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시대, 개벽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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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시대, 개벽의 시대
  • 한울안신문
  • 승인 2015.06.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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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문화사회부·문화사업회 주최‘원문화의 밤’/ 홍석원(석현) 중앙일보 회장 강연(1)



# 문화, 여기까지 왔구나


문화사업회의 초청을 받았기 때문에 문화 이야기를 해야 될 텐데, 문화라는 단어가 사실 사람의 수만큼 다를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10여 년간 문화에 대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재단(유민문화재단)을 갖고 있는데 거기에서도 문화에 관련된 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아직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지만 저 나름대로 문화에 대한 많은 생각을 했기 때문에 덜컥 답을 드리는 건 아닌가 싶습니다.


21세기는‘문화의 세기, 문화의 시대’라고 말들을 합니다.‘ 영웅의 시대’가 갔다고 합니다. 새로 대두하는 영웅이 있다면 저는‘문화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사실 오늘날은 처칠과 같은 위대한 정치가도 또 맥아더나 아이젠하워 같은 전쟁 영웅이 태어나는 시대가 아닙니다.


그렇다고 해서 새로운 종교를 창시할 만한 위대한 종교인이 나오는 시대도 아닙니다. 사람들의 인지가 발전 해서 웬만큼 대단한 인물이 나오지 않으면 압도할 수 없는 시대가 됐습니다. 그런데 이 문화의 세기에는 전 세계를 압도하는 인물들이 많이 있습니다.


‘게르하르트 리히터’(Gerhard Richter,(1932년 2월 9일~)는 독일 드레스덴에서 출생한 전후 독일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1960년대 이후 세계현대미술사에 있어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작가이다. 사진과 회화, 추상과 구상, 그리고 채색화와 단색화의 경계를 넘나들며 회화라는 매체를 재해석하고 그 영역을 확장시켰다. - 편집자 주)가“이제 영웅은 없다. 다만 문화인이 영웅이다.”라고 했습니다. 이제 문화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큰 자긍심을 가져도 됩니다. 지금은 문화인이 철학, 종교, 정치를 함께 얘기하면 누구나 편견없이 듣습니다. 그만큼 문화의 세기가 가까이 온 겁니다.


저는 문화의 범위를 스포츠, 대중가요까지 포함을 해서 생각 합니다. 단군이래 지구촌을 움직인 조선 사람이 있다면‘싸이’라고 생각합니다. 유튜브클릭 수가 25억이 넘었다고 합니다.


지구촌 인구의 세 사람 중 한 명은 싸이의‘강남스타일’을 들었습니다.


축구 영웅 메시, 골프 영웅 타이거 우즈, 또는 축구의 피파(FIFA) 위원장이면 대통령 이상의 힘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는 과거의 존경을 받고 권위를 유지했던 많은 사람들이 어려운 시대가 되었습니다. 과거에 힘이 쌨던 사람들이 정치인들이었지만 이제는 우스갯소리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 모든 것이 문화 속으로 수렴되다


죄송한 말씀이지만 종교인들도 과거와 같은 권위를 갖지 못하고 있습니다. 웬만한 설법은 인터넷을 찾아보면 다나와 있습니다. 그리고 어느 종교가 되었든 스타가 설법하는 시대이지 작은 교화를 하는 분들이 설 땅이 적어지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어째서 문화가 과거의 종교, 정치, 군사보다 앞서가느냐 하는 생각을 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선 저는 과학문명의 발달이 가장 큰 원인이 아닌가 싶습니다. 특히‘IT’혁명과‘SNS’로 인해서 정보가 이제는 더 이상 지식인의 공유물이 아닙니다. 병원에 진료와서 의사보다 더 많은 지식을 인터넷에서 찾아와서 들이대는 세상이 되었으니까요.


신비주의가 더 이상 종교의 영역으로만 남아 있지 않습니다. 투명한 세상이 되어 뒷거래나 뒷방에서 이루어지는 그런 시대가 지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과거에 문화는 종교 안에 있었습니다. 종교 건물을 짓다보니까 건축이 나오고 회화, 조각이 나왔습니다. 기독교 문명에서 문화 예술의 큰 고객은 교회였습니다. 고려시대에 불교가 국교였을 때에는 사찰이 그랬을 것입니다.


이제는‘게르하르트 리히터’가 얘기 했듯이 종교나 철학이 문화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문화인이 종교를 얘기하고 철학을 얘기하고, 대중가요의 가사나 미술, 건축, 음악 속에서 영성(靈性)을 얘기합니다. 종교라든지 철학을 그냥 들려주는 것은 더 이상 대중들에게 감동으로 다가오지 않는 시대입니다.


김흥호 목사님이라고 계십니다. 이화여대‘연경반’을 통해서 기독교뿐만 아니라 유불선을 다 가르치시는 분인데 그분이 하신 말씀이, “자연의 시대는 천년을 갔고 신의 시대가 종교의 시대가 천년을 갔고 르네상스를 기점으로 인간의 시대가 열렸다. 그 인간의 시대가 열리면서 과학문명이 신으로부터 자유를 얻게 되면서 결국 문화의 시대가 열리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다음 주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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