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인 - 김치로 은혜 발견한 이성인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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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인 - 김치로 은혜 발견한 이성인교도
  • 한울안신문
  • 승인 2005.10.1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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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당에 오니까 내 집처럼 편안해요"


“객지에 올라와서 삭막했는데 교당에 오니까 내 집 같이 편안하고 천하를 얻은 것처럼 든든한 기분이에요.”
상주교당에 십 년 넘게 다니다가 3월에 서울로 올라왔다는 이성인 교도(공항교당)는 문득, ‘혹시 어제? 40주년 기념대회에 가봤어요?’라고 묻는다. 알고 보니 여의도교당 청년회에 다니고 있는 딸 홍명은 교도가 바로 전날 열린 서울 원청 40주년 기념대회의 사회를 본 주인공이었다.
주중에는 직장에서 바쁘게 일하다가 일요일에는 교당에 와서 마음의 안식을 얻는 이 교도는 지금도 상주교당에서 매달 첫째 주에 열리는 총력법회는 꾸준히 참석하며 기운을 연하고 있다. 또 매주 화요일마다 공항교당에서 하는 정전공부 모임에도 빠짐없이 참석하고 있다.

# 시아버지 끄는 자전거 타고 …
“여기 공항교당에 오자마자 자기가 할 일을 찾아서 그 때 그 때 미루지 않고 잘하고 있어요. 교당에 오면 항상 교무님과 원로님들께 한 주 동안 생활한 것을 말씀드리고…. 정말 ‘교전 따로, 생활 따로’가 아니라 생활 속에서 공부를 잘하는 것 같아요.” 옆에서 대화를 듣고 있던 이경일 교도회장의 칭찬이 자자하다.
이성인 교도가 원불교를 만난 것은 결혼 후였다. ‘종교의 자유가 있으니 네 종교 찾아가라’ 는 시아버지의 여유 있고 배짱 있는 말에 입교를 결심했다. 그 전에는 기독교를 믿었다는 그녀는 “시갓집이 원불교라 걱정을 많이 했는데, 밑져야 본전이니까 일단 5년 동안 원불교에 다녀보고 판단하겠다고 생각했죠”라며 웃는다.
사실 이 교도가 원불교에 관심을 가지게 된 데에는 다른 이유가 있었다. 종가집의 종부로서 집안의 가통을 이어받아야겠다는 책임감이 있었다. 또 결혼한 지 8개월 만에 시어머니께서 돌아가시고 홀로된 아버지를 뵐 때마다 마음을 편하고 기쁘게 해드리고 싶었다고.
“법회 때 시아버님 자전거 뒤에 타고 같이 교당에 가면, 시아버님이 뿌듯하고 행복해하시는 그 모습이 너무 좋아서 원불교 신앙을 시작하게 됐어요.”
지금은 남편(홍성관 교도)을 비롯해 동서와 시동생들까지 모두 스스로 교당에 찾아가서 열심히 공부하는 일원 가족이 되었다. 또 본래 불교였던 친정 부모들도 모두 입교해 신촌교당에 열심히 다니고 있다.

# 경계는 진리의 시험
그러나 이성인 교도의 삶에 평탄한 길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IMF 때 부도가 나서 집 재산이 가압류되는 혹독한 시련이 있었다.
“경제적인 손실은 입더라도 이로 인해서 어리석게 건강이나 다른 손실까지 입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교도는 다행히 부도가 나기 전에 우연한 계기로 김치를 담아서 납품하는 일을 시작하고 있었다. “그 김치를 통해서 자리이타로 많은 것들을 얻었어요. 주문만 받아서 하는데도 어려운 시기에 경제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었고, 참 좋은 인연들을 많이 만났어요. 항상 기도하는 마음으로 김치를 담았고, 김치를 통해 알게 된 인연들은 언제 어디서 봐도 서로 좋은 인연으로 다시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동안 겪었던 경계들이 마음의 무게를 달아볼 수 있는 기회였고, 진리의 시험이었다고 생각한다’ 는 이 교도는 은혜를 깨닫고 나니 어떤 일이라도 감사하지 않을 일이 없다고 한다.

김지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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