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일기] 나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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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일기] 나의 하루
  • 이동욱(사드배치반대김천시민대책위 공동위원장)
  • 승인 2022.08.27 0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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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밭 평화일기 16

“띠리띠리띠리” 요란한 핸드폰 알람이 울린다. 새벽 4시 40분이다. ‘영차 이제 일어나야지. 얼른 씻고 소성리로 출발하자’며 이내 일어나 세수를 한다. 그리고 옷을 챙겨 입고 현관문을 나선다. 밖은 아직 어둠이 채 가시지 않았다. 차에 시동을 걸고 잠시 기다리자 구자숙 선생님께서 오신다. “어서 오세요. 오늘도 힘차게 가 봅시다” 차 안에서 현 시국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들을 하며 소성리 마을 회관 앞에 도착했다.

어느덧 시간은 5시 50분. 아침 평화행동을 시작할 시간이다. “모두 나갑시다” 강현욱 교무님의 말씀에 모두가 소성리 마을 회관 옆 차도에 나와 의자에 앉았다. “우선 몸풀기부터 시작하겠습니다” 강 교무님의 시범으로 모두 몸풀기에 참석하고 이내 민중의례로 나아간다.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 다음은 구호 “소성리에 필요 없다. 불법사드 철거하라!”, “소성리에 필요 없다. 주한미군 철수하라!”, “사드 뽑고, 평화 심자”

다음은 원불교 종교의식이다. 마음을 가다듬는 입정, 한 줄 평화기도문, 영주 3편, 소성리의 평화를 기원하는 기원문, 마음속으로 각자의 평화를 기도하는 시간, 영주 3편, 법문 낭독 순으로 진행했다. 종교의식이 진행되는 동안 경찰이 폴리스 라인을 친다. 종교의식을 하는 중에도 경찰의 경고방송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을 위반하고 있고, 일반교통방해죄에 해당하니 모두 마을 회관 안으로 들어가라’고….

종교의식 후 발언 기회가 주어졌다. 김천에서 처음으로 촛불집회를 한 상황과 집회에 참여하며 한 일들 또 지금까지 사드 반대운동을 왜 했는지를 간단하게 말하고, 비록 서툴고 느리고 게으르지만 끝까지 오랫동안 평화운동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개신교 기도회 순서이다. 백창욱 목사님이 성서 본문을 낭독하고, 기도와 강론을 이어갔다.

이때부터 경찰의 해산작전이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아침 평화행동에 참석한 우리를 경찰이 앉은 채로 들어내기 시작하는 것이다. 결국에는 소성리 어머니들까지 모두 들려 나오고 경찰이 차도를 확보한 후 대기하고 있던 몇몇 차량을 기지로 들여보낸다.

폴리스 라인 밖에서는 피켓팅과 구호가 계속된다. “우리가 평화다!”, “사드 가고 평화 오라!”, “평화집회 보장하라!”, “협력업체 돌아가라!”

7시 10분경. 마무리 집회로 들어간다. 사회는 평통사 김찬수 대표다. 오늘 아침 평화행동에 함께한 분들을 소개하고 인사말도 듣고 소감도 들어 본다.

이렇게 또 소성리의 하루가 지나갔다. 이런 아침 평화행동과 경찰 작전이 일주일에 세 번. 벌써 163회째이다. 평화행동에서 원불교야말로 평화의 종교다. 우리는 끝까지 함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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