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호법동지 여러분!
무더운 여름과 장마철을 맞아 교도님들의 안녕과 하고자 하는 일들이 날로 성장되시고, 여러분의 각 가정에도 행복이 가득하시며, 법력이 날로 증진되어지시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여러 교도님들께서도 잘 알고 계시다시피 전라남도 영광은 우리 원불교의 교조이신 소태산 대종사님께서 탄생하신 곳이며 구도와 대각을 이루신 곳입니다. 아울러 교단창립의 기초를 마련하신 곳일 뿐만 아니라 구인선진의 혈성이 배어있는 원불교 성지이자 장차 온 인류가 추앙하고 참배할 한국의 종교 유적입니다.
그러나 최근 유감스럽게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핵폐기물 처리 시설이 우리의 성지 부근에 유치될 수 있는 현실입니다. 핵폐기물 처리 시설은 유치 지역 선정을 둘러싸고 십여년간의 국가적인 혼란을 빚고 있는 터이지만 보다 우선할 문제는 국가적인 에너지 정책의 전환에 있다고 할 것입니다. 우리 교단에서는 모든 생명을 앗아갈 위험을 가진 핵에너지 개발은 동결되어야 하며, 국가의 에너지 정책은 다른 선진국과 같이 안전한 대체에너지 개발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공표한 바 있습니다.
핵폐기물 저장 시설은 아무리 과학적으로 안전이 보장된다고 하더라도 이를 인간이 관리해야 한다는 사실은 그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뿐만아니라 만일 수 천만분의 일이라도 실수가 있다면 해당 지역은 수 만년간 생명이 존재할 수 없는 불모의 땅으로 변하게 되어 결국 핵폐기장은 핵무기에 버금가는 시설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교단에서는 정부가 영광군을 핵폐기물 저장시설 후보지로 선정 발표한 2003년 2월 4일부터 여러 경로를 통하여 교단의 단호한 입장을 전달하였으며, 최근에는 출가 재가교도님들은 물론 천주교·불교 등의 성직자들까지도 함께 서울과 영광지역에서 여러차례의 반대 집회를 가진바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사업의 주무부서인 산업자원부와 (주)한국수력원자력 측은 아직까지도 영광군 지역을 그 후보지로 내정하고 주민들을 설득하고 회유하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친애하는 교무님, 그리고 교도님 여러분!
교단의 얼이 담긴 원불교영산성지에 핵폐기장이 설치된다면 장차 이 시설의 면적 확대가 불가피할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으로 옮길 수도 없으며 그 사용기간은 수 만년이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원불교영산성지 수호를 위하여 신명을 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러한 의지는 이미 지난해 11월 중앙교의회에서 결의된 바 있습니다. 이 일은 우리 교단의 교운을 걸어야 할 정도로 중요한 사안이니 만큼 출가·재가 교도님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혈심어린 합력을 당부드리는 바 입니다.
아울러 앞으로는 교단적인 대책기구인 "원불교영산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남궁성 교무)를 중심으로 일사불란하게 교단적 의지를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전 교도가 합심합력으로 주세불 회상의 터전인 원불교영산성지를 적극 수호하여 핵폐기장을 반드시 막아냅시다. 모든 생명을 살리고 인류의 평화와 안녕을 위하여 반핵 평화의 길로 나아갑시다. 정의를 위해 죽기로써 행하는 이에게 반드시 결과를 내려주시는 법신불 사은님의 위력으로 이 일은 반드시 이루어 질 것입니다.
원기 88년 7월 3일
원불교 교정원장 장 응 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