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의 공동체 ‘마을’을 걷다 -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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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의 공동체 ‘마을’을 걷다 -Ⅰ
  • 한울안신문
  • 승인 2015.07.1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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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울안창간 20년 특별기획┃박대성 교무(본지 편집장)





# 모여들다


김포에서 출발한지 2시간이 못 되어 도착한 하네다공항, 일본은 장마가 한국보다 일찍 시작되어 하늘이 제법 흐릿하다.


6월 29일(월), ‘동아시아 차세대 리더십 프로그램(School for East Asia Leadership, 이하 SEAL)’에 참가하는 한국 측 참석자들이 첫 날밤을 머물게 될 불교계열 종교단체인‘입정교성회(立正成會)’총본부에 위치한 ‘제2단참회관(第二團參會館)’에 속속 모여 들었다. (사진 1)


5일간의 프로그램에 필자를 포함한 네 명의 원불교 교무·교도가 함께했으며, 불교에서는‘대학생불교연합회’의 지도위원장과 대학생 임원, 개신교에서는 YMCA와 대표적 진보교단인 ‘한국기독교장로회’소속 목회자, 신도들이 함께했다.


일본 측에서는 재가불교(在家佛敎)를 표방하는 입정교성회와 YWCA를 비롯한 일본 개신교회의 활동가들이 함께한 자리였다.


# 함께하다


중국으로의 반환 이후 최근 홍콩에서 벌어진‘우산혁명’은 일국양제(一國兩制)라는 사상 초유의 독특한 정치적 실험의 성패를 의심하게 만들었다. 특히 대만(그중에서도 대만독립파와 민주화 세력)의 미래를 예측하게 만든 이번 사태는 양안 관계를 다시 미궁으로 몰아넣었다.


더구나 일본의 아베 정권은 영구적인 교전권(交戰權)과 무력사용 포기를 선언한‘평화헌법 9조’의 개정을 강하게 추진하여 인근 국가들을 자극하는 상황이다. 물론 아직도 휴전(休戰)이라는 어정쩡한 상태에서 화약고를 지고 살아가는 남한과 북한은 아시아의 정세를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동아시아가 직면한 여러 과제를 국가의 틀을 벗어나 평화 공존의 미래로 함께 그려가기 위해 진행된 이번 프로그램은 종교와 국가를 뛰어넘은‘아시아인’의 인재육성이 그 목적이다.



이 프로그램은‘한일종교인평화포럼’소속 종교인들을 중심이 되어 입정교성회의 공익재단인‘니와노평화재단’의 후원으로 2년째 진행되고 있다.



짐을 풀기도 전에 진행된 첫 일정은 도쿄 토미자카에 위치한‘키리스토쿄(그리스도교)센터’에서 열린‘지명관’선생의 강연이었다. (사진 2)


‘박정희 군사독재 하에서 일본의 양심적 기독교인과 지식인을 집결하여 한국 민주화 운동을 지원했으며, 정부의 정보통제에서도‘TK생’이라는 필명으로 73년, 김대중 납치사건과 80년, 5월 광주 민중항쟁 등의 급박한 정보를 세계 각지에 알렸던 선생은 아흔이 넘은 나이에도 정정하게 한·일 종교인들을 향해 일갈한다. (사진 3)


“근대는 정치에 종속된 종교였다면 현대에는 종교가 정치를 넘어 국제 시민의 연합을 추진하고 기원해야한다.앞으로 종교는 국가와 국민에게 시대적·선구적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 “어떻게 하면 아시아 3국이 평화로운 관계를 맺을 수 있을까? 이것이 앞으로 종교인들의 과제이며 우리의 과제이다”


‘원불교가 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무엇을 기여할 수 있을까?’2천명을 수용 할 수 있는 2백여 개의 객실과 어지간한 호텔을 뛰어넘는 시설을 갖춘 거대한 단참회관에서 늦도록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다음 주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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