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당신은 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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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당신은 별이 되었습니다
  • 한울안신문
  • 승인 2008.11.2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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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경식 원불교서울문인회장

당신은 큰 나무였습니다


지친 몸을 기대어 좀 쉬겠노라 하면


말없이 든든한 어깨를 빌려주며


가만히 고개만 끄덕였습니다.




당신은 너른 호수였습니다.


아픔이 슬프다고 하소연하면


상처를 씻어주고 눈물을 닦아주며


따듯이 보듬어 주었습니다.




당신은 깊은 골짜기였습니다.


아쉬워 한숨짓는 눈짓만보면


아낌없이 베풀고 몸을 숨기어


지란(芝蘭)처럼 향기만 남겼습니다.




말 아끼고 몸 낮추고 얼굴마저 가리더니


이제 당신은 별이 되었습니다.


집착의 뜰에서 서성이는 우리가 길이


우러르라고


이제 당신은 한 송이 새말간 별이 되어


즈문 해도 짧거니 오래도록 반짝거립니다




그 별이 떨어지는 밭에서 새싹 돋는 날


우리는 눈부신 별의 개화(開花)를


다시 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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