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공동체의 새로운 도전, 마곡사
상태바
생태공동체의 새로운 도전, 마곡사
  • 한울안신문
  • 승인 2012.06.01 07: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 현장을 찾아서 / 자연에너지, 생태마을 투어 1편





본지에서는 5월 19~20일 탈핵에너지교수모임의 ‘자연에너지/생태마을 투어’로 마곡사 생태공동체, 부안 등용마을, 임실 중금마을, 보은 선애빌공동체를 탐방했다. 이태은 원불교 환경연대 사무처장, 윤금희 영산선학대학교 교수, 오광선 교무(영산사무소)와 숭문중학교 환경 동아리와 동행한 이 네 곳의 자연에너지/생태마을을 지면을 통해 차례로 소개한다.




“점심으로 밥 드셨죠? 그런데 그거 아세요? 우리가 먹는 쌀 한 톨의 90%가 석유라는 거. 여러분들은 밥 한 숟갈을 위해 아홉 숟갈의 석유를 먹고 있는 겁니다.”


휘둥그래지는 눈, 내막은 이렇다. 모심기부터 비료에 농약, 추수에 탈곡이며 정미까지 기계로 하다보니 석유 안 들어가는 데가 없다. 정미된 후에도 여기저기 석유 연료로 싣고 가 유통되니 이것저것 계산해보면 쌀 한 톨을 세상에 내놓는 힘의 90%가 석유라는 것.


“수십년안에 석유는 고갈이 됩니다. 그럼 그 때부터는 무엇을 먹고 살까요? 그리고 우리 아이들에게 닥칠 그 상황을 위해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요?”


충남 공주 마곡사 인근 에너지생태건축협동조합 두레배움터의 박승옥 공동대표(왼쪽 사진), 그의 질문에 우리는 언제쯤 제대로 답할 수 있게 될까.



마곡사와 귀농운동본부, 두레배움터


버스는 탈핵에너지교수모임과 숭문중학교 환경 동아리 ‘푸른하늘지킴이’ 학생들을 싣고 충남 공주로 향했다. 조선초 십승지(환란 도피처) 중 하나인 충남 공주 마곡사, 태화산 깊은 자락에 깊숙이 고즈넉이 자리잡은 이 사찰이 최근 관심을 끈 이유는 바로 ‘생태공동체’를 위한 원혜 주지스님 덕분이다.


누구보다도 일찍 생태농업과 공동체 운동을 펼쳐온 원혜 스님은 올해 2월, 귀농 귀촌인들과 협약을 맺어 ‘유기농마을공동체’를 계획하고, 사찰 인근의 노는 땅을 친환경 생태 농사를 짓겠다는 농부에게 장기대여 하기로 결정했다


원혜 스님의 이러한 취지에 박승옥 햇빛발전 대표가 힘을 보탰다. 마곡사와 전국귀농운동본부, 그리고 두레배움터가 3자 협약을 맺고 본격적인 ‘십승지 소농 마을공동체’ 건설에 나선 것이다.


공동체 운영 모델을 이렇다. 사찰에서 받은 땅에 귀농 귀촌인들이 유기농 약초 등 농사로 생산을 하면, 다시 마곡사를 통해 인근 지역에 판매하며 친환경적인 믿을 수 있는 관계를 맺어간다는 것. 서너달만에 이미 수십가구가 마을 입주를 신청한 마곡사 생태공동체는 이제 막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셈이다.



친환경·생태 가득한 신록축제


5월 19일은 마침 아홉 번째를 맞이하는 마곡사의 신록축제였다. 가장 눈에 띄는 부스는 태양에너지를 이용한 조리기와 ‘도무지 뭣에 쓰는 물건’인지 모를 기계들. 모여드는 관람객들에게 차례로 설명하는 이들은 ‘흙부대생활기술네트워크’ 사람들(가운데 사진)로, 에너지의 효율적인 이용, 절약 형태를 실제 설비에 적용하는 마법사같은 기술자들이었다.


예를 들어, 열 전달 방향과 전도율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면 적은 양의 땔감으로도 더 많은 에너지를 발생시킬 수 있고, 이러한 원리로 만든 기계들이 실제 움직이고 있었다.


또 다른 부스에서는 대전 충남 녹색연합의 ‘지구를 살리는 환경책 전시회’와 나란히 태양열 선풍기, 장남감 풍력 비행기 등등 청소년들이 쉽게 에너지를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 생활용품들이 전시되어 숭문중학교 학생들의 많은 관심을 끌었으며, 한 쪽에서는 나뭇잎이 곧 그림이 되는 압화와 직접 그림을 그려보는 에코백 만들기 등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도 전시되고 있었다.


조계종 사찰 중에서도 친환경, 생태와 가장 가까운 주지와 사찰의 명성에 걸맞게, 축제 내용과 관람객들의 관심사 또한 높은 수준이라, 인적 인프라와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데 좋은 기회로도 의미가 깊었다.



민소연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