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토론 -‘연원불淵源佛조항을 어떻게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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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토론 -‘연원불淵源佛조항을 어떻게 볼 것인가?
  • 한울안신문
  • 승인 2014.09.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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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태산 대종사는 대각을 이룬 후“부처님과 자신이 발심(發心) 동기와 득도(得道) 경로가 부합되는 점을 들어“나의 연원(淵源)을 부처님에게 정하노라”(대종경 서품 2장) 선언했다.
이후 수위단회의 결정(원기 83년)에 따라 원불교가‘새 불교’이며‘새 종교’의 정체성을 가졌음을 선포했음에도‘연원불 선언’은 불교와의 관계를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의 큰 키워드가 된다.
6차 교헌개정을 앞두고「원불교 교헌」의 “본교는 서가모니불을 연원불로 한다.”는 조항을 삭제할 것인가? 존치할 것인가? 또는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하여 두 번째 지상토론을 진행할 예정이다. 다양한 의견이 있으신 독자 여러분의 관심과 많은 참여를 부탁드린다. (편집자 주)



교헌상의 연원불에 대한 견해


-이법선 교도 (서울교당)



원불교에 다닌 지 햇수로는 54년. 그 중 직장 관계로 지방현장에서 근무하던 3~4년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거의 개근에 가깝게 교당에 다녔다고 생각한다.


이제 내가 다닌 원불교의 연원이 불교라고 다시 말해 불교가 큰 집이라고 말하는 이가 있다면, 정말 어이 없는 일이다.
왜냐하면 원불교의 가르침이 불교의 가르침과는 상대가 되지 않게 광대하고 두루총섭하여 불교의 가르침을 뛰어넘어 훌륭하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또한, 소태산 성존은 서가모니 부처님의 가르침에 뛰어넘는 시대 상황을 아우르는 가르침과 또한 유불선의 이치를 모두하는 바가 있는 가르침으로 불교와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요즈음 우리교단에서 교헌개정에 굳이 연원에 서가모니부처님을 명기하자고 주장하는 편이 있어 안타깝게 생각한다.
「원불교 교전」‘정전’에 불교에 대한 소태산 성존의 뜻을 밝히셨고, 또한 소태산 성존의 말씀인 대종경에 서가모니 부처님과 불교에 대한 견해를 밝히셨음에도 원불교 교헌 상에 명기하고자 하는 의도에 의문을 갖게 된다. 그분들의 진정한 의미에 의구심이 생긴다. 불교가 원불교의 큰 집이고 또 서가모니부처님이 소태산 성존의 스승으로 여기신다면 그분들은 큰 집이라고 생각하는 그곳에 가서 더 큰 스승에게 배울 것이지, 원불교를 불교의 일부로 끌고 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또한 불교는 서가모니 부처님이 깨달아 세우시고 원불교는 소태산 성존께서 깨달아 세우신 후에 여러 경전과 여러종교를 두루 열람하시다가 그 가르침 중에 소태산 성존의 깨달음에 가깝게 생각되시어 연원으로 정하시고 싶다고 소태산 성존께서 말씀하신 것이지, 불교와 서가모니 부처님에 연원하여 깨달으신 것은 아니다.


비록 우리 원불교가 교세 상으로 불교나 타 기성 종교에 못 미치는 바가 있으나 우리의 교리만은 어느 종교나 불교에 상대하여 앞서가는 것만은 우리 후손들에게 바로 세워 우리의 위상을 확립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약 우리가 그리할 수 있다면


-라도현 교도(과천교당)



우리 교단의 명칭은 원불교입니다. 모태가 소태산님의 불법연구회입니다. 등상불을 일원상으로 바꾸셨지만 교조께서 보여주신 궁극의 가르침은 언제나 불법(佛法)입니다. 소태산께서는 그 불법의 근원으로 들어가는길을 새롭게 개척해서 누구나 오를 수 있게 해주셨습니다. 그렇지만 오르는 길을 새롭게 했다 해서 교조께서 저 산의 정상을 달리 가리키신 적이 없습니다.


