솟을대문 열어젖힌 정릉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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솟을대문 열어젖힌 정릉학사
  • 한울안신문
  • 승인 2011.12.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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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여자 대학생 . 직장인 대상, 원불교 정신으로 살아갈 인재 양성




성북구 정릉동,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 옛 솟을대문들이 여전히 삐걱대며 우리네 대문으로 건재한 동네. 어릴 적 함께 뛰놀던 언덕배기 집에 아직도 그 시절 친구가 살고 있는 동네. 이 정릉동에서도 402-183 번지, 큰 도로에서 구불구불 골목길 5분, 갑자기 한 눈에 들어오는 한옥 지붕들이며 멀리 삼각산이 보이는 나무대문의 집. 평상 한두개 펼칠 마당과 전 주인이 심은 감자가 아직 자라고 있는 작은 텃밭, 그리고 방 세칸의 정겨운 주택집이 펼쳐진다. 이제 막 새 냉장고며 청소기가 들어와 단장을 마쳐가고 있는 이 곳, 바로 정릉교당(신자연 교무)이 문을 연 ‘원불교 정릉학사’다.



# 형편대로 너댓명이라도


“얼마전 봉불한 안암교당의 마음공부학사가 큰 계기가 됐어요. 3년전 지금 여기로 신축해 오면서 바로 앞의 2층짜리 건물이 눈에 확 들어왔어요. 저거 학사 하면 되겠다, 하면서도 가격이 엄두가 안나 단념했어요. 그런데 이번에 마음공부학사를 보면서, 다 모아서 시작하기 보다는 있는 형편대로 너댓명이라도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하고 교무님 교도님들께 말씀드렸죠.”


10월 초 굳은 결심을 했던 최규선 교무, 신기하게도 좀처럼 매물이 없는 동네에 시기인데도 딱 적당한 집이 나왔다. 교당 신축 때도 없었던 대출까지 끼고 전세 계약, 자다가도 미소가 떠오르는 ‘원불교정릉학사’는 결심만 기다렸다는 듯 지체없이 진행됐다.


“교당 학사가 여러 성격이 있는데, 정릉학사는 신앙적인 바탕과 의지가 있는 인재를 제대로 키우자는 목적이에요. 학생교화엔 공부로 접근해야 하듯, 청년교화는 결혼이나 직장, 혹은 경제적인 부담을 해결해줄 수 있어야 하거든요. 원불교 정신으로 살아갈 청년들에게 적은 비용으로 쾌적하고 안전한 생활을 기반으로 마련해주는거죠.”


여자 대학생, 직장인을 대상으로 1년에 1백만원, 그리고 공과금을 함께 납부하는 게 정릉학사의 규정. 대신 매주 청년법회에 참석해야 하며, 늦은 귀가 및 외박은 부모나 교무와 사전협의를 해야한다는 등 아직 수정 보완 중인 세부 규정을 지켜야 한다.


“올해 처음으로 대일외고에 마음공부 동아리가 들어갔어요. 세월이 흐르고 교무나 임원들이 바뀌어도 지속될 수 있는 원불교의 정수가 후일로 이어지도록 틀을 잡는 과정이죠. 그렇듯 원불교 인재로 살아갈 청년들에게도 첫 체를 잡는 과정이 되겠지요.”


정릉학사에는 교당 주요 인사들로 이뤄진 학사 운영위원회가 꾸려진다는 것이 특징. 주기적으로 학사의 정책과 사생들의 의견 반영을 이어가며, 무엇보다도 학사에 지원한 지원자들을 엄격히 심사하는 것이 학사 운영위원회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원근친소에 이끌림 없이 진정 공정한 심사를 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 청소년교화, 무엇을 줄것인가


“교화, 특히 청소년교화는 시스템으로 접근해야해요. 아무것도 주지 않은 채 우리 것이 좋다, 좋다만해서 오는 시대가 아닙니다. 정릉교당 기준 10km까지의 대학이 20개가 넘습니다. 등록금 벌려고 아르바이트 하느라 종교생활도 못하는 시대인데, 아무 것도 없이 그저 기다리거나 설득하려 해선 어렵지요.”


서울에서의 엄부자모의 역할을 해나갈 최규선 정릉학사 지도교무의 표정이 단호하다. 작년 교당 청년회(회장 이주원)를 재창립하고 청년들과 함께 아카펠라 그룹 ‘브이원’을 꾸리는 등 늘 무엇을 줄 수 있을까 고민해오던 그의 연구가 닿은 ‘원불교정릉학사’. 새로움에도 늘 적극적으로 힘을 모으는 정릉교당의 기대와 응원이 현재 모집 중인 첫 학사생들을 기다리고 있다.


문의 정릉교당 02)914-6721



민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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