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과 평화는 절대평등의 진리를 깨닫는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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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과 평화는 절대평등의 진리를 깨닫는 출발
  • 한울안신문
  • 승인 2011.10.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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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성도종 교구장 신년 인터뷰



신묘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경산 종법사께서는 상생과 평화의 길로 나가자는 말씀으로 밝고 희망찬 새해 아침을 열어주셨습니다. 우리가 경산 종법사님 말씀을 받들어 상생과 평화가 가득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부분에 노력을 더 해야 할까요?



신묘년 새해를 맞이해 재가출가 전 교도님들께서 토끼같은 밝은 지혜와 부지런함으로 희망찬 새해를 열어 가시길 심축드립니다. 제 생각에는 현실세계에서는 ‘이것이 강이다, 저것이 약이다’를 논할 수 있겠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만물은 절대평등하다는 진리를 깨닫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비록 아직 개유불성 그 자체를 깨닫지는 못했다고 하더라도 거기에 대한 확실한 믿음과 신념을 가지고 모든 사물을 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사회적으로 소외받고 억압받는 사람들이나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회적 소수자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종교는 어떤 집단이나 국가, 사회에서 세력이나 규모, 또는 경제적 능력을 빌미로 상대적으로 약한 자를 억압하거나 지배하는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좀더 소박하게 말해서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들이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자리이타 정신을 확립해 나갈 수 있도록 개인이나 국가나 사회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새해를 맞이해 서울교구가 우선 풀어야 할 과제 중 하나가 교구자치화 문제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교구자치화에 대한 대중적 이해가 부족한 것도 사실인데요, 교구자치화가 시작되면 어떤 잇점이 있을까요?



소박하게 생각을 해 본다면 각 교당들이나 기관들이 필요로 하는 행정서비스를 조금 더 간편하고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우선 당장 눈에 보이는 큰 효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좀더 거시적으로 생각을 해 본다면 교구자치화로 각 교당들이나 기관들의 자생력, 또는 자립력을 키워나가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교구자치제를 시행해 가는 데 있어서는 여러 가지 유의해야 할 점이 아직 많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중앙총부가 주도적으로 해왔던 약세 교구, 약세 교당 지원 같은 문제들이 하나의 예라 할 수 있겠지요. 교구자치제가 실시되면 미자력 교구나 미자력 교당을 지원한다거나 아니면 미개척지 교화를 위해 자금을 투여한다거나 하는 부분은 크게 약화되거나 둔화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때문에 교구자치제를 추진하고 있는 교구의 입장에서도 이런 부분에 충분한 배려를 해야 하고 중앙총부 차원에서도 깊은 관심을 가지고 정책 목표를 세워서 각 교구가 균형발전을 이루는 동시에 교화개척지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충분한 인력과 재원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교구자치제 실시로 파생될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충분한 연구검토 작업이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봅니다.



그렇다고 본다면 새해에는 교구자치제 정착을 위해서 어떤 부분에 역점을 두고 노력을 기울일 생각이십니까?



사실 지금 우리가 이야기 하는 교구자치제라는 것이 어느 특정 모델을 기준삼아 진행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직 어떤 모습으로 갈 것이라는 구체적인 그림이 나와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동안 우리 교단은 중앙총부를 중심으로 한 중앙집권적 형태로 운영되어 온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중앙총부는 각 교당과 기관이 자율성을 가지고 독자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보호하면서 교리적, 교법적으로 통일성을 갖도록 하는 정도로만 관여해 왔을 뿐 강력한 통치체제를 갖추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볼 때 교구자치제가 실시된다고 해도 각 교당과 기관들이 교리적으로 교법적으로 통일성을 갖도록 하는 역할 정도가 넘어 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교구자치를 하기 위해서는 총부와 교구, 그리고 각 교당과 기관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재분배는 어차피 필요한 일이기 때문에 금년부터는 교구가 조금 더 능동적으로 움직여서 교구가 자치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영역이 어디까지인지에 대한 제도적 검토들을 해 나갈 생각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구가 총부로부터 얼마만큼의 권한을 가져 올 수 있을 것인지, 또 총부가 가져야 할 최소한의 통일성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역할만을 남겨두고 각 교구의 특수성을 반영한 제도를 어떻게 확립해 나갈 것인지 등에 대해 중앙총부와 이웃 교구들이 함께 힘을 합해 세심한 연구검토를 해야 한다고 봅니다. 또 교구자치가 안착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각 교구 내에 입법기능과 행정기능과 감찰기능이 실질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중립성을 가지면서도 객관성을 띤 기관들이 마련될 필요가 있는데, 공의가 충분히 반영되어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고 그렇게 마련된 의사결정이 흔들림 없이 집행될 수 있는 최소한의 시스템을 갖추는 데 중점을 둘 생각입니다.



원불교 100년 성업을 앞두고 교화대불공을 위한 핵심사업으로 2만 교화단장 양성사업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금년부터는 서울교구에서도 2만 교화단장 양성을 위한 훈련이 실시될 예정으로 있는데 어떤 구상을 가지고 계십니까?


