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울고 웃는 가슴은 어디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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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울고 웃는 가슴은 어디 있습니까?
  • 한울안신문
  • 승인 2009.12.16 1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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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현장을 찾아서 / 프로그램에 전문성 갖추는 유린원광종합사회복지관





한 노부부가 복지관 현관에 쌀 20킬로짜리 20포대를 내려놓았다. 쌀만 내려놓고 떠나려는 찰나, 복지관 직원들이 부부를 잡고 사연을 듣게 된다. 수년동안 사정상 후원을 할 수 없었던 부부, 이제야 쌀과 현금으로 후원을 하며 그간의 마음의 빚을 갚는 거라 했다. 그들은 그동안 받았던 수십장의 지로용지 묶음을 꺼냈고, 그 자리에서 각자 CMS 후원 신청까지 하고 나서야 복지관을 떠났다.


“이제까지 못했다며 미안하다고 하시는데, 그 모습을 보며 아, 내가 잘해야겠구나. 이 분들의 이 순수한 마음을 지키기 위해 더 노력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때때로 그 부부를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곤 한다는 박숭인 유린원광종합사회복지관 관장. 취임 3년째인 올해를 마무리하는 손길이 바쁘다. 하루 평균 3,4백명이 이용하며 130여개의 프로그램이 돌아가고 있는 규모니, 한해 평가만 해도 만만찮을 듯.




# 후원과 자원봉사가 복지관의 힘


특히 올해는 역사 깊은 프로그램도 전문성을 갖춰 진행하고, 보다 냉정한 평가가 뒤따르는 한 해였다. 11월 대학로 소극장에서 열린 어르신 연극 ‘손수레’는 복지관 동아리를 넘어 대중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정도로의 연습과 노력이 받쳐주었기에 매진 사례와 호평이 이어졌다.


음주, 흡연 등 사회봉사 징계를 받은 청소년들의 인성교육과 봉사활동을 맡는 ‘무한YOUTH’는 95개 복지관 평가에서 우수프로그램으로 선정되기도 했으며, 이제까지 우울증 여성노인의 통합예술치료 과정을 남성노인들에게도 확장해 환영을 받고 있다.


이런 변화와 발전이 유린원광의 비전 ‘2015년까지 서울시 동부권역의 복지서비스를 선도하는 복지관’이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느끼도록 해준다.


“매주 월요일 조회 후에 각 프로그램에 대한 간담회가 있어요. 100여분 참석하셔서 평가나 건의 하시고 아이디어도 내시는데, 그 이야기들이 최대한 반영도 되고 새로운 모티브가 되기도 하지요.”


어르신 대하듯 세세하게 풀어 얘기하는 천은정 복지사. 심성이 밝고 따뜻하다 싶었는데, 복지관 오가는 동안 만난 50명 가까운 직원들이 한결같다. 특히 복지관이 강조하는 ‘공생공영’, 즉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데 대한 마음가짐 덕분인지 서로서로 인사할 때마다 합장을 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경제 문제로 어려운 이웃이 점점 많아져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공적부조나 기업후원, 그리고 특히 개인 후원이나 봉사활동 등도 조금씩 많아지고 있거든요. 그 이치 또한, 이 회상 뜻 펼치고 일원세계 만드는 일에 있어 힘을 주지요.”


또한 박 관장과 복지사들의 기운을 돋우는 후원과 자원봉사의 손길은 단연 ‘유린원광의 힘’이다. 월 1천원부터 시작하는 CMS와 식당·공부방·업무보조·수지침 등 13개의 분야에서 함께하는 자원봉사자들은 복지관의 역사만큼이나 길고 오래 어려운 이웃들의 곁을 지켜왔다. 교단에서는 반포·원남·이문·잠실·전농·면목교당에서 수년씩 된 봉공인들이 주 2회 어르신들의 식사 준비를 돕고 있다고. 특히 원불교 봉사자들은 궂은 일도 마다 않는다는 주인정신이 최고라는 게 전체적인 평이란다.



# “당연히 잘 할 수 밖에 없다”


확고한 신념과 책임감이 말 한마디한마디에 그대로 담겨있는 박 관장은 “원불교가 하면 잘한다는 얘길 듣겠다”가 아니라 “원불교가 하면 당연히 잘 할 수 밖에 없다”를 전제로 복지관을 운영하고 있다. 복지사들도 자원봉사자들도 후원인들도 마음 한조각씩을 얹어 유린원광의 따뜻한 걸음을 거든다. 내 후원이 어디보다도 귀하게 쓰이는 복지관, 한번 봉사해보면 다시 또 하고 싶은 복지관이 되어가는 유린원광의 유행어(?)가 오늘도 어김없이 들려온다.


“머리로만 일하지 마세요. 함께 울고 웃는 가슴은 어디에 있습니까?”




민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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