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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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종교’
  • 한울안신문
  • 승인 2015.03.1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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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한국갤럽의 한국인의 종교와 종교의식 조사 (1) -



2014년 4월 한국갤럽(회장 박무익)은 전국(제주도 제외)의 만 19세 이상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한국인의 종교와 종교의식’에 관련해서 다섯 번째 조사를 실시하였다. 그 결과가 지난 1월 15일 한국인의 종교(한국갤럽, 2015)라는 연구보고서로 나왔다.

이번 연구 보고서는 제1부 조사의 개요, 제2부 조사결과 분석, 제3부 한국종교 30년간 변화와 종교사적 과제, 제4부 자료편(교차집계표와 설문지)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2부 내용은 1984년 1차, 1989년 2차, 1997년 3차, 2004년 4차의 조사 결과를 포함해서 지난 30년 한국인의 종교 흐름을 비교 분석한 것이다.

이 연구 보고서에는 종교문화 진흥을 위한 사회 정책을 개발하고, 각 종교의 자기 위치를 파악할 수 있으며, 한국의 종교문화 흐름을 보여주는 의미있는 자료가 수록되어 있다. 1984년부터 2014년까지 지난 30년간 한국의 종교 실태와 의식의 변화를 추적해 한눈에 볼 수 있게 한 것이다.

30년 전 한국 종교연구의 객관적인 실증자료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초기부터 참여한 필자는 이번 조사 결과를 마무리하면서 그동안의 여정을 다시 뒤돌아볼 수 있었다.

이 글은 지난 30년의 조사를 검토하고, 향후 한국 종교의 전망과 더불어 학계와 종교계, 그리고 관련 정책당국이 관심을 가질 만한 몇 가지 점만을 간단하게 정리해 보았다.

먼저 종교인구(여기서는 제도권 종교 인구를 말함) 부분에서는 종교를 믿는 인구가 50%로 남성(44%)보다 여성(57%)이 더 많았으며, 연령이 높을수록 더 많았다. (20대 31%, 60세 이상 68%) 종교인 비율은 1984년 44%, 1989년 49%, 1997년 47%에서 2004년 54%까지 늘었으나, 2014년에는 50%로 4%포인트 감소하였다.

청년층과 고학력 층에서의 감소가 가장 큰 원인이다. 이러한 경향은 향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종교 인구는 저출산, 고령화 추세의 영향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많다. 필자가 보기에는 이제 제도권 종교인구가 감소하는 시대에 접어든 것이 아닌가 한다.

종교인의 비율을 종교별로 살펴보면, 불교인 22%, 개신교인 21%, 천주교인 7%, 비종교인 50%로 나타났다. 현재 종교인구의 지형은 불교는 감소 추세, 개신교와 천주교는 정체 상태로 요약된다.

10년 전에는 불교가 약진 추세, 개신교는 정체, 천주교는 감소 추세였다. 불교인구만 약진에서 감소 추세로 돌아섰다. 2014년 현재 불교인과 개신교인의 비율은 비슷하다. 그러나 개신교와 천주교가 같은 기독교 신앙양식에서 비롯된 것을 고려한다면 한국의 제도권 종교문화는 불교나 전통종교가 아니라 기독교적 신앙양식이 주도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한국인의 일상생활에서 종교의 비중이 대폭 하락하고 있으며, 의례의 참여율도 개신교인을 제외하고는 크게 하락하고 있다. 반면에 최근 10년 전보다 종교인이 내면적으로 종교 경험을 하는 비율은 전반적으로 증가하였다. 이는 개인의 종교성은 증가하는데 비해, 실제 제도화된 종교에 대한 참여율은 계속 감소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지난 30년 동안 종교적 참여가 개신교인에게는 더 강화되고 있으며, 천주교인은 중간이며, 불교인은 비종교인에 가깝게 접근하고 있다.

요컨대 개신교는 종교조직의 멤버십을 중시하는 경성종교(硬性宗敎)로, 불교는 일반 문화에 스며드는 연성종교(軟性宗敎)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인 종교 성향의 경우 84년도 조사 이후 전체적으로 감소하다가 최근 10년간 변화가 거의 없는 답보상태에 있다. 지난 30년간의 특이점을 보면, ‘절대자나 신’에 대한 긍정 비율은 크게 감소한 반면,‘ 극락/천당’,‘ 귀신/악마’의 긍정 비율은 계속 증가하였다. ‘절대자/신’에 대한 긍정이 크게 감소한 것은 서구적 신 중심의 신앙형식이 약화되고 있다는 것이며. ‘극락/천당’의 대폭 증가는 생활의 고달픔에서 벗어나려는 타계적인 대망신앙의 성향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귀신/악마’에 대한 비율 증가는 우리 삶의 각박함을 나타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현대종교의 추세로 나타나는 종교 사사화(私事化)와 개인중심의 신앙도 꽤 많이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동시에 여러 종교가 공존하는 다문화 시대임에도 종교적 관용도(寬容度)는 과거에 비해 크게 감소하였다.



(다음주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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