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도주민을 위한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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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도주민을 위한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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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3.10.1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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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은 교무 " 부안교당
<기원문"김경은 교무"부안교당>

거룩하신 법신불 사은이시여!
고슴도치를 닮았다하여 이름지어진 아름다운섬 위도입니다.
영광 원자력 발전소 건설당시 피해를 예상했음에도 불구하고 행정구역이 전라북도라는 이유로 한푼의 보상도 받지 못한 위도입니다. 냉각수로 들었갔던 바닷물은 뜨거운 바닷물이 되어 위도로 흘러 들었고 이로 인해 황금어장이라 했던 칠산 앞바다의 물고기를 멀리 멀리 떠나 보낸 위도입니다.

얼마후, 경제개발의 논리로 새만금 공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이 사건으로 물의 흐름이 달라져 위도 바닷가 주변에는 토사가 쌓이기 시작하여 그물조차 드리우기 힘들게 만들었습니다. 도로 곳곳에는 그물을 널어 진흙을 털어내야만 합니다. 이 또한 예상한 일이지만 같은 행정구역이면서도 거리가 멀다는 이유로 또 소외되고 외면된 아름다운 섬 위도입니다.
결국 국책사업인 원자력 발전소와 새만금 사업은 위도 주민들에겐 삶을 망가뜨린 장본인이 됐고 부안군민들에게는 핵폐기장이라는 업보를 낳고 말았습니다.

법신불 사은이시여!
위도 사람들은 끝없이 펼쳐진 바다에 한숨 지으며 그래도 목구멍이 포도청이라서, 자식은 가르쳐야겠고, 시집 장가는 보내야겠기에 쓰라린 아픔을 안은채 멀리 달아난 그 물고기를 쫓아 먼 바다로 떠났습니다. 주변에서 잡던 작은 배로는 멀리 갈 수가 없어 더 큰 배를 사기 위해 융자를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예전일을 돌아보면 금새 갚을줄 알았지만 한번 달아난 물고기들은 더 이상 위도 사람들의 희망이 되어 주지를 못했습니다. 두배의 시간을 들여 그물을 드리워도 생산은 줄고, 물고기를 따라 조금더 멀리 나가면 잡는 구역이 다르다 하여 쫓기는 신세로 허탈하게 돌아와야 했던 우리 주민 위도 사람들입니다.
배만 큰 것으로 바꾸면 괜찮을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한번 틀어진 환경 파괴는 생각보다 심각하였습니다. 위도 주민을 한 가구당 수억이 넘는 빚쟁이로 만들어 버렸으니 말입니다.

법신불 사은이시여!
이러한 위도 사람들에게 가구당 3억에서 5억을 준다는 이야기는 희망의 불빛이었습니다. 그것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생각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너무도 지친 그들에게는 그저 빚에서 벗어나고 싶었고, 자식들에게 부모의 역할을 해보고 싶었고, 남은 여생 무거운 짐 덜고자 하는 일념 하나로 양의 탈을 쓴 자들을 믿었고 지금도 자신을 구해 줄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법신불 사은이시여!
이 선량한 우리 주민 위도 사람들을 누가 이렇게 만들었나이까?
누가 저들의 아픔을 이용하여 이렇듯 마구 짖밟고, 그 위에 굴림하고자 하는 이가 누구란 말입니까! 왜 왜 우리 주민 위도 사람들을 이렇게 아프게 만들었느냔 말입니까!
비록 쪼들리고 힘들지만 열심히 살아 보고자 노력하였고, 그 모습은 자식들에게 말없는 채찍이었나이다.
우리 군민 위도 사람들….
위도는 그렇게 가시에 찔릴 것을 알면서도 새끼를 품에 안을 수밖에 없는 어미 고슴도치처럼 자식을 품에 꼭안고 피를 흘리며 떨고 있나이다. 아무리 놓으라 해도 놓지를 못하고 있나이다. 누가 우리 군민 위도인들을 이렇게 만들어 놓았나이까?

법신불 사은이시여!
나뭇가지 하나만 보고 그 나무를 보았다 할 수 없습니다.
코끼리의 코만 만져 보고 코끼리를 보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바다에 떠있는 빙산만 보고 그 빙산을 다 알았다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저희들은 위도 주민들의 드러난 일부분을 보고 판단하여 원수로 생각하고, 미워했습니다. 그 뒤에서 실체를 감추고 조정하였음이 이제는 대낮같이 드러나고 있으니 우리 위도 주민들이 더 이상 속지 않게 하여 주시옵소서. 이제는 위도 사람들이 핵이 무엇인지를 알게 하시옵고, 바른 지식하에 바른 생각과 바른 판단을 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리하여 위도를 포함한 부안군민 모두 힘을 합하여 오늘날의 이 난관을 돌파 해 가게 하여 주시옵소서. 부안의 이러한 몸부림은 우리나라 핵 에너지 정책을 돌려놓는 선구자적 몸부림입니다. 진정 이 땅을 지키는 애국의 충정이옵나이다. 우리는 반드시 승리할 것입니다. 그래서 훗날 후손들이 역사에 이렇게 기록할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이 강산을 부안군민이 지켜 주었다.” 라구요….
법신불 사은이시여!
돌고 도는 이치속에서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하셨지요? 그러한 지리가 있기에 가난이 죄가 되지는 않는다 하셨구요. 열심히 노력하는 속에 반드시 좋은 결과의 감응이 있게 되고 게으름을 피우는 속에는 반드시 죄의 결과가 올뿐이라고 당신께서 말씀하셨지요.!. 이러한 진리가 위도 주민들에 의해 실현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갈기 갈기 찢기고 상처난 위도 사람들의 아픈 마음에 따스한 법신불 사은님의 자비로운 손길로 어루만져 주시옵소서.
저희들의 기도가 그들 마음의 상처를 덮어주고 치유해 내는데 큰 밑거름이 되기를 간절히 염원하오며 7만 부안군민 모두는 일심으로 비옵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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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1 #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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