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그들이 교당에 모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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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그들이 교당에 모이는 이유?
  • 한울안신문
  • 승인 2009.02.27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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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현장을 찾아서, 양천교당 학생회





한군데 가만히 앉아있기도 힘든 중고등학생들이 게임방도 아닌, 교당에 모인다? 이것저것 궁금하고, 요리조리 욕심많은 10대, 교당에 모여 무얼 하길래 저렇게 들썩들썩 시끌벅적 즐거울까? 작년 한해 학생회가 불어나면서 2월 22일 11명의 입교식이 열렸던 양천교당, 교당 전체가 덩달아 활기차졌다는 양천 학생회(회장 최인준)만의 특별한 불공법을 알아본다.




# 의지 있으면 길은 터지는 것


학생들의 판소리, 사물놀이 축하공연까지 끝난 입교식은 양천교당에서 보람과 뿌듯함 그 자체였다.


불과 3~5명이던 학생회가 1년만에 북적거리게 된 건 지난 겨울훈련 덕. 용평스키장과 설악산 신흥사를 들러 양양교당에서 법회로 마무리한 2박 3일로 교무님과 학생들간의 정이 담뿍 든 것. 훈련이 처음인 아이들을 위해 교학과 재학 중인 예비교무 2명이 도우미로 동행, 자연스레 원불교 기운을 접하게 한 것이 주효했다.


“최도상 교무님과 교도님들의 청소년 교화 의지가 대단하세요. 항상 신경 써주시고 기도해주시는 건 물론, 아낌없이 후원 해주시죠. 겨울훈련 계획 하면서 어떻게 하면 적은 훈련비로 좀 더 많은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는데, 경비 절반을 턱 모아주시더라구요. 덕분에 20명 가까운 아이들이 참석할 수 있었지요. 그 때 생각이, 의지와 열정이 있으면 다 길을 터주시는구나, 했어요.”


이전까지는 친구 따라 한두번 오간 게 전부였던 아이들이 훈련 이후, 스스럼없이 교당에 들르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공부로 교화하기 보다는, ‘교당은 기쁨과 보람, 유익함이 있는 곳’이란 친근감을 키우기 위해 교당 문을 활짝 열었다.


청소년교화에 힘을 모은 뒤 가장 먼저 한 생각이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교당에 친구를 데려 올 때 가장 장애가 되는 요소가 무얼까, 하는 거였단다. 신정동·목동 주택가에 위치한 양천교당이 내린 답은 바로 ‘교당까지의 이동’. 도보로는 멀고, 대중교통으론 복잡해 일요일 2시 학생법회를 위해 손원덕 교무가 40여분 동안 아이들을 태우러 다닌다.


또, 눈높이를 맞추기 위한 실질적인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 양천교당, 얼마전 노래방 반주기를 구입해서 청소년실에 들여놓았다. 요즘 아이들답게 노래하는 걸 무척이나 좋아하는데, 주택가라 노래방 찾기 힘들어 아예 들여온 것이다. 법회 후 노래도 부르고 프로젝터로 영화도 보고 컴퓨터도 하다가 오후 6시가 되어야 또다시 교당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아이들, 대각전을 제 방처럼 살뜰히 챙길 정도로 ‘교당 사람’이 다 됐다.




# 차량운행과 노래방 기기


“아직은 길이 다 안들어서 법회는 한시간 정도만 해요. 대신 교당을 통해 최대한 많은 것들을 접하게 하려고 하죠. 축구부를 만들어 다른 종교 아이들과 경기 할 예정이고, 나중엔 악기 하는 아이들 모아서 퓨전연주팀도 만들고 싶어요. 지금 디딤쇠 활동하는 다원이와 순정이가 교당에 우리 음악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거든요. 그렇게 재능있는 아이들이 실력 발휘할 수 있도록 판도 깔아주고 뒤에서 힘껏 밀어줘야죠.”


교당 행사 때마다 오카리나 독주로 흥을 돋우는 손 교무답다. 음악적인 면에서 잘 통하는 그와 아이들, 특히 남학생들과는 함께 땀 흘리며 축구 몇 게임 뛰고 나면 한껏 돈독해진단다. 이러다 ‘교무님’ 소리보다 ‘형’이나 ‘오빠’ 소리를 더 많이 듣게 되는 건 아닌지 걱정스러울(?) 정도로 살가운 손 교무와 그를 받쳐주는 최교무, 그리고 아이들.


“입교식 때 문상(문화상품권)이랑 꽃다발을 받았는데요, 알고보니까 그거 큰 교무님이 직접 만드셨대요. 진짜 신기하고 대단한 것 같아요! 교무님, 우리 또 봉사도 가고 훈련도 가요!”


민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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