서가모니께서 오르셨던 그곳이 소태산께서 밟으셨던 그 곳입니다. 우리는 신앙과 수행의 궁극적인 목표를 ‘성불(成佛)’에 두고 있습니다. 교조께서는 스스로 서가모니불을 연원불로 삼으셨으며, 교리 속에도 불생불멸 인과보응 진공묘유 무상불법 등 수많은 용어를 함께 쓰고 있습니다. 이러한데
도 불교와의 연관성을 끊자고 하는 것은 실로 자기모순으로, 세상 사람들을 의식해서 소위 이름과 모양[名相]에 집착하는 것입니다. ‘진리적’교리에 어울리지 않게 대단히‘세속적’개념입니다.
교조께서는 대각을 이루시고 일체의 상(相) 없는 자리에서 서가모니불을 알아보셨습니다. 그리고 그 가르침[佛法]과 온통 하나로 통하시고, 얼마나 공감하셨으면 당신의 ‘연원불’이라고 칭하셨을까요. 그런데 교조의 뜻을 임의로 변경해서 당신의 뜻을 거스르고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감정에 끌리고 도리어 상(相)에 사로잡혀서 교조의 참된 뜻을 분칠해서 보려는 것일 수 있습니다.


교헌에 연원불 조항을 없애자는 것은 우리 원불교가 불교와 연결된 사상적 고리를 끊고 독자적 종교임을 드러내려는 충정에서 나왔다고 봅니다. 이러한 생각은 교헌의 연원불 조항이 우리 원불교의 독자성을 해치고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그런데 교헌에 연원불 조항이 있다고 해서 우리의 자긍심이 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그 무엇보다도 위대한 교법에 자긍심을 두어야지, 명칭이나 외부의 시선과 같은 표피적인 데에 원불교의 가치를 두어선 안 됩니다. 이러한 문제로 실익이 없는 소모적인 논쟁을 하기보다는, 교법대로 공부해서 천여래 만보살이 나오게 하는 데 진력해야 합니다. 아무리 봐도 연원불은 결코 부끄럽지 않은 역사이며, 서가모니불이 우리 교단의 연원부처라는 게 오히려 다행입니다. 이야말로 불불계세(佛佛繼世) 성성상전(聖聖相傳)을 뒷받침하는 징표가 아닙니까.
게다가 연원불 삭제 주장은 본디 우리 개개인의 ‘신앙과 수행을 위해서’ 제기된 주장이 아닙니다. 연원불이 교헌에 드러나 있다고 해서 우리의 신앙과 수행에 장애가 되나요, 이 때문에 국내와 세계교화에 걸림돌이 되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나요.
대외적으로도 원불교를 새 불교, 혁신불교라고 설명해주면 가장 이해가 빠릅니다. 연원불의 역사는 후래에 많은 대각(大覺) 성자들이 나왔을 때 어찌해야 하는지를 보여주신 표본으로, 미래교화에 커다란 도움이 될지언정 걸림돌이 되진 않습니다. 만약 연원불을 창피하게 생각한다면 그것은 교조의 진심을 이해하지 못한 우리의 탓입니다.
- 성자들께서 불법연구회, 원불교라고 지으신 우리의 교명에서 불(佛) 자를 뺄 수 있는가. 만약 그럴 수 있다면 독자적으로 나가자.


- 구경(究竟)의 진리를 불법(佛法)이라 부르지 않고 소태산법이라고 칭할수 있는가. 그럴 수 있다면 독자적으로 나가자.
- 불교와 무관한 완전한 신흥종교로서, 국내뿐 아니라 해외교화를 펼칠 수 있는가. 그렇다면 독자적으로 나가자.
- 서가모니불을 연원불로 정하신 교조의 말씀을 대종경에서 빼버릴 수 있는가. 그럴 수 있다면 독자적으로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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