이루기도 하고 천천히 멀어지기도 하는 한 밤의 빛들. ‘원불교 성가 메들리’는 맑은 여름밤 트인 언덕에 내려앉은 별빛처럼 고요히 마음을 비춘다.? 정리 민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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