결국 교화단장 2만 명을 양성한다고 하는 것은 사실 2만 교화단으로 이어질 때 그 가치를 이야기 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2만 교화단장 양성을 통해 2만 교화단을 만들었다고 한다면 그것이야 말로 가히 폭발적인 교세 신장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단원도 없는 단장 2만 명 배출은 어떤 측면에서는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2만 교화단장 훈련을 통해 교도 한 사람 한 사람이 자기의 신앙과 수행을 통해 거듭나서 결국 이것이 교화로 승화될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우선 상반기 중에 각 지구별로 소속 교무들이 모여 2만 교화단장 양성을 위한 1차 훈련을 실시해 시행계획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교구에서는 훈련 진행 상황을 지켜보면서 교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부분은 지원을 하고 총부의 지원을 필요로 하는 부분은 연결을 해서 훈련성과 실질적으로 나타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계획입니다. 그런데 사실 단장훈련이라고 하는 것은 이처럼 대규모로 집단적으로 접근하기 보다는 상대를 정확히 파악하고 거기에 맞는 교화방법을 찾아갈 수 있도록 훈련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교화단장은 단원 한 사람 한 사람 또는 모든 교화대상에 대한 깊은 애정과 관심을 바탕으로 그 사람의 가려운 곳을 긁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역할이 아닐까 싶습니다. 상대가 지금 진급하고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어떠한 손길과 보살핌이 필요한지 정확히 파악하고 거기에 부응하는 활동을 하도록 훈련을 시키는 것이 2만 교화단장 양성사업의 핵심이 아닐까 싶습니다.



원불교 100년 기념 성업이 이제 불과 몇 년 남지 않았습니다. 금년부터는 재가 출가 전 교도들의 지혜와 힘을 모아나가야 할 때라고 생각이 되는데요, 원불교 100년 기념성업의 성공을 위해 당부해 주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우리 당대에 개교 100년을 맞아 함께 동참하고 참여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일생일대의 크나큰 축복입니다. 그러한 은혜와 축복에 보은하기 위해서라도 우리 모두는 이 기념성업에 적극적으로 동참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 회상에 참예해서 교법정신을 자기화하고 실천하는 노력을 하지 않고는 그 보람을 얻을 수 없습니다. 우리가 종교생활을 하는 것은 단지 지식이나 교양을 얻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교법실천을 통해 스스로 인격이 변화되고 그 변화를 통해 가족과 이웃과 우리 사회가 교법정신으로 거듭나기 위해서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자신성업봉찬과 교화대불공은 원불교 100년 기념성업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반드시 실현해 나가야 할 영원한 우리의 과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원불교 100년 기념성업에 참예한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과업은 개인적으로는 신앙 수행의 체질화로 교법정신에 맞게 자신의 인격을 변화시키고 법위를 향상시켜 불보살 세계로 진입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또 교단적으로는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 기념사업에 우리가 힘닿는대로 정신적 육체적 물질적으로 힘을 모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각 교당 차원에서도 교단적으로 계획하고 있는 모든 사업들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성금모금에 동참하는 운동을 전개해 주시길 바랍니다.



지난 1년 간 서울교구 운영을 지켜보시며 새해 교구 운영방향에 대해 생각을 정리하고 계신 부분이 없지 않으실텐데 올 한해는 어디에 중점을 두시고 교구를 이끌어 가실 계획이십니까?



지난 한 해는 부임 첫 해라 교구 교무님들이나 교도님들이 교구장에게 무엇을 바라는지 파악하는데 분주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어쨌든 서울교화가 매년 지속적으로 성장을 하고 있다고 하는 것은 교무님들이나 교도님들이 일심합력의 정신으로 교화에 매진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볼 때 교구에서는 교화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교무님들이 교화자로서 사명감을 더욱 고취하고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데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굳이 그것을 제도적인 부분으로 확립하지 않더라도 출가교화단이나 출가교역자협의회, 청소년교화협의회와 같은 기존의 조직과 단위를 통해서 교역자의 사명감과 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을 해 나갈 생각입니다. 또 재가교역자들이나 교도들은 교구에서 직접 관리하기 보다는 각 지구단위로 그런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강화하고 촉진하는데 교구의 행정력을 집중해 나가는 것이 중점과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지난 해는 참으로 다사다난 했던 한 해였던 것 같습니다. 새해에도 우리 사회가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 같은데요, 재가출가 교도님들을 비롯한 모든 분들이 상생 평화의 세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신년 덕담을 한 말씀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국가적으로 지난 1년 간 남북 관계에 있어 긴장이 고조되고 대립이 심화되어 매우 안타까웠는데 새해에는 이러한 상황들이 빨리 해소되어 평화통일의 길을 향해 크게 진전을 이루는 한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또 세계적으로는 가난과 기아, 전쟁과 질병, 재해로부터 고통받는 모든 동포들이 평등하고 평화롭게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가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 전 교도님들께서는 100년 성업을 불과 3, 4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일원회상에 참예한 은혜와 보람을 실질적으로 거두는 한해가 되시길 심축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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