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늦어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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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늦어 죄송합니다."
  • 한울안
  • 승인 2015.09.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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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강제노동 희생자 '70년만의 장례식'

일제강점기 강제로 일본 홋카이도(北海道)로 끌려가 가혹한 노동에 시달리다 숨진 조선인 115명이 광복 70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와 늦은 장례식을 치렀다.



한국과 일본의 시민단체로 구성된‘강제노동희생자 추모·유골 귀환 추진위원회’(이하 귀환추진위)는 19일(토) 오후 7시 서울광장에서 시민등 1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훗카이도 강제노동자 유골 115위(位)를 모시고 장례식을 엄수했다. 지난 11일 홋카이도를 떠난 115위는 도쿄(東京)∼교토(京都)∼오사카(大阪)∼히로시마(廣島) 등 이들이 강제노동 현장으로 끌려갔던 만리(약 4천㎞) 길을 되돌아 전날 부산에 도착해 70년 만에 고국 땅을 밟았다.



이들은 일제 강점기 홋카이도 최북단 사루후츠(猿拂)촌 아사지노(淺茅野) 일본군 비행장 건설이나 북부 산간지방인 호로카나이쵸(幌加內町) 슈마리나이(朱鞠內) 우류(雨龍)댐 건설 현장 등에 끌려갔다가 희생됐다.



한일 양국의 민간 전문가와 종교인, 학생들은 1997년부터 18년간 훗카이도 각지에서 이들을 수습해 이달 귀환추진위를 통해 115위의 고국송환을 성사시켰다. 이날‘백지 만장’과 위패를 앞세운 115위는 유골함에 담겨 20대 청년 후손들의 손에 들려 장례식장으로 운구됐다.



장례식장에 참석한 시민들은 115위가 행사장중앙으로 들어서자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엄숙한 자세로 이들을 맞았다. 축문은 한국 측 대표 단체인 (사)평화디딤돌 정병호 대표(한양대 교수)가 올렸다.



“2015년 9월 19일(토) 서울광장에서 일본열도에서 희생된 영령들께 고합니다. 죽어서도 존중받지 못했던 영령들의 아픔을 마음에 새기며 70년 만에 장례식을 거행하고자 합니다. 일본 탓만 하고 정부만 바라보면서 우리가 할 수 있던 일을 여태까지 못한 저희를 용서해 주십시오.”


이어 유족 대표의 분향과 원불교(김기홍,이명아 교무 의식주관)·개신교·불교·천도교·천주교·민족종교 등 6개 종단과 115위의 귀환을 도운 교토(京都) 니시혼간지(西本願寺) 일본 스님들이 이들의 넋을 위로하는 추도식을 올렸다.


추진위 일본 측 대표 단체인 동아시아시민네트워크의 도노히라 요시히코(殿平善彦) 대표는“115위를 한국인들 품에 무사히 닿게 할 수 있어 지금 엄숙한 마음과 함께 조금이나마 안도의 마음이 생긴다”며“고향땅으로 돌아오기까지 너무 긴 시간을 기다리게 해 희생자와 유족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은 다음날인 20일 아침 서울을 떠나 경기도 파주 서울시립묘지에 안장, 70년 만에 고국에서 영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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