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경 말씀에 푹 빠졌어요"
상태바
"대종경 말씀에 푹 빠졌어요"
  • 한울안신문
  • 승인 2006.07.10 1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월 27일 음악발표회 앞둔 원음합창단 연습현장
나른한 일요일 오후, 두꺼운 악보책을 든 사람들이 모인 서울회관은 인사도 할 새 없이 삼삼오오 연습하느라 혼잡하다. 5월 27일 KBS홀에서 열릴 ‘대종경 음악 발표회’를 앞두고 연습이 한창인 원음합창단(단장 한성봉).
단원들은 간단한 발성으로 목을 풀면서 연습을 시작했다. 평소엔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 이원파 지휘자도 연습때만큼은 카리스마 넘치는 선생님. 바늘떨어지는 소리도 잡아낼 듯 예민한 그의 귀는 단원의 작은 실수도 정확히 잡아낸다. 동시에 이 숨막힐 듯한 긴장 속에서 번뜩이는 유머로 순간순간 단원들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도 지휘자의 몫.
합창이라곤 한번도 해본 적 없는 조명도 교도(강남교당)가 대종경 음악발표회에 욕심을 낸 것도 이 때문. 남편 박진원 교도를 따라와 연습을 지켜보다가 이 지휘자의 열정적인 모습과 들을수록 빠져드는 대종경 음악에 매료되어 연습을 시작했다.
“공통 주제가 있어 훨씬 돈독해졌어요. 각자의 파트(소프라노-베이스)를 맞춰보며 서로 모니터해주다보니 대화도 많아졌죠. 할수록 신심이 우러나서, 이 법 잘 전해야겠다 싶어 사경도 시작한걸요.”
몇번이고 부르면서도 매번 처음인 것처럼 콧등이 시큰하고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이는 비단 이 부부만이 아니다.
원음합창단은 ‘대종경 음악 발표회’를 위해 남성단원 40여명을 모집하는 등 100명이 넘는 인원으로 새롭게 출발했다. 올해 3월 3일 시작해 발표회까지 30번이 넘는 연습 스케쥴을 지키려 일요일 혼성연습 말고도, 수요일에는 남성단원들, 금요일에는 여성단원들이 따로 모여 파트연습을 하고 있다.
연습이 끝난 뒤 땀에 흠뻑 젖은 채로 “작곡을 통해 누구보다도 먼저 은혜를 받을 수 있어서 그저 감사하고 감사할 뿐이지요”라는 이 지휘자, 십상편곡으로 간밤에 1시간밖에 자지 못했다는 그의 목소리에는 오히려 힘이 넘쳐났다.
특히, “발표회에서는 단원들도 지휘자도 반주자도 드러나면 안됩니다. 오직 법문 말씀만 느껴져야죠”라고 말하는 이 지휘자는 “원불교 음악을 이번 생에만 할 수는 없습니다. 앞으로 다섯 생 정도는 매진해야 작으나마 열매 맺을 수 있지 않겠어요?”라며 결연한 의지를 보인다.??
교단사에 길이 남을 대종경 음악발표회를 준비하는 원음합창단의 호흡이 가쁘다. 대법당 무대에 오른 그들을 통해 수천, 수만명이 함께 감동을 나눌 교단의 미래를 본 것은 혼자만의 착각일까. 원음합창단의 목소리가 세계를 넘어 온 우주로 울려퍼질 5월 27일을 기대해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