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태산 대종사님이 걸으신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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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태산 대종사님이 걸으신 길
  • 진호정 예비교무(영산선학대학교)
  • 승인 2022.09.28 19:35
  • 호수 127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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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적지순례 감상문 2

은덕문화원에서 옛것과 새것의 조화가 담긴 한옥과 장독대를 마주했다. 한옥이 좋다지만 불편한 점을 보완하여 살아갈 만큼 한옥에 애정을 가진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렇게 하려면 현 상태를 잘 알아야 하는데, 실태를 조사하여 옛것이 가진 아름다움을 최대한 살리는 것은 새집을 짓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일이다. 전통 그리고 한옥에 대한 애정과 관심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존재만으로도 우리에게 감동과 희망을 준다고 생각한다. 또한, 겉만 전통의 모습을 하고 있고, 속은 현대식 구조의 가옥이 좋다고 생각했던 때를 되돌아보면, 스스로가 가지고 있던 기준이 얼마나 편협했는지 알 수 있었다. 스스로 반조하면 말은 겉으로 번지르르하게 꾸며놓고, 속은 전혀 다른 모습을 하는 경우가 많다. 교법을 통해 기질 변화를 완전히 한다는 것은 과거의 나를 없애고 이상적인 모습이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도 나는 종종 어떤 모습을 인정하지 못하고 생판 다른 남이 되기를 바랄 때가 있다. 실제로 그렇게 된다면 행복할까? 지금의 나 또한 과거의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이루어졌는데, 그를 알지 못하고 높은 이상만을 바라본다면 결국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버리는 것과 다름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당장 사소한 부분에서라도 온전한 상태에서 시작하지 않는다면 그 끝은 결국 상극의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온전하지 못하다는 것은 곧 결핍의 상태이기에 순간순간 마음공부가 중요한 것 같다.

원문화해설단 교도님들 덕분에 서울성적지를 순례한 것은 소중한 경험이었다. 이번 순례를 통해 소태산 대종사께서 서울에서 미래를 전망하시고, 교단의 발전을 이끈 여성 선진을 만나셨다는 이야기는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또 순례 가운데 김구 선생이 대산종사께서 상주하시던 곳에서 종종 쉬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바른 뜻을 가진 사람이 쉬어갈 수 있는 곳이었다 하니, 우리가 목표해야 할 바람직한 도량의 모습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누구나 쉬어갈 수 있는 곳, 힘을 얻어갈 수 있는 곳, 결국은 찾게 되는 곳에 실력을 갖춘 교화자가 있다면 고해중생을 낙원으로 인도하리라는 확신을 얻었다.

순례 마지막 날, 지도 교무님이 “내가 아니라 소태산 대종사님이라고 생각하고 걷자”란 말씀이 참 좋았다. 대종사님이라면 어떤 마음으로 걸으셨을까? 아마도 무위자연의 본래 면목 자리에서 그저 ‘할 뿐, 볼 뿐, 맡을 뿐’으로 걸으셨을 것이다. ‘완전히 믿어서 완전히 비우면 완전히 채워진다’는 것이 아직 어린 나에게는 막연하지만, 결국 교법, 대종사님, 스승님 그리고 선진님, 도반님들 따라 계속 공부하다 보면 그분들과 한길을 걷지 않을까 싶다.

9월 3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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