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산 고문국 원정사 영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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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산 고문국 원정사 영전에
  • 한울안신문
  • 승인 2022.01.11 11:43
  • 호수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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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산 고문국 원정사(96·普山 高文局 圓正師·원남교당)
보산 고문국 원정사(96·普山 高文局 圓正師·원남교당)

보산 원정사님, 지난 9월 죽산 미국종법사 추대식에 다녀와 전화로 인사드리며 ‘코로나가 안정되고, 따듯한 봄날이 오면 원불교 미국자치교헌 자료집을 완성해서 인사드리겠노라’고 말씀드렸는데, 이제 뵐 수 없게 되었으니 죄송스러움과 안타까움을 금할 길 없습니다.

전산종법사께서는 ‘허전한 마음 그지없다’라고 하셨고, (나상호) 교정원장님은 ‘기둥이 무너진 것 같다’라고 하셨습니다. 해외 교무들은 어버이처럼 보살펴 주셨고 큰 버팀목이 되어 주셨는데 ‘큰 별이 사라진 것 같다’라고 애통함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미주선학대학원대학교 개교 및 봉불식을 하던 해에 저도 필라델피아교당 교무로 부임해 보산 원정사님과 인연을 맺었습니다. 당시 70대였던 보산 원정사님은 멋지게 빛나셨고, 세월이 지나 90대에 이르러서도 멋지고 빛나는 스승이셨습니다.

미주선대 총장 재직 시 법적으로 지원받게 되어있는 총장 관사 경비를 선학대 기숙사 대중들의 식비로 내어주셨지요. 그뿐 아니라 선대 기숙사에서 방 하나 받아서 사시며 사용하지 않는 전깃불은 일일이 끄고 다니며 몸소 근검절약을 실천하는 한편 정재를 모아 국가·교단·해외 교당에 힘을 보태 주셨습니다.

미주선대 총장직을 맡아 학교를 설립할 시 적지 않은 대중의 반대와 냉담 속에서도 대중을 감화시켜 삼성홀·원남홀 학교와 기숙사 건물을 하나하나 마련해 주셨지요. 그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한국에서 후원음악회를 어렵게 주선하시고 멋지게 해내시어 미주선대의 초석을 다져주셨습니다. 그러면서도 오히려 당신이 받은 대산종사님의 경륜에 감사하다며 스승님들의 국제화에 대한 웅대한 기상과 포부에 합력하게 된 것을 보람으로 여기셨습니다.

3년 전, 원불교 미국자치교헌 초안을 들고 뵈러 가니, ‘잘 하실 것입니다’라고 격려하시며 92세의 노구에도 익산 중앙총부까지 달려오시어 미국자치교헌 공청회에서 기조강연을 해주셨습니다. 그 자리에서 보산 원정사님은 미국총부 설립과 미국종법사 임명에 담긴 스승님의 세계교화 경륜을 전해 주셨습니다.

보산 고문국 원정사님!

소태산 대종사께서 정신개벽의 큰 이상과 제생의세의 서원으로 이 세상에 출현하여 새 회상의 토대를 만드시니, 원정사께서도 숙세의 인연으로 이 회상에 오시어 정신·육신·물질로 교단 사업에 정성을 다하셨습니다. 특히 세계 곳곳에서 천여래 만보살이 배출할 수 있도록 미주선대와 미국총부의 토대를 만들어 주시었으니 그 크신 그 공덕은 이 회상의 도운을 따라 더욱 크게 드러날 것입니다.

저희들은 원정사께서 끼쳐주신 은혜에 감사하고 그 크신 공덕을 계승 발전시켜 가기로 다짐하며 보산 원정사님의 육신을 왕궁 영모묘원 법훈묘역으로 모시고자 합니다. 그동안 보은의 도리를 다하지 못한 저희들의 불민함을 용서하시고 가정·교당·교단에 대한 모든 염려 놓으시고 귀의 청정일념 하시어 생멸 거래가 없고 망상 번뇌가 끊어진 본래 참 주인을 찾으시옵소서.

그리하여 미래 세상에 다시 오실 때에는 서원 성불제중 하시어 파란고해의 일체생령을 광대무량한 낙원으로 인도하는 정신개벽의 불보살, 일원대도 대법륜을 굴리는 성자로 다시 오시기를 간절히 축원 하옵나니, 보산 고문국 원정사 존영이시여! 하감하시옵소서!

- 전무출신 대표 사영인 국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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