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턱시도를 입은 남성합창단이 검은 선글라스를 꺼내 쓰자 장내에는 잔잔한 웃음소리가 퍼졌다. 곧 송창식 노래 ‘고래사냥’ 이 흘러나오면서 관객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박수를 치며 장단을 맞추기 시작했다.
지난 16일(토) 강남구민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제4회 원코러스 정기공연은 관중과 연주자가 하나 되어 성화(聖化)·법화(法化)·낙화(樂化)의 행복한 노래를 나누는 자리였다.
원코러스 합창단은 원하옵니다·동방에 새 불토를 비롯한 성가, 대중가요인 무인도·아름다운 강산·고래사냥과 목련꽃 피면 등의 가곡을 레파토리로 하여 공연을 풍성하게 만들었고 찬조출연한 조민규 테너와 더 클래시안 피아노트리오의 클래식 공연은 이날 행사를 더욱 품격 있게 만들었다.
지인의 소개로 공연을 관람했다는 김선례 씨는 “종교가 카톨릭이라서 처음에는 거부감이 들었다. 하지만 막상 와보니 노래도 좋고 가족적이라서 잘 왔다는 생각이 든다.”며 “프로처럼 세련되지는 않지만 노력하는 모습이 보이고 과정이 보여서 더 좋았다.” 고 참석소감을 말했다.
정의설 단원은 “같이 화음을 맞추면서 노래를 하다 보니 화합이 되고 신심·공심이 더 생겨나고 감동도 커진다.”면서도 “단원들의 나이가 있다 보니 젊은 사람의 목소리가 보충되었으면 한다.” 며 젊은 단원들의 부족을 아쉬워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황도국 서울교구장·이선종 은덕문화원장·박청수 청수나눔실천회 이사장 등 많은 내빈과 강남교당 교도들과 지인들이 참석하여 자리를 빛내주었다. 특히 행사장 복도에는 교도들이 재능을 기부하여 만든 조각보·목걸이·퀼트작품·프리저브드 플라워·서예작품·다과·그림 등이 판매되었는데 수익금은 자곡동에 건립 예정인 ‘천불도량’ 교당에 희사될 예정이다.
이